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보그 월드’에서 다이앤 키튼의 상징적인 룩으로 감동을 준 벳시 개건
올해로 4회를 맞이한 보그 월드가 영화 산업의 중심지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졌습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2025 보그 월드: 할리우드’는 영화와 패션의 관계를 기념하며, 영화 속 아이코닉한 의상에서 영감받은 룩을 선보였죠. <물랑 루즈>의 니콜 키드먼에게서 영감을 얻은 켄달 제너, <길다>의 리타 헤이워스를 오마주한 니콜 키드먼, <올란도>의 틸다 스윈튼의 엘리자베스 시대 의상을 커스텀한 헌터 샤퍼 등 흥미로운 룩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시선을 끈 건 의외로 클래식한 룩을 입은 모델 벳시 개건(Betsy Gaghan)이었어요. 개건은 1977년 영화 <애니 홀>에서 고(故) 다이앤 키튼이 입었던 랄프 로렌 룩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화이트 셔츠와 수트 베스트, 베이지 팬츠, 폴카 도트 넥타이, 챙 넓은 모자까지 완벽했죠.
다이앤 키튼은 <애니 홀>에서 랄프 로렌 의상을 입고 할리우드 패션에 인상적인 순간을 남겼습니다. 키튼의 책 <패션 퍼스트(Fasion First)>에서 디자이너 랄프 로렌은 “사람들은 종종 오스카상 수상작 <애니 홀>에서 다이앤이 입은 옷을 제가 스타일링했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애니의 스타일은 다이앤이 직접 연출했어요”라고 밝히기도 했죠.

키튼이 <애니 홀>에서 보여준 중성적인 스타일은 패션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한 세대 여성들에게 영감을 줬습니다. 그녀의 스타일은 여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정한 방식으로 보일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1970년대 패션계 흐름을 바꾸어놓았습니다. 트렌드가 아닌, 자기표현에 기반한 그녀의 스타일은 자신감과 진정성이 최고의 액세서리임을 보여주었어요.
10월 11일(현지 시간) 키튼이 세상을 떠난 후, 랄프 로렌은 “다이앤은 항상 자신만의 리듬에 따라 살아왔습니다. 삶의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주는 감정까지 모두 그녀만의 방식이었죠. 그녀는 진정성 있고, 독특하며,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그녀 자신, 그 자체이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였습니다”라고 추모했습니다.
키튼의 삶에서 큰 축을 담당했던 패션과 영화, 두 가지를 모두 보여준 벳시 개건의 룩! 키튼을 기리는 데 이만큼 완벽한 방법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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