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스니커즈 대신 남자 슈즈
옥스퍼드 슈즈나 로퍼, 모카신처럼 굽이 낮고 발을 감싸는 디자인의 신발은 오랜 시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검은색이기까지 하면 더욱 ‘남자의 신발’이라는 인식이 강했죠. 하지만 이번 시즌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미우미우, 발리, 페라가모, 스텔라 매카트니 등 여러 브랜드에서 이런 남성용 ‘블랙 슈즈’를 재해석해 선보였거든요.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방식으로 말이죠.
이번 시즌의 블랙 슈즈는 정장은 물론 청바지, 스커트나 드레스와 매치해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줍니다. 원래 블랙 슈즈가 정장용 신발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큰 변화죠. 미니스커트처럼 여성적인 느낌을 주는 의상이나 배기 진같이 캐주얼한 의상, 심지어 마이크로 쇼츠와도 잘 어울리게끔 재해석됐으니까요.
덕분에 블랙 슈즈는 아주 단순한 스타일링에도 한 끗 차이를 만들어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부상했습니다. ‘못생긴’ 디자인 때문일까요? 차분한 색상 때문일까요? 평평한 밑창 때문일까요? 한 가지 이유로 콕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번 시즌의 블랙 슈즈는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실루엣을 찾고 있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아이템인 셈이죠. 아래에서 블랙 슈즈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다섯 가지 스타일링 아이디어를 참고해보세요.
스퀘어 토 옥스포드 슈즈 & 롱 드레스

빅토리아 베컴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는 길쭉한 펌프스만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클래식한 옥스퍼드 슈즈도 공개됐죠. 빅토리아 베컴은 이 블랙 슈즈를 모던하면서도 세련되게 재해석했습니다. 스퀘어 토, 무광 블랙 컬러, 고전적인 신발끈을 조합해서 말이에요. 얼핏 남성적인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아한 롱 드레스와 어우러진 모습을 보세요! 하이힐 없이도 우아해 보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룩이 완성됐죠.
더블 버클 옥스포드 슈즈 & 시가렛 팬츠

발리는 새 시대의 스타일 코드, ‘젠더리스 패션’에 부합하는 신발을 내놨습니다. 금속 버클과 스퀘어 토, 은은한 광택이 눈에 띄는 옥스퍼드 슈즈가 그 주인공이죠. 트렌디한 시가렛 팬츠에 강렬한 변주를 주기 충분합니다. 여기에 팬츠와 대비되는 발랄한 색상의 피셔맨 조끼를 매치하면, 현대적인 오피스 룩의 정석 같은 스타일링이 완성됩니다. 당장이라도 ‘출근 룩‘으로 활용 가능할 거예요.
뾰족한 로퍼 & 크리놀린 미니 드레스

디올은 우아하면서도 포멀한 로퍼를 선보였습니다. 뾰족한 팁, 반짝이는 재질의 가죽, 그리고 측면에 위치한 버클이 특징으로 매우 절제된 느낌을 주죠. 이 블랙 슈즈는 로맨틱한 매력의 크리놀린 미니 드레스와 언밸런스한 조화를 이루며, 현대적이면서도 시대적 요소가 가미된 디올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완성합니다. 여기에 긴 스타킹을 매치해 여성적인 매력을 더했네요.
에나멜 옥스포드 슈즈 & 미디 스커트

캘빈 클라인은 이번 시즌 새로운 ‘워킹 우먼’ 스타일을 제안했습니다. 1980년대 생 로랑식 ‘파워 우먼 룩’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죠. 가능한 한 미니멀하게 비즈니스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이 이번 시즌 캘빈 클라인의 철학입니다. 미디 스커트와 베이지색 개버딘 코트 등 기본적인 비즈니스 룩 아이템에 옥스퍼드 슈즈로 포인트를 주는 게 핵심이죠. 함께 신은 옥스퍼드 슈즈는 고전적인 스퀘어 토 디자인에 무광 블랙 컬러로, 미디 스커트는 물론 팬츠에도 잘 어울릴 듯합니다.
블랙 슈즈와 플리츠 미니스커트

많은 패션 전문가들은 ‘테니스코어’ 스타일이 이제 클래식한 테니스화를 잠시 벗어두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라코스테의 테니스화나 베자의 놈코어 스니커즈 대신 클래식한 테니스 룩을 마무리해줄 새로운 신발을 찾고 있다는 것이죠. 여러 후보 중 하나가 바로 블랙 슈즈입니다. 다소 과감하지만 개성 있는 스타일링이죠. 프레피한 느낌의 피셔맨 조끼와 긴 양말을 더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보세요.
- 사진
- Gorunway,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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