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테이지에서 계속 춤을 췄어요”, 빅토리아 시크릿 쇼에 오른 배윤영
지난 15일 배윤영이 한국 모델 최초로 빅토리아 시크릿 런웨이에 올랐다. 앞서 수주가 캠페인에, 최소라가 다큐멘터리에 참여했다면, 배윤영은 라이브 패션쇼의 캐스팅 보드에 이름을 올렸다. ‘엔젤’이라는 호칭이 사라진 지금도, 빅토리아 시크릿 쇼 무대에 서는 건 여전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이패션과는 다른 결로, 모델의 커리어 지평을 넓히는 일이니까. 그렇게 배윤영은 새로운 세대의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서 스스로 가능성을 갱신했다.
배윤영은 지난해 <보그 코리아> 3월호 커버 인터뷰에서 “개인의 능력으로 일의 수명을 늘려나가는 것”을 모델 일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 능력은 태도에서 가장 많이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주눅 들기보다 분위기를 쾌활하게 만드는 사람이니까.” 배윤영은 상황을 주도하고 그 에너지로 주변을 북돋웠다. 이번 무대는 그런 태도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순간이었다.


“파티장에서 친구와 컨펌 메일을 확인하고 소리를 질렀어요.” 스팽글 후디, 베이비 티셔츠, 체크 팬티, 하이힐 스니커즈를 갖춰 입은 무대 위의 배윤영은 완벽했다. 그 자리에 선 다른 모델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캐스팅 콜을 받았을 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오픈 오디션에 참여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브랜드 촬영차 뉴욕에 머물던 중 에이전트에게 오디션 소식을 들었어요. 브랜드에서 오픈 오디션을 제안했고, 그렇게 당일 바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담 셀만(Adam Selman) 앞에서 걸었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쇼트리스트를 발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새벽 최종 컨펌 메일을 받았어요.”

어떤 룩을 배정받을지 알 수 없었기에 출연이 결정된 날부터 몸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운동을 했고, 출국 3일 전부터는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제외했다. “조금만 신경 써도 큰 차이가 보이기 때문에 최근 들어 가장 신경 써서 보디 컨디션을 챙겼어요.” 쇼는 저녁 7시에 시작했지만, 모든 모델의 콜 타임은 아침 8시였다. 라이브 공연과 런웨이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리허설과 모션 점검이 길게 이어졌다. “디렉션은 주로 두 가지였어요. ‘Be Yourself’ 그리고 웃기!”


배윤영이 선 파트는 ‘스포츠 앤 에너지’였다. 경기장 플러드라이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조명이 켜지며 트와이스가 무대를 열었다. ‘THIS IS FOR’와 ‘Strategy’가 이어지고 스포티한 룩의 모델들이 템포를 맞춰 걸었다. 때로는 둘씩 페어로 등장해 하이틴 영화 같은 표정과 모션을 주고받았다. 배윤영은 나란히 걷는 모델과 속도를 맞추고 리허설 때 기억해둔 동작을 되새기며 캣워크를 마쳤다. “정말 오랜만에 긴장했달까요?” 후련한 마음으로 배윤영이 웃으며 회상한다. 꽃가루가 흩날리고, 모델들이 다 같이 춤을 추며 걸어 나온 피날레에서는 긴장을 풀고 마음 가는 대로 무대를 즐겼다. 무대의 열기를 온몸에 채운 뒤 애프터 파티를 미루고 호텔로 돌아가 잠들었다. 아침 7시가 채 되지 않아 눈을 떴을 때 인스타그램에는 태그와 DM이 쏟아졌고, 새로운 팔로워가 1,000명 넘게 늘어 있었다.


“All of them!” 가장 좋아하는 엔젤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배윤영이 주저 없이 외친다. 같은 모델로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었다. “다들 정말 멋있고 섹시해서 한 명을 고를 수가 없어요. 각자 너무 다른 매력이 있고, 그 다름이 곧 그들을 엔젤로 만든다고 봐요.” 유년 시절 팬으로서 빅토리아 시크릿 쇼를 바라보던 순간도 생생하다. “2000년대 빅토리아 시크릿 쇼는 모두 인상적이에요. 당시 가장 뜨거운 뮤지션과 무대를 꾸미는 장면이 아직도 또렷이 떠오를 만큼이요.”
이제 배윤영의 ‘뉴 페이버릿’ 무대는 본인이 처음 선 2025년 쇼다. “백스테이지에서는 서로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어요. 모델들은 적극적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촬영했고, 캣워크로 나가기 전이든 돌아온 후든 다 같이 춤을 추며 분위기를 이어갔죠.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던 공기 자체가 저에겐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날의 열정과 기쁨을 앞으로도 자주 떠올리며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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