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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직장 동료와 같은 옷을 입게 되는 과학적 이유!

2025.07.18

당신이 직장 동료와 같은 옷을 입게 되는 과학적 이유!

오랫동안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이 반복적으로 내놨던 주장이 드디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바로 동료들끼리는 종종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게 된다는 것이죠. 배우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Valeria Bruni Tedeschi)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덕분이었습니다. 테데스키가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 배우인 발레리아 골리노(Valeria Golino)와 파리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었죠. 편집부 에디터들에게 중요했던 건, 두 사람이 비슷한 느낌의 프린트 티셔츠와 플레어 진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단순한 옷차림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내세운 주장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었습니다. 테데스키의 사진이 이를 입증하고 있었으니까요.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와 발레리아 골리노. Instagram @valeriabrunitedeschi_official

우리가 주장한 건, 아침에 무의식적으로 그날 입을 옷을 선택하는 행동 뒤에는 단순한 우연 이상의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에디터들 사이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죠. “세상에, 우리 같은 옷 입고 출근했어!” 종종 사무실에서 누군가 이렇게 외치곤 했거든요. 비슷하게 차려입었지만 스타일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비슷한 폰트의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 로맨틱한 레이스 블라우스와 데님의 매치, 드레스 셔츠, 흰색 상의와 긴 검은색 스커트의 매치, 그리고 레오파드 패턴의 셋업까지요. 우연히 청바지에 흰 티를 입은 유사성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이죠.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로라 토르토라(Laura Tortora)와 셀레네 올리바(Selene Oliva).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아이린 콜트리나리(Irene Coltrinari), 프란체스카 파카니(Francesca Faccani), 조지아 페롤디(Giorgia Feroldi).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프란체스카 라가치(Francesca Ragazzi), 앨리스 아비아다티(Alice Abbiadati).

생각해보면, 이런 현상은 가족 간에도, 또 학교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좀 더 어렸을 땐 엄마나 아빠를 따라 입으려 했고, 사춘기 무렵에는 학교 친구와 같은 옷을 입고 싶어 했죠. 반 친구가 가진 것과 비슷한 모양이나 색상의 아이템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랐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요?

우리는 보다 정확하게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2명의 심리학자에게 의견을 구했습니다. 두 전문가 모두 타인과 비슷해지고 싶은 욕구는 집단에 받아들여지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았죠. 이는 소속감과 관련된 적응의 일환이며, 스타일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옷이 몸만 가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옷이 나만의 개성을 부여하고, 나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 짓는다고 믿죠. 하지만 사실 옷은 우리 마음도 함께 감싸고 있어요.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관찰하며, 내가 갖고 싶은 태도 혹은 이미 가지고 있지만 어떤 이유로 표현하지 않기로 한 성향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되죠.” 임상심리학 교수이자 심리 치료사인 마리아 말루첼리(Maria Malucelli) 박사의 말입니다.

“이는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모방이기도 해요. 그러다 나이가 들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와 가까운 사람의 스타일을 따라 하게 되죠. 그 사람이 내 기준에서 ‘멋지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우리의 마음은 옷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변화해나가요. 처음에는 누군가를 따라 하지만 결국 내 스타일대로 바꿔가며 나만의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거죠.”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프란체스코 바발로(Francesco Vavallo), 소피아 비가노(Sofia Viganò).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로라 토르토라(Laura Tortora), 셀레네 올리바(Selene Oliva), 마르타 올드리니(Marta Oldrini).

임상심리학자이자 성 심리 치료사인 멜라니 피콜라(Melanie Ficola)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는 주변과 비슷해 보이고 싶어 하는 욕구를 느끼게 돼요. 같은 필통, 같은 머리핀처럼 친구와 똑같은 물건이나 옷을 갖고 싶어 하죠. 이런 심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돼요. 특히 직장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동료의 스타일을 따라 하게 되는 경향이 있죠.”

피콜라 박사는 보다 심도 깊게 이 부분을 짚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간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신과 다른 무언가를 위협으로 느껴요.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찾고 그들과 동화되려 하죠. 문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동료들과 같은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잖아요. 업무 외 시간에도 함께 어울릴 때가 많고요. 같은 가게에서 쇼핑을 하고, 같은 가게에서 식사를 하고, 같은 행사에 참석하면서 말이죠. 그 모든 환경 속에서 외모와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거예요.”

결국 두 전문가 모두 우리가 동료를 사랑하고 그들의 스타일을 존중하기 때문에 점차 닮아간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집단에서 결속력을 다져가고 있는 셈이죠. 이는 업무 생산성에도 도움이 될 테고요. 아침에 출근한 동료와 비슷한 옷을 입고 있다면, 이는 우연이 아니라 과학적인 행동입니다.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발렌티나 아바테(Valentina Abate)와 토마소 브루노(Tommaso Bruno).
이탈리아 '보그' 에디터들. 왼쪽부터 발렌티나 누치(Valentina Nuzzi), 앨리스 아비아다티.

일반 직장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속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08년 개봉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찾아볼 수 있겠네요. 극 중 설정이긴 하지만, 사만다 존스(킴 캐트럴)와 마일리 사이러스가 똑같은 루이 비통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에 등장한 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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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아닌 실제 배우들의 삶에서도 같은 옷을 입는 일이 꽤 자주 일어납니다.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은 베라 왕을, 핑크와 샤키라는 발망을, 오브리 플라자와 엘리자베스 올슨은 마크 제이콥스를, 두아 리파와 메건 더 스탤리언은 베르사체를 같은 날 선택했거든요. 물론 이건 단지 몇 가지 대표적인 예일 뿐이죠. 이 모든 사례가 말해주는 건 하나입니다. 같은 옷을 입었다고 민망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오히려 그건 서로에 대한 강한 존중과 애정의 표시에 가깝습니다. 진정으로 멋진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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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Abbiadati
사진
Vogue Italia, Getty Images
출처
www.vog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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