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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도 ‘경쟁’합니다

2025.09.18

부산국제영화제도 ‘경쟁’합니다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 칸영화제에는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경쟁 부문인데요.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가 경쟁 부문을 신설하고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을 시상하며 더 경쟁력 있는 영화제로 발돋움하게 됐습니다. 비경쟁 영화제에서 경쟁 영화제로 전환할 것을 선언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앞으로 전 세계의 별이 더 운집한 축제가 됩니다.

18일 오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경쟁 부문 첫 심사위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는데요. 자리에 참석한 나홍진, 양가휘, 난디타 다스, 마르지예 메쉬키니, 코고나다,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한효주는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애티튜드로 함께 카메라를 마주 봤습니다.

경쟁 부문에는 수지와 이진욱 등이 출연하는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을 비롯해 총 14편의 아시아 영화를 선정했는데요. 본격적인 심사를 앞둔 심사위원 7명은 각자의 관점에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경쟁 부문에 출품된 모든 작품을 공경하며, 존경하는 심사위원분들과 함께 이 작품들을 심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영화제의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나홍진)

“25년 전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고 있는데요. 제 데뷔작으로 최고의 영화상을 받았던 영광스러운 추억이 있는 만큼 심사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마르지예 메쉬키니)

“인생 첫 부산국제영화제에 드디어 왔어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심사에 참여하려 합니다. 맨 처음 영화 비평가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입니다.”(코고나다)

“인도네시아 출신 프로듀서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게 되어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율리아)

“쉬는 날이면 극장에서 3~4편 연달아 보곤 했는데요. 영화를 보는 일은 제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심사는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막내 심사위원으로서 젊은 시선으로 출품작을 감상할 수 있길,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한효주)

아시아 문화권에 맞닿아 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출신과 배경, 취향과 관심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치열한 논의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심사위원장 나홍진 감독이 밝힌 심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 한정된 정보만으로 처음 보는 영화를 보게 된 것이라 영화를 봐야 뭐라고 말할 것 같은데요. 영화라는 예술을 구성하는 요소가 워낙 다양하고, 작품마다 차이와 결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한 편 한 편 꼼꼼하게 잘 챙겨 볼 계획입니다.”

프랑스 문화 예술 훈장 슈발리에를 수상한 인도 출신 감독 난디타 다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지를 심사 포인트로 꼽았습니다.

”세상의 정의가 위기에 봉착했는데요. 이런 점을 의식하며 좀 더 인간적이고 진보적인 영화를 보고 싶어요. 기술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영화의 의도가 분명한 작품을 눈여겨볼 생각입니다.”

이란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와 한국계 미국인 영화감독 코고나다, 홍콩을 대표하는 배우 양가휘는 설렘 속에 영화관에 입성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심사에 임할 예정입니다.

“영화는 우리를 즐겁게 하는 동시에, 가르치고, 마법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마르지예 메쉬키니)

“아시아 영화에만 있는, 다른 문화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이 있죠. 미국에 사는 아시안으로서 그런 감성을 기대합니다.”(코고나다)

“현지 영화는 현지 영화인이 현지 문화를 수출하는 도구입니다. 이곳에 모인 심사위원들이 그런 책임감을 안고 전 세계 모든 관객에게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미션은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중 관객이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할 만한 최고의 작품을 찾는 일입니다.”(양가휘)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전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경쟁 영화제로 전환한 이유에 관해 “이젠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를 평가할 수 있는 입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는데요. 나홍진 감독과 한효주는 여러 변화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느 때보다 뜨겁게 주목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터놓기도 했습니다.

“부담이 큰 만큼 (심사위원장을) 맡기 싫었습니다.(웃음) 오랜만에 영화(<호프>)를 찍으면서 이런 자리에 10년 만에 오게 됐는데요. ‘나한테 공황장애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패닉이 오더라고요.“(나홍진)

”개막작 <오직 그대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을 때 영화의전당이 처음 생겼는데요. 그때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만큼 어릴 때부터 동경해온 영화제에 참석하는 것일 뿐 아니라 심사위원까지 맡게 되어 저도 정말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런 부담이 있지만 다른 심사위원들과 함께 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효주)

첫 회 경쟁 부문 심사위원인 만큼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는 심사위원 섭외가 쉽지 않았음을 고백했습니다. 만장일치제를 지향하는 만큼 심사 과정 역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아시아 영화의 최전방에 선 7명의 심사위원이 고심 끝에 어떤 작품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올릴지, 과연 어떤 작품에 세계적인 거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디자인한 새로운 트로피가 주어질지 끝까지 기대해주세요. 결과는 9월 26일 공개됩니다.

    피처 에디터
    류가영
    포토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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