젊음의 순수성과 즉흥성으로 풀어낸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을 입은 남성은 상상력과 즐거움에 들떴던 10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는 복식의 역사를 알지 못하지만 여러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데 두려움이 없던 어린 시절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조나단 앤더슨의 이러한 소년적 태도는 옷과 스타일의 의미를 해독하고, 패션이란 유연하고 열린 작업임을 직시하게 합니다.

이번 컬렉션은 앵발리드 군사 박물관에서 진행되었지만, 독일 베를린의 국립 회화관 ‘게멀데갈레리(Gemäldegalerie)’의 산뜻한 인테리어에서 영감받아 꾸몄습니다. 18세기 일상의 미학을 포착한 화가 장 시메옹 샤르댕(Jean Siméon Chardin)의 겸손하면서도 강렬한 두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그는 화려함과 과잉이 주류였던 시대에 진정성과 공감을 택한 작가죠. 옷이라는 본질, 진정성을 따라가겠다는 의도였을까요. 작품 사이로 우아한 소년들이 걸어 나왔습니다. 셔츠 없이 리본이 달린 칼라, 터틀넥 위에 겹쳐 입은 조끼, 무심히 걷어 올린 바지 밑단 사이로 드러나는 양말, 전통적인 신사복 스타일에 과감히 더한 형광색 슈즈 등은 절제된 동시에 대담하며 매우 디올다웠습니다.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보이는 모든 디테일에 디올을 품고 있었죠.
이러한 연출은 본질적인 미학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 장소가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 바라보려는 조나단의 시각을 드러냅니다. 역사는 단순히 묵상하며 바라보는 대상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숨이 차고 눈에는 경이로움을 담는 일이며, 가끔은 직접 뛰어들고 가로지르며 숨 가쁘게 탐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쇼 중간에 흐른 뉴욕과 로리나의 ‘Hi’ 가사처럼요. “Messy boy with a pretty dress(지저분한 소년이 예쁜 드레스를 입었다).”

이탈리아 <보그>는 그의 컬렉션을 극찬하며, 이 노래는 옷차림의 예술에 대한 기쁜 찬가였다고 평했습니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샅샅이 뒤지는 고고학자처럼 모든 사람을 변화시킨다고요. 프록이나 조끼 같은 전통적인 포멀 웨어의 요소들은 현대적인 소재와 비율로 해체되고 재구성되며, 그 자체로 과거와 현재의 충돌이자 융합이 된다는 것이 그들의 분석입니다. 실제로 트위드 원단, 레지멘탈 타이(Regimental Tie) 같은 고전적 상징이 과거의 위계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게 변모하며 위트 혹은 우아함의 표현으로 사용되었죠.
또 장미는 귀중한 디테일로 수놓였으며, 로코코풍 디테일이 돋보이는 디오레트(Diorette) 참은 18세기에 대한 크리스찬 디올의 열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그가 숨기지 않았던 영국 문화에 대한 사랑과도 맞닿아 있으며, 이번 컬렉션에서 현대적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이었지만, 과거에 대한 존중도 결코 빼놓지 않았습니다. 디올의 상징인 바 재킷에서 영감받은 남성용 재킷과 1948년의 ‘델프트 드레스’를 연상시키는 반바지를 매치해 조나단 앤더슨의 의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여기에 기술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슈즈와 메종의 시그니처 백들이 힘을 더합니다. 다시 말해 조나단이 잃고 싶지 않아 하는 옷의 본질, 자신의 소년 시절과 무슈 디올을 향한 존경, 우리가, 그리고 자신이 나아갈 방향이 룩에 담겨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궁극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스타일’ 그 자체인 이유입니다. 그는 스타일을 유행이 아닌 삶의 태도, 급작스럽지만 근본적인 선택, 그리고 진지한 놀이로서의 가장(假裝, 얼굴이나 몸차림 따위를 알아보지 못하게 바꾸어 꾸밈)으로 정의합니다.
스타일이란 결국 자신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거죠. 요즘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추구미(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와 일정 부분 연결됩니다. 조나단은 수차례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었으며, 실루엣을 통해 이런 변화를 실현해온 인물입니다. 청바지, 플랫 스니커즈, 버뮤다 팬츠는 망토와 조끼, 고전적인 셔츠와 만나 시대 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조화를 창조했습니다.

이번 디올 2026 봄/여름 맨즈 컬렉션의 주인공은 결국, 젊음의 순수성과 즉흥성입니다. 또 상상력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재창조하려는 시도이며,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로 내디딘 한 걸음입니다. 무엇보다 공감이 곧 진정한 우아함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왜냐하면, 디올 옴므가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듯, 스타일은 ‘살아 숨 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 시적인 서사의 주인공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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