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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가능한 브이넥 니트의 여유

2025.10.16

가을이라 가능한 브이넥 니트의 여유

요즘 무심함을 담기 가장 좋은 아이템은 뭘까요? 단정하지만 때론 얼마든지 느슨하고 우아해질 수 있는 브이넥 스웨터가 그 답입니다. 지금이 바로 자신 있게 브이넥을 꺼내 입을 때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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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브이넥은 다소 고리타분하다 혹은 느끼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제 남편만 해도 대학 시절 입던 탑맨의 브이넥 티셔츠를 꽤 오랫동안 고수했는데, 그 덕에 친구들에게 스타일에 대한 농담을 꽤 들었죠. 올해 들어 브이넥이 다시 명예 회복에 나선 듯합니다. 중요한 건, 이번엔 슬로건 티셔츠가 아니라 ‘니트 스웨터’로 컴백했다는 점이에요. 2008년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18세 대학생들이 입던 버전과는 180도 다르죠.

더 로우,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가 모두 브이넥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 트렌드는 최근 공개된 2026년 봄/여름 런웨이에서도 이어지며 더 확신을 주었죠.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첫 로에베 컬렉션에서 일부러 구긴 듯한 칼라의 셔츠 위에 오버사이즈 니트를 겹쳐 연출했고, 디올 여성복 데뷔 무대에서 조나단 앤더슨은 대학생풍 스트라이프가 가미된, 깊이 파인 브이넥 오트밀 컬러 니트를 선보였거든요.

Loewe 2026 S/S RTW
Dior 2026 S/S RTW

니트의 두께감에 따라서 전체적인 인상도 달라집니다. 야들야들하게 얇은 니트는 미우미우 특유의 감도를 살려 허리선 안쪽에 넣어 티셔츠 대신 입을 수 있고, 오버사이즈 니트는 미디스커트와 잘 어울리죠. 이번 패션 위크 내내 스트리트에서 인기 있었던 조합이고요.

레이어드하기에도 브이넥 스웨터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버튼업 옥스퍼드 셔츠, 폴로 톱 혹은 티셔츠 위에 겹쳐 입으면 한층 프레피한 무드를 완성할 수 있죠. 보테가 베네타와 더 로우 같은 브랜드는 두껍고 묵직한 울 또는 캐시미어 소재의 하이 브이넥 디자인도 내세웠습니다. 목선을 살짝 스치는 높이의 브이넥은 와이드 팬츠나 청바지, 심플하지만 정제된 액세서리 같은 조용한 럭셔리 아이템과 함께할 때 특히 우아하게 보이죠.

브이넥 + 플레어 팬츠 + 발레 플랫

상체는 가볍고, 다리는 길어 보이는 간단한 조합은 브이넥 니트와 플레어 팬츠로 완성됩니다. 불편한 하이힐 따위는 필요 없죠. 단순함이 무조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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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브이넥 + 톤온톤 스커트

레드 위에 레드 정도의 대담함이면 더 말할 필요 없죠. 그 자체로도 강렬하니 나머지는 조용하고 깔끔하게 두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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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브이넥 + 프린트 스커트

스웨터는 느슨하고 박시할수록 오히려 더 단정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디 길이 프린트 스커트 하나만 있으면 브이넥이 주는 진지한 기운을 싹 빼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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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브이넥 + 미디스커트 + 니하이 부츠

가을 무드를 끌어올리는 브라운과 함께 베이지나 그레이 컬러를 매치하면 은근한 무게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커트 아래로 보이는 부츠는 부드러운 룩에 묵직한 멋을 더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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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키 브이넥 + 셔츠 + 카고 팬츠

단정함이라는 브이넥 특유의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스트리트풍으로도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어요. 배기 핏 카고 팬츠에 워크 부츠까지 더하면 애쓰지 않아도 캐주얼한 룩을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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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브이넥 니트 + 미디스커트 + 포인티드 펌프스

카멜 컬러와 그레이만큼 우아하고 기품 있는 조합은 없습니다. 뾰족한 펌프스로 날카로운 마무리를 더하면 어떤 수트 스타일보다 더 세련된 출근 룩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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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브이넥 + 트랙 팬츠 + 타비 플랫

그레이 브이넥 니트가 트랙 팬츠와 만나면? 스포티하고 느슨하지만 묘하게 반항적인 무드까지 연출됩니다 슈즈는 스니커즈가 아니라 타비 플랫 정도는 돼야 취향 있는 ‘괴짜식’ 개성이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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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브이넥 + 폴로 톱 + 체크 셔츠

프레피 무드를 활용한 레이어링 스타일로도 입어보세요. 폴로 톱의 디테일을 일부러 보이게 하고, 체크무늬 셔츠를 허리에 묶으며 마침표를 찍어주는 것이 포인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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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브이넥 + 버튼다운 셔츠 + 가죽 재킷

브이넥 니트 위로 튀어나온 셔츠 깃이 이토록 스타일리시해 보인다니요! 1990년대 뉴요커 같은 여유롭고 편안한 도시 분위기를 내는 데 꼭 필요한 레이어링 기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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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Spedding
사진
Getty Images, GoRunway,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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