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쓸모없지만 탐나는 벨트가 유행하는 이유
세상에는 두 종류의 액세서리가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것, 그리고 기능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것이죠. 전자에는 ‘주방 싱크대 빼고 다 들어간다’는 농담까지 나온 무인양품의 대용량 가방이 해당되겠네요. 그 반대편에는 <섹스 앤 더 시티> 속 캐리 브래드쇼가 착용했던 과감한 아이템들이 있겠고요.

최근 제 레이더에 포착된 트렌디한 액세서리 역시 캐리 브래드쇼가 선보인 바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쓸모없는’ 벨트죠. 이름 그대로, 이 벨트에는 아무 기능도 없습니다. 원래 벨트란 느슨한 바지를 고정하거나 허리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는 물건이잖아요. 하지만 이 쓸모없는 벨트는 그저 엉덩이나 골반에 걸쳐 있을 뿐입니다. 캐리 브래드쇼는 허리에 둘러 복근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활용했고요. 대체 왜 쓸모없는 벨트를 두르는 걸까요? 왜냐면… 예쁘니까요! 그야말로 ‘패션을 위한 패션’ 아이템인 거죠.
SNS 중독자인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용어로 설명하자면, 쓸모없는 벨트는 ‘느낌 좋은 아이템’의 극치입니다. 사실 지난 몇 년간은 감성에 집중한 아이템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죠.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는 다시 불필요한 과잉의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패션계 셀럽들이 앞다투어 분위기와 감성을 끌어올려주는 액세서리를 받아들이고 있거든요. 지난주, 해변가에서 포착된 케이트 모스는 비키니 위에 쓸모없는 벨트를 맨 모습이었습니다. 팔에는 모래가 가득 찬 에르메스 켈리 백이 걸린 채였죠.

어제 영국 <보그>의 피처 에디터 리안 필립은 행커치프 스커트 위에 벨트를 매고 출근했습니다. “쓸모없는 벨트는 마치 오이스터 카드(Oyster Card, 런던 시내에서 이용 가능한 교통카드) 같달까요.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닌데, 갖고 있으면 나쁘지 않은.” 그녀의 말입니다. 쓸모없는 벨트는 실용성이 없는 만큼 어떤 계절에나 활용 가능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두아 리파는 올해 몇 번째인지 모를 휴가에서 더블 벨트 스타일을 선보였죠. 블랙핑크 리사는 바르셀로나 무대에서 쓸모없는 벨트를 여러 겹 겹쳐서 착용했고요.

캐리 브래드쇼의 복근 노출 패션과 더불어, ’쓸모없는 벨트’ 트렌드의 뿌리에는 시에나 밀러와 케이트 모스가 주도한 보헤미안 패션 속 코인 벨트가 깔려 있습니다. 당시 셀럽들은 롱 티셔츠나 캉캉 스커트 위에 코인 벨트를 여러 겹 둘렀거든요. 찰랑거리는 체인이 그들의 허리 위에서 요란하게 흔들리곤 했죠.
이 스타일은 오늘날의 무드보드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지금의 쓸모없는 벨트는 당시 글래스톤베리 축제의 방탕한 열기까지 담아내진 못하지만, ‘쓸데없음’이라는 유쾌한 장식성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간질이죠. 이렇게 각박한 시대일수록, 우리에겐 조금 비실용적일지라도 재미있고 즐거운 아이템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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