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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즈데이’, 제나 오르테가가 바라본 서울

2025.08.19

‘웬즈데이’, 제나 오르테가가 바라본 서울

조금 기묘하고, 낯설고, 까칠하지만, 결국 빠져버렸다! 웬즈데이 그 자체, 차세대 호러 퀸, 고담 글램 룩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제나 오르테가가 난생처음 방문한 서울에서 자신을 둘러싼 열광적인 호응과 환대를 차분히 흡수했다.

제나 오르테가는 넷플릭스와 함께 ‘웬즈데이’ 프로모션 용도로 촬영한 다양한 컷 중에서 ‘보그’에 싣고 싶은 착장과 무드의 컷을 직접 골라 보내왔다. 지난 7월 진행한 그와의 줌 인터뷰에서도 시작부터 우린 패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도전을 사랑하는 오르테가가 최근 꽂힌 스타일은 과거 화보 촬영을 위해 시도했다가 꾸준히 유지 중인 블리치드 아이브로우다.

제나 오르테가(Jenna Ortega)를 처음 마주한 것은 7월이었다. 미국 시간으로는 아침 7시, 한국 시간으로는 밤 11시에 진행한 줌 인터뷰에서였다. 알록달록한 책이 자유분방하게 꽂혀 있는 서가를 뒤로한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오르테가의 블리치드 아이브로우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갔다. “눈썹을 탈색했군요, 멋있어요”라는 내 말에 그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지금 촬영 중인 작품의 감독님께서 금발을 비롯해 시각적으로 색다른 스타일링을 원하셨거든요. 화보 촬영차 잠깐 탈색한 눈썹을 계속 유지해달라고 하셨죠. 그래서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눈썹을 탈색하고 있는데 저도 마음에 들어요. 가끔 일 때문에 원래 색으로 돌아갈 때면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심심해 보여서요.”

이 전도유망한 스물둘의 배우와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르테가 역시 익숙해 보였다.) 양 갈래로 땋은 머리,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에 새까만 눈썹과 눈동자. 거기에 매치한 각 잡힌 블랙 드레스까지, 따분한 표정으로 “내 동생은 나만 괴롭힐 수 있어”라는 명대사를 시전하며 ‘웬즈데이’라는 도발적인 캐릭터를 세상에 알린 순간, 문화계는 물론 패션계에서도 새로운 아이콘의 등장을 직감한 것이 벌써 3년 전 일이다. 기괴하고 음울한 비주얼과 음악으로 Z세대의 광적인 추종을 받은 빌리 아일리시 이후 오랜만에 모두가 오르테가의 디스토피아적 아름다움에 매료됐고, 그는 <웬즈데이> 안팎에서 아이코닉한 고스 룩을 착용하며 패션 피플의 눈을 즐겁게 했다.

녹은 왁스가 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듯한 아쉬 스튜디오의 드레스를 입고 낮게 묶은 땋은 머리로 웬즈데이의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을 오마주한 제나 오르테가.

<웬즈데이> 시즌 2가 공개되기 전, SNS에는 새 시리즈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추측하는 기사보다 오르테가가 시리즈 홍보 투어에서 보여주는 고담 글램 스타일에 대한 단신이 훨씬 빠르고 크게 회자됐다. 녹은 왁스가 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듯한 아쉬 스튜디오의 드레스, 크리스챤 디올의 뉴 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윌리 차바리아의 남성복, 지방시의 불릿 브라, 완벽한 고담 글램 룩을 보여준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코르셋 드레스···(“웬즈데이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링을 하면서도 약간 변주하고, 블랙 컬러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흥미롭게 봐주는 것 같아요. 제나와 제가 패션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된 거죠.” 2016년부터 오르테가의 스타일링을 전담한 엔리케 멜렌데즈(Enrique Melendez)가 어느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하지만 과거 오르테가는 쇼핑을 즐기지 않고,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좋다고 여러 번 밝혔기에 지금 이 순간, 그가 어떤 마음으로 패션계를 누비고 있는지 직접 듣고 싶었다. “음··· 아주 낯설고 어색하지만 전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니까요. 패션계와 그 작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모든 공력과 솜씨, 작업자들의 뛰어난 능력과 재능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어요. 저는 어떤 형태의 예술이건 다 좋아해요. 글, 영화, 패션, 그림, 뭐든지 다요. 그래서 뭐가 됐든 늘 관심을 갖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는데 이제 불러주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니 더 왕성하게 활동하게 된 것뿐이에요. 전에는 제가 이렇게까지 조명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달라졌으니까요. 몹시 설레는 마음으로 뭐든 다 받아들이는 중이에요.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저만의 창의성을 잘 발휘한다면 그것이 또 새로운 무언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요.”

윌리 차바리아의 남성복으로 디올의 ‘뉴 룩’을 재해석한 오르테가.

2022년 공개된 <웬즈데이> 시즌 1, 이번 여름 파트 1과 파트 2로 나누어 공개되는 시즌 2의 간극은 생각보다 넓다. 하지만 우려한 것과 달리, 오르테가가 시즌 2 촬영장에 입성하자마자 곧바로 웬즈데이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의상과 분장의 힘 덕분이었다. “옷을 입고 화장을 하니 웬즈데이가 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어요. 캐릭터 디자인이 훌륭하게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그 인물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웬즈데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 바로 웬즈데이가 옷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식이었거든요. 그렇게 마음보다 몸이 먼저 몰입할 준비를 마칠 수 있었죠.”

2022년 공개된 ‘웬즈데이’ 시즌 1과 이번 여름 파트 1과 파트 2로 나누어 공개되는 시즌 2의 간극은 생각보다 꽤 넓다. 하지만 우려한 것과 달리, 오르테가가 시즌 2 촬영장에 입성하자마자 곧바로 웬즈데이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의상과 분장 덕분이었다. “옷을 입고 화장을 하니 웬즈데이가 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어요. 캐릭터 디자인이 훌륭하게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그 인물에 몰입하게 되죠.”

시즌 1과 시즌 2 사이 오르테가가 체감하는 명성도, 책임감도 완전히 달라졌지만 ‘웬즈데이 스타일’은 오르테가가 흔들림 없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시즌 1이 공개된 후 아주 오랫동안 관련 작업을 하지 않았고, 시즌 2 대본을 받기까지 그로부터 1년 정도가 더 지나면서 왠지 모를 불안과 부담감을 느꼈지만 다 기우였어요. 웬즈데이로 변신한 순간 모든 것이 처음 그대로 익숙했죠.”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대중의 더 커진 기대감에 부응해 시즌 2에서 웬즈데이의 패션은 더 다채로워졌다. 그러나 패션 이야기는 여기까지, 네모난 스크린 속 오르테가가 적당한 시점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번 시즌에 웬즈데이의 노출 장면이 좀 있어요. 사실 제 취향은 노출이 많지 않은 미니멀한 스타일에 가깝거든요. 웬즈데이의 스타일은 그 자체로 멋지지만, 제가 실제로 그런 옷을 입진 않을 것 같군요.”

오르테가의 외양과 말투, 연기력에서 타고난 스타성이 느껴지긴 해도 그는 2012년 <CSI>시리즈에서 총격 피해자 역할로 등장한 후 아역 배우 시절부터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온 생각보다 관록 있는 배우다. 과거 <보그> 인터뷰에 따르면 2004년 개봉한 <맨 온 파이어> 속 다코타 패닝의 성숙한 연기에 매료된 그는 어린 나이에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고, 간호사였던 어머니의 도움으로 왕복 6시간에 달하는 거리를 오가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이후 디즈니 채널 시트콤 <중간 딸은 힘들어>에서 주연을 맡으며 주목받았고, 영화 <세이빙 플로라>와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에 출연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다. <웬즈데이>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와 MTV 영화 & TV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그녀에게 <웬즈데이> 시즌 2에서는 프로듀서 역할이 주어진 것 역시 오르테가의 명성에 기댄 제작진의 허무맹랑한 모험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금빛 눈썹의 오르테가가 입을 열었다. “시즌 1을 촬영할 때부터 캐릭터 설정이나 대사에 관해 제작진과 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작업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역할이 주어졌어요. 타이틀만 생겼을 뿐이죠. 하지만 캐스팅, 촬영장 안전 수칙을 세우는 일, 가장 효과적인 촬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과 기술적인 측면에 좀 더 관여했어요. 배우 일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으로서 카메라 앞에서뿐 아니라 뒤에서도 제작 과정의 이면을 직접 보고, 일이 잘 돌아가도록 일조했다는 게 정말 뜻깊게 느껴졌죠.” 대화가 진행될수록 자신에게 부여된 새로운 역할 앞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고 자신 있게 목소리를 내는 오르테가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 오르테가의 자기 확신이 한때 기성 제작진의 반발을 샀지만, 직접 접한 그의 막힘없는 이야기에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느껴진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내한 일정 중 팀 버튼, 엠마 마이어스와 함께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진행된 화보 촬영에 임한 오르테가가 딜라라 핀디코글루의 코르셋 드레스를 입고 강렬하게 카메라를 응시했다.

<웬즈데이>의 총괄 프로듀서인 팀 버튼 감독은 오르테가의 비범함을 미리 알아보고 그의 세계를 무한히 확장하고 격려해준 든든한 스승이자 친구였다. 시즌 1에서 오르테가가 크램프스의 ‘Goo Goo Muck’을 배경으로 기상천외한 좀비 춤을 직접 고안해 선보일 기회를 마련해준 것처럼 말이다. 시즌 1 이후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작업까지 함께 한 둘은 프로듀서로 협력한 <웬즈데이> 시즌 2를 통해 더 긴밀한 사이가 되었다. 촬영장에서 팀 버튼과 나눈 대화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느냐는 나의 질문에 오르테가는 “대화 대부분이 매우 중요한 것이었고, 아주 생산적이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감독님은 제 의견을 자주 물어보세요. ‘이런 식으로 몇 번 찍어볼 텐데 한 번 연기해보고 느낌이 어떤지 봐’라고 하시면서요. 그 말을 들은 제가 다양한 연기와 농담을 시도했는데, 모니터 뒤에서 감독님의 웃음소리가 들리면 그게 먹혔다는 걸 알았죠. 저는 감독님이 어떤 식으로 느끼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이미 알고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그분도 저에 대해 잘 알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 모든 일이 수월하게 진행돼요. 정말 똑똑하고, 다정하고, 사려 깊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분과 그렇게 끈끈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을 매번 엄청난 영광이라고 느끼며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오르테가의 이야기가 거침없이 이어졌다.

오르테가는 충분히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웬즈데이>를 통해 전에 없던 명성을 얻었지만, 그는 “웬즈데이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귀감이 된다”고 고백하고, 최근 인터뷰에서도 “셀럽이란 건 진짜 우스운 거예요”라고 당차게 외쳤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형제자매 역시 오르테가의 성공에 완전히 무관심하다.) 지난 8월 6일, 새 시즌이 공개된 직후 마침 팀 버튼, ‘늑대 소녀’ 엠마 마이어스와 함께 내한 일정을 수행 중이던 오르테가는 파트 1이 한국 ‘톱 10’ 차트에서 1위를 하지 못한 것을 불필요하게 꼬집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쿨하고 겸손하게 반응했다. “작품을 경쟁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아요. 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쁠 뿐이에요. 저는 캘리포니아 출신이고, <웬즈데이>는 수많은 캘리포니아 사람이 만든 작품이죠. 그런 콘텐츠를 전 세계에서 봐준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그의 옆을 지키는 팀 버튼이 거들었다. “오랫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어온 사람으로서 이만큼의 성공을 무척 기쁘게 여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고, 저는 그것을 모두 존중하거든요.”

성과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충분히 다채롭다. <웬즈데이> 시즌 2는 이야기에 미스터리를 더하는 기이한 사건에 더해 알 수 없는 이유로 환영을 보는 능력을 상실한 웬즈데이의 외로운 분투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며 금세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뿐 아니다. 대배우 조안나 럼리가 웬즈데이의 할머니이자 모티시아(캐서린 제타 존스)의 어머니인 ‘헤스터 프럼프’로 열연하며 완성되는 3대에 걸친 역동적인 서사, 누나를 따라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입학한 퍽슬리(아이작 오도네즈)와 그가 아버지 고메즈 아담스(루이스 구스만)와 형성하는 유대 등 가족 간의 이야기도 더 풍부해졌다. 헤스터-모티시아-웬즈데이가 이루는 독특한 관계는 웬즈데이가 이번 시즌에서 가장 반가워한 지점이다. “여자가 아주 많은 대가족에서 자랐기 때문에 세 여자가 이루는 스토리라인에 공감하는 지점이 많았어요. 이번 시즌에서 그 관계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파트 2의 중심이 될 이니드(엠마 마이어스), ‘골 때리는’ 웬즈데이의 스토커로 시즌 2에 새롭게 합류한 아그네스 드밀(에비 템플턴) 등 주변 인물의 사연 역시 깊이 있게 다뤄지며 이야기는 전보다 탄탄한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스타일링과 음악, 다크한 위트 같은 시즌 1에서 전 세계가 사랑한 시리즈의 개성은 고스란히 지켜졌다. “대본에 쓰이지 않은 방식으로 퍽슬리를 움켜쥔 경우가 몇 번 있었어요. 밀어서 떨어뜨리거나, 뭐 그런 식으로 두어 번 암살 시도를 했죠. 실은 조금 더 했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해요. 퍽슬리와 많은 장면을 함께 찍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쇼가 계속된다면, 그리고 둘 다 운 좋게 계속 출연할 수 있다면, 퍽슬리를 암살하려는 시도를 좀 더 해보고 싶어요.” 제나 오르테가와 웬즈데이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오르테가가 무심하게 얘기했다.

시몬 로샤의 ‘Lady with a Bird’ 보디수트를 입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오르테가가 ‘코리안 하트’를 자기만의 방식대로 표현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서울에서 다시 만난 오르테가는 여전히 밝게 빛나는 눈썹을 유지하고 있었다. 세븐틴 멤버 조슈아가 MC로 나선 <보그> 영상 인터뷰에서 시몬 로샤의 ‘Lady with a Bird’ 보디수트에 메탈 프레임 안경을 쓰고 등장한 그에게서 한층 미래적인 개성이 느껴졌다. 의외의 순간에 의외의 이야기를 꺼내며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녀였지만(예를 들어 좀비에게 쫓기는 것과 유령에게 쫓기는 것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밸런스 게임에서 오르테가는 갑작스럽게 제동을 걸었다. “잠깐, 어떤 좀비를 말하는 건가요? 질주하는 애들인가요, 혹은 드라마 속에서처럼 주인공을 포획할 정도로 빠르지는 않은 애들인가요? 왜냐하면 <웬즈데이>에서 퍽슬리가 데리고 다니는 좀비 같은 경우는 제가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둔하거든요. 유령은 또 어떤 종류죠? 눈 깜짝할 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유령인가요?”) 웬즈데이의 ‘절친’이자 실제 동갑내기인 엠마 마이어스 곁에서는 천진난만한 20대로 보이기도 했다.

마이어스는 오르테가가 첫 한국 방문일 뿐 아니라 첫 아시아 방문인 이번 프레스 투어를 앞두고 남몰래 가장 크게 의지한 대상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 줌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방한을 앞두고 어떤 것들을 기대하는지 묻자 그는 남은 모든 시간을 마이어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할애했다. “엠마를 많이 믿고 있어요. 일뿐 아니라 사적으로도 우린 정말 좋은 사이로 지내고 있죠. 게다가 엠마는 저와 달리 한국 문화를 정말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저에겐 든든한 가이드가 있는 셈이에요. 서울에 대한 기대가 크고, 늘 한국에 가보고 싶었던 것은 엠마가 한국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가 다 좋은 것이었기 때문이고요. 서울에 있는 동안 엠마가 가볼 만한 곳이나 멋진 장소를 전부 알려줄 거예요. 제가 좀 헤매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죠.” 이른 시기에 명성을 얻은 슈퍼스타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추측과 섣부른 판단 속에서 옆에 있는 동료에게 진중한 관심을 쏟는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사인으로 느껴졌다.

두 번에 걸친 제나 오르테가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확실히 그를 더 좋아하게 됐다. 동시에 어떤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이 당돌하고 똑 부러지는 오르테가에 대한 기대와 확신도 한결 굳건해졌다. 물론 눈앞의 오르테가는 그 마음을 모른 채, 언제나 자신이 바라보는 것에 집중할 뿐이었지만. VK

    피처 에디터
    류가영
    포토
    GETTYIMAGESKOREA, COURTESY OF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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