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혈당’은 당뇨 환자만의 과제였지만, 이제는 일상적인 웰니스의 핵심 지표가 되었습니다. 혈당은 건강, 다이어트, 에너지, 기분 등 우리 몸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그래서 건강식을 꼼꼼히 챙겨 먹는데요. 의외로 ‘이 음식’들이 혈당을 가파르게 올린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결국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이에 반응해 몸에서 분비된 인슐린이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운반해 연료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식사가 불균형하면 혈당이 정상 범위를 넘어 빠르게 치솟았다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납니다. 이런 급격한 변동이 반복되면 췌장에 무리가 가고,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점차 내성이 생겨 혈당이 잘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결국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죠.

실제로 미국인의 절반 정도가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30대 미만 제2형 당뇨 환자가 13년 새 약 4배 늘어날 만큼 심각한 상황입니다.

“어떤 음식이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지 알고 싶다면, 당분뿐 아니라 전분도 봐야 합니다. 전분 역시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바뀌니까요.” 프랑스의 생화학자 제시 인차우스페(Jessie Inchauspé)는 말합니다. “지방과 단백질 함량도 중요해요. 이들은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해주거든요.” 즉, 흔히 떠올리는 단맛이 강한 디저트뿐 아니라 의외로 그동안 ‘건강식’으로 불린 음식들 역시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들이 문제일까요? 대표적인 네 가지와 더 나은 대안을 소개합니다.

오트 음료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으로 인기를 얻은 오트 음료는 전분이 많은 곡물로 만들어져, 다른 견과류 베이스 음료나 식물성 대체음료보다 더 빠르게 당으로 분해됩니다. 그 결과 혈당이 급격히 치솟을 수 있습니다.

대체 선택 | 단백질과 지방을 함께 함유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음료를 고르세요. 무가당 아몬드 음료, 코코넛 밀크, 혹은 소화에 무리가 없다면 전지방 우유나 요거트가 좋은 대안입니다.

네이키드 탄수화물

‘네이키드 탄수화물(Naked Carbs)’은 섬유질, 단백질, 지방 없이 탄수화물만 단독으로 섭취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곧바로 떨어져 에너지 롤러코스터를 타게 되죠.

대체 선택 | 탄수화물은 단백질, 섬유질, 건강한 지방과 함께 섭취하세요. 예를 들어, 토스트에는 아보카도와 루콜라를 올려 먹고, 파스타에는 채소와 새우나 고기를 곁들이는 식입니다.

과일주스

갓 짜낸 과일주스는 겉으로는 아주 건강해 보이죠. 하지만 착즙 과정에서 과일의 식이섬유가 사라집니다. 섬유질이 없으면 주스는 빠른 당 충격을 줍니다. 과일 속 천연 당인 과당은 포도당과 대사 경로가 다른데, 섬유질 없이 농축된 형태로 들어오면 간에 부담을 주고 시간이 지나 인슐린 저항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대체 선택 |시금치, 케일, 오이처럼 채소 비중이 높은 블렌드 제품으로 고르거나, 더 좋은 방법은 통과일 자체를 먹어 섬유질과 미량 영양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입니다.

식사 순서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를 골고루 갖춘 건강 식단이라 하더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차우스페는 자신의 저서 <4주 완성 글루코스 레시피북(The Glucose Goddess Method)>에서 모든 식사를 녹색 채소로 시작하라고 강조합니다. 채소를 먼저 먹을 때 식후 혈당과 인슐린이 유의미하게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변화 포인트 | 먼저 샐러드나 나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고 이어서 고기, 생선, 두부 등 단백질을 섭취한 뒤, 마지막에 밥과 빵, 면 등의 탄수화물을 드세요. 이렇게 하면 혈당 상승이 완화될 뿐 아니라 포만감 덕분에 탄수화물 섭취량 자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볶음밥, 비빔밥, 덮밥같이 여러 영양소가 섞인 음식은 혈당 관리가 쉽지 않으니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