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멋쟁이들이 ‘지루한’ 부츠를 신는 이유
옷이나 신발이 ‘지루하다’라는 표현은,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기본 아이템을 볼 때 이런 표현을 하곤 하는데요. 한없이 기본에 가까운 디자인은 자칫 잘못하면 뻔해 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어떤 아이템과도 잘 어울린다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패션 피플은 ‘지루한’ 부츠를 신은 채 초가을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승마 부츠입니다. 무릎 바로 밑까지 올곧게 뻗은 디자인, 그리고 얇은 밑창이 특징이죠.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승마 신발에서 영감받아 완성한 만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색깔 역시 블랙이나 브라운, 버건디처럼 클래식한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이틀 전까지만 해도 패션 위크가 한창이었던 뉴욕의 거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승마 부츠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지루하다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역설적으로 지루하지 않은 룩을 완성하는 센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레더 미니 드레스나 레오파드 패턴 드레스의 강렬한 존재감을 중화한 룩처럼 말이죠.
미니스커트와도 훌륭한 궁합을 자랑하더군요. 승마 부츠의 긴 길이 덕분에 별다른 노력 없이 늘씬한 비율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고요. 블랙이나 베이지처럼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으로 온몸을 도배하는 것은 물론, 패턴을 더한 치마를 활용해 레트로 무드를 연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은근한 포인트를 주기에 그만인 비대칭 실루엣 스커트와의 조합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하반신에서 덜어낸 만큼, 다소 과감한 디자인의 아우터를 걸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런 맥락 없이 시작된 흐름도 아닙니다. 사실 승마 부츠가 유행할 것이란 조짐은, 지난 3월 2025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부터 시작됐거든요. 승마에 뿌리를 둔 에르메스는 세심한 컬러 매치로 고급스러운 룩을 연출했고, 버버리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처럼 승마 부츠 안에 스키니 팬츠를 넣어 입는 스타일링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프라다는 은근한 변주를 선택했습니다. 승마 부츠의 디자인을 차용한 로퍼를 선보였거든요.
승마 부츠 같은 기본 아이템의 매력은, 평생 질리지 않고 신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무궁무진한 활용도 덕분에 어떤 트렌드에든 대비할 수 있고요. 스크롤을 내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지는 승마 부츠 리스트까지 함께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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