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그리고 제니처럼!

“like JENNIE, JENNIE, JENNIE.” 제니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노래의 후렴구가 되었죠.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블랙핑크가 되기 위해 10대 시절을 쏟아부었고, 마침내 코첼라 무대에 서서 제니를 마음껏 외쳤습니다. 모두가 자기 자신이 되어 이름을 부르며 나아가라고요. 그 옛날 가브리엘이 그랬던 것처럼요.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의 유산을 품고, 100여 년 동안 여성의 삶 속에서 시대와 호흡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샤넬에 필요한 뮤즈는 단순히 ‘예쁜’ 스타가 아닙니다. 변화와 도전을 즐기면서도 자기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해야 하죠. 제니는 그 어려운 역할을 기꺼이 즐기는 사람이고요.
제니는 어린 시절부터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했습니다. “엄마, 나 오늘은 치마 입을래!” 옷을 고르는 순간만큼은 주관이 뚜렷했고, 그 곁에는 늘 엄마가 있었죠.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이들은 역시 가족이죠. 특히 시작부터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어준 엄마의 영향이 제일 컸어요.” 스스로 증언했듯 블루 크롭트 니트는 ‘엄마가 물려준 샤넬’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엄마와 같이 떠난 파리 여행에서는 같은 카디건을 번갈아 입는 모습이 포착되었죠. 제니에게 샤넬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 쌓은 언어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니의 감각과 의욕에 환경까지 뒷받침이 된 거죠.

그렇기에 제니의 편안한 모습에는 샤넬이 스며 있습니다. 2017년 공식 앰배서더가 되기 한참 전부터요. “쿨한 아웃핏에는 귀여움을 섞어야 한다”는 패션 철학은 포실한 귀마개, 캡, 컬러풀한 샤넬 백에서 잘 드러납니다. 사랑스러운 제니, 시크한 제니, 장난스러운 제니. 어느 모습이든 다 제니이고, 정해진 답은 없다는 듯 여러 스타일링을 보여주죠. 이런 시도는 샤넬이 오래 지켜온 가치와 닿아 있습니다. 자유롭게 좇고 원하는 대로 나아가는 것!

제니는 샤넬을 언젠가 갖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아니라 지금 당장 입고 싶은 옷으로 만들었습니다. 샤넬이 격식을 갖춰야 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어쩌다 꺼내 입는 옷이 아니라 데일리 룩이 될 수 있다고, 이렇게 입어도 전혀 상관없다고요. 바로 따라 입고 싶을 만큼 현실적인 데님 룩도 눈에 띄었죠. “패션을 사랑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것도 좋아하지만, 언제나 편안함이 가장 중요해요. 데님은 쿨하고 캐주얼하면서도 멋져서 데일리 룩에 빠뜨리지 않는 아이템이에요.”
제니는 아주 큰 샤넬 로고를 ‘슈퍼스타’답게 내보이지만, 로고가 드러나지 않아도 샤넬임을 짐작하게 만듭니다. 리본, 진주, 체인, 트위드, 까멜리아 같은 하우스를 상징하는 요소를 자유자재로 섞되 진부하지 않게 비틀죠. 2022-23 도쿄 레플리카 컬렉션에 참석한 룩을 보세요. 진주로 짠 두건, 까멜리아 목걸이, 까멜리아 장갑으로 룩을 채웠습니다. 뒷모습에선 리본이 보였고, 손끝엔 코코 크러쉬 링을 더했고요. 샤넬의 비주얼 코드로 빼곡했죠. 로고를 내세우지 않고도 인간 샤넬이라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했습니다.

샤넬 쇼에 참석할 때도 한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되, 모두 ‘제니’이고 모두 ‘샤넬’입니다. 2019 봄/여름 컬렉션에서 포멀한 트위드 투피스를 입었다면, 2020 봄/여름 쇼에서는 데님에 리본 톱, 컬러 재킷을 매치했습니다. 2023 봄/여름 쇼에선 프린트 드레스에 네일을 더했고, 2025 봄/여름엔 금발과 팬츠리스 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죠.

제니는 그날의 검색어나 대화 주제를 ‘샤넬’로 바꿔놓는 힘이 있습니다. 2023년 멧 갈라에 데뷔하며 그랬듯이요. 제니는 칼 라거펠트가 직접 선정한 마지막 앰배서더였고, 그해 멧 갈라는 칼을 추모하는 자리였습니다. 제니는 1990-1991 가을/겨울 빈티지 샤넬을 입고 나왔죠. 칼이 샤넬을 이끌던 시대를 존중하는 동시에, 지금의 ‘샤넬 걸’ 감각을 불어넣은 해석이었습니다.
올해 멧 갈라에서 제니는 또다시 샤넬 1920~1930년대 런웨이에서 영감을 받은 룩으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여성용 팬츠를 대중화하는 데 이바지한 샤넬의 철학을 2025년의 제니라는 이름으로 되살렸죠. 제니는 또 한 번 샤넬을 검색어 1위로 올려놓았고, 그 경제적 파급력은 250억원에 달했습니다.

우리가 제니와 샤넬을 자주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샤넬에 대해 표현할 수 있는 거리가 많아졌습니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데일리로, 로고는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그리고 샤넬 역사까지 말할 수 있게 되었죠. 제니가 자신의 안목을 아낌없이 공유한 덕분입니다. 이제는 샤넬이 제니를 이야기합니다. 2025-26 프리 컬렉션의 뮤즈는 ‘제니’, 그리고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이거든요. 여성성과 남성성, 클래식한 파리지앵과 제니의 자유로움이 절묘하게 섞인 룩에서 짜릿함까지 느껴졌죠. 제니는 지난 8월호 <보그> 인터뷰에서 프리 컬렉션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제가 수년간 보여준 개인적인 패션 스타일도 동시에 녹아 있어요. 컬렉션을 보며 ‘이거 예전에 내가 입었던 옷이랑 비슷하다!’고 느꼈죠. 샤넬이 정말 제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제니는 이제 다시 한번 도약해 자신이 가야 할 목적지 앞에 섰습니다. “모든 여성이 자신의 꿈을 좇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영감을 받았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외치게 될 그 이름, 제니처럼, 샤넬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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