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완성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초상, K-패션의 오늘과 내일
라벨을 넘어 하나의 태도가 된 올인코리아(All in Korea). 그것은 단일한 트렌드가 아니라, 한국 패션의 자부심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서사였다. 데무, 잉크, R2W, 쿠어, 앤더슨벨 다섯 브랜드는 각자의 언어로 K-패션의 현재를 비추며, 앞으로의 무대를 향한 발걸음을 이야기했다.
데무 (DEMOO) 박춘무 대표
VO 파리 패션위크 쇼룸은 데무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CM 일본 브랜드들과 함께 운영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오랫동안 저희 옷을 사랑해준 단골들과도 연결됩니다. 한국 브랜드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데, 시즌마다 다른 시도와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죠.
VO 이번 시즌 국내 소재와 제조 비중을 높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CM 예전엔 이태리 원단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한국 소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올인코리아와 함께하면서 국내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더 크게 확인했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말이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브랜드의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했어요.
VO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CM 창문을 스칠 때 생기는 빛, 그림자의 농담 같은 일상의 순간들이에요. 이번 시즌은 그런 작은 변화를 옷의 구조와 절개선, 원단의 주름으로 풀어냈습니다. 결국 데무는 거창한 영감이 아니라,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순간을 옷으로 다시 보게 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VO 디지털 쇼룸 확장도 고민하고 계신가요?
CM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는 경험은 여전히 소중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쇼룸은 이제 글로벌 바이어와 연결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죠. 현장에서 모든 걸 보여줄 수는 없으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언제든 접근 가능한 아카이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올인코리아를 통해 다양한 국내 브랜드와 함께 참여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공통의 언어가 디지털 환경에서도 충분히 힘을 가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디자인되고 생산된 옷이 온라인 공간에서 곧장 세계와 만날 수 있다는 건, 지금 세대의 가장 큰 장점이자 기회라고 생각해요.
VO 이번 컬렉션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요?
CM 옷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가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옷, 입을수록 다른 표정이 드러나는 옷이 데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앤더슨벨 (Andersson Bell) 최정희 대표
VO 국내 소재 사용이 글로벌 확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JH 원단은 소비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국내 원단을 쓰면 브랜드 무드를 더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고,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신뢰가 크게 작동합니다. 올인코리아를 통해 다양한 소재업체와 협업하면서 품질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까지 증명할 수 있었어요.
VO 자라와의 협업은 어떤 의미였나요?
JH 글로벌 유통망과 연결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자라 역시 한국 생산의 강점을 높게 평가했고, 이 경험은 한국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VO 에센셜·언더웨어 라인 확장은 어떤 의도로 시작하셨나요?
JH 앤더슨벨을 일상에서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영역을 넓혔습니다. 올인코리아 지원 덕분에 국내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른 샘플링과 테스트가 가능했고, 덕분에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어요.
VO 앤더슨벨다움은 무엇이라고 정의하시나요?
JH 서로 다른 성질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컨트라스트’, 그리고 그로 인한 긴장감이 앤더슨벨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국내 소재와 만나며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나왔는데, 그게 오히려 브랜드의 개성을 더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VO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JH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매장 숫자가 아니라 앤더슨벨의 세계관을 더 넓게 보여주는 일입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꾸준히 설득력을 갖춘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잉크 (EENK) 이혜미 대표
VO 잉크가 런웨이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HM ‘레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알파벳 A부터 Z까지 서사를 이어가고 있어요. ‘미완성과 여백’이라는 언어를 런웨이에서 매번 새롭게 풀고 있죠.
VO 루이자비아로마 팝업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HM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브랜드의 개성을 직접 보여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현지 고객이 옷을 입고 반응하는 걸 보며 자신감을 얻었고, 해외 바이어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완성도에 주목했다는 것도 큰 의미였어요. 이후 파리와 뉴욕에서 새로운 협업 제안이 이어졌는데, 그 흐름에는 올인코리아를 통해 구축된 국내 생산 네트워크가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VO 올인코리아 전략이 브랜드에 주는 힘은 무엇인가요?
HM 해외 미팅에서 바이어들이 가장 먼저 묻는 건 소재와 봉제입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름이 이제는 단순한 라벨이 아니라, 신뢰의 언어로 작동하고 있어요. 올인코리아는 그 신뢰를 여러 브랜드가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고, 저희도 그 안에서 더 힘을 얻었습니다.
VO 잉크 디자인은 도회적인 세련미와 실험적인 요소가 공존하는 브랜드입니다. 그 균형을 맞추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HM 잉크의 디자인은 언제나 클래식을 중심에 두고 있어요. 도시적인 세련미를 기본으로 삼되, 실루엣이나 디테일에서 실험적인 요소를 더해 긴장감을 만듭니다. 단순히 과감함을 보여주기보다, 잉크만의 방식으로 클래식을 새롭게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그 균형이 잉크다움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VO 다음 컬렉션의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HM 다음 시즌 키워드는 ‘Collect(수집)’입니다. 그동안 잉크가 쌓아온 아카이브를 단순히 되짚는 게 아니라, 마치 조각을 모으듯 새로운 질서로 재구성하려 해요. 종이학을 접는 행위에서 영감을 받아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실루엣을 만들고, 작은 주름과 겹침이 주는 섬세한 변화를 디자인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특히핸드백라인에서는 ‘종이를접는동작’에서가져온접힘선과볼륨변화를활용해, 필요에따라가방을접거나풀어다양한실루엣으로연출할수있는구조를선보이려해요. 유연한소재와긴스트랩을활용해형태를조절하는방식입니다. 결국 ‘Collect’라는 말은 단순한 수집이 아니라, 잉크가 가진 언어를 더 촘촘하게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알투더블유 (R2W) 김시영 대표
VO 알투더블유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건 무엇인가요?
SY 도시에 살면서 마주치는 장면들에서 영감을 받아요.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안정감을 주는 옷을 만들고 싶습니다.
VO 국내 생산 비중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SY 해외에서는 이제 ‘메이드 인 코리아’가 곧 프리미엄을 뜻합니다. 바이어들도 “한국에서 생산됐다면 품질이 보장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올인코리아를 통해 느낀 건, 디자이너·소재업체·봉제 장인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곧 경쟁력이라는 점입니다. 이 연결성이 알투더블유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되고 있어요.
VO 이번 시즌 주목한 소재는 무엇인가요?
SY 번 시즌에는 국내에서 트리아세테이트 소재를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물세탁이 가능한 포멀 수트 라인을 선보였는데,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이 과정에서 올인코리아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원단사와의 협업을 연결해주고, 샘플 테스트를 반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덕분에 더 안정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었죠. 쉽지 않았을 도전을 올인코리아를 통해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VO 매출과 철학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두고 계신가요?
SY 단기 성과보다는 브랜드 철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알투더블유를 떠올렸을 때 믿을 수 있는 이미지가 먼저 쌓여야, 그다음 성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어요. 올인코리아에 함께하면서 느낀 건, 이런 태도가 저희만의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국내 소재업체와의 협업, 봉제 장인들의 정교한 작업이 곧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이게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나의 신뢰 자산으로 작동합니다. 결국 철학을 지키는 일이 매출과 연결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걸, 현장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죠.
VO 알투더블유가 그리고 있는 ‘다음 챕터’는 무엇인가요?
SY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이 살아 있는 옷, 결국 고객의 옷장에서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옷이 되는 게 목표예요. 그 지점을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트리아세테이트 소재처럼 올인코리아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 원단은 브랜드의 다음 챕터를 열어줄 든든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옷을 파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 만들어진 패션의 가능성을 세계와 공유하는 게 알투더블유가 그리고 싶은 미래예요.
쿠어 (COOR) 신승현 대표
VO 여성복 라인 론칭은 어떤 변화를 만들었나요?
SH 여성복을 시작하면서 소재와 컬러의 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올인코리아를 계기로 국내 소재업체와의 협업이 활발해졌고, 이전보다 다채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었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신뢰가 더해져 해외 바이어들에게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한국 패션의 확장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VO 쿠어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SH 간결한 디자인 속에 살아 있는 디테일이 세계 어디서든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니멀리즘은 국경을 초월하는 언어고, 여기에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가 더해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생겼습니다.
VO 매출 성장과 브랜드 이미지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시나요?
SH 단기 실적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결국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VO 최근 주목할 만한 협업이 있었나요?
SH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 고객과 새로운 접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 소재업체와의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작은 시도들이 브랜드 확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VO 쿠어가 생각하는 현대적 클래식은 무엇인가요?
SH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손이 가는 옷, 간결한 라인과 정제된 디테일로 오래도록 가치가 유지되는 옷이 현대적 클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소재와 봉제를 통해 완성된 ‘메이드 인 코리아’ 컬렉션은 바로 그 힘을 보여줍니다.
올인코리아는 더 이상 하나의 표어가 아니다. 국내에서 기획된 디자인, 한국에서 생산된 원단,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옷이 세계 무대에서 하나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라벨이 가능성의 언어를 넘어 확신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이번 ‘올인코리아 프로젝트’는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패션협회가 주관해 기획됐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브랜드들의 도전이 맞물리며, K-패션은 지금 더 큰 무대를 향해 힘 있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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