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색 코트를 입을 용기
몇 달 전 <보그> 웹사이트에 업로드된 칼럼 한 편이 있습니다. ‘흑의의 민족, 한국인에게 고함‘. 제목부터 도발적인 이 글의 주제는 짐작하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필자는 검정 옷을 향한 한국인의 집착이 어디서 비롯했는지 탐구하며, 컬러가 부족한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죠.
글을 다 읽고 난 뒤, 저 역시 ‘까마귀 떼’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가 가장 자주 입는 팬츠는 셀린느의 회색 청바지입니다. 지금도 그 청바지에 검정 부츠를 신고 있죠. 지난 두 번의 겨울은 셀린느의 더블브레스트 코트를 유니폼처럼 입었습니다. 이제껏 나와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또 다른 아이템과 두루두루 잘 어우러지기에 검정 옷이 많은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게 핑계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나도 화려한 색깔의 옷이 두려웠던 건 아닐까’라고 자문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올해는 컬러 코트를 하나 장만할 생각입니다. 몸의 면적 대부분을 가리는 코트만큼 확실하게 화려한 컬러를 뽐낼 수 있는 아이템은 없으니까요. 런웨이를 살펴보니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더군요. 당연히 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유색 코트가, 의외로 활용도가 높다는 사실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보는 재미와 입는 재미가 공존하는 컬러 코트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파우더 핑크
펜디는 우유를 섞은 듯한 파우더 핑크 컬러의 코트를 선보였습니다. 은은한 색감 덕분에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졌죠. 회색과의 조합이 훌륭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펜디의 룩을 참고해 회색 니트나 수트 팬츠에 파우더 핑크 컬러 코트를 걸쳐보세요.
퍼플
<보그>가 약 한 달 전부터 꾸준히 조명하고 있는, 올가을 트렌드 컬러 퍼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사실은 구찌와 발렌티노의 보라색 코트 룩에서 각기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었다는 점인데요. 구찌가 관능미를 부각한 데 반해, 발렌티노는 한층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무드를 연출했습니다. 퍼플 코트의 다재다능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죠.
옐로
대표적인 ‘여름 컬러’인 줄로만 알았던 노란색의 변신도 눈에 띄었습니다. 펜디와 지방시가 겨울에도 옐로를 입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거든요. 해법은 간단했는데요. 컬러 매치였습니다. 펜디는 모카 무스를, 지방시는 블랙을 활용해 룩에 무게감을 더했죠. 리얼웨이에서는 검정 팬츠에 매치해도 좋겠군요.
레드
강렬한 한 방을 원한다면, 빨간 코트가 정답입니다. 태생부터 화려한 색깔이지만, 검정이나 회색을 적절히 섞어준다면 존재감을 중화할 수 있죠. 알랭 폴의 룩이 완벽한 예입니다. 톰 포드가 선보인 것과 비슷한, 버건디 색상의 코트는 출근용으로도 적합합니다.
다크 그린
선뜻 낯선 색상의 코트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선 부담스럽지 않은 색으로 ‘시험 운전’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가장 추천하는 컬러는 다크 그린입니다. 소화하기가 어렵지 않을뿐더러, 가을 느낌을 내기에도 제격이거든요.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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