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아니가 말하는 이탈리아의 미학, 보석
이탈리아의 미학을 담은 주얼리 랩소디.

“정말 아름다운 화보였습니다.” 다미아니 그룹 부회장 조르지오 그라시 다미아니(Giorgio Grassi Damiani)가 다정한 미소와 함께 감사 인사를 건넸다. 탁자 위에는 지난 6월 로마에서 처음 공개한 ‘오드 올 이탈리아(Ode all’ltalia)’를 가장 먼저 담아낸 <보그 코리아> 7월호 화보가 펼쳐져 있었다. 남색 줄무늬 수트에 클래식한 보트 슈즈, 흰 셔츠에 꼭 맞게 맨 넥타이, 소매 끝 커프 링크스까지 채운 그는 영락없는 이탤리언 신사다. 9월 14일,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다미아니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오드 올 이탈리아’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렸다. 이름 그대로 이탈리아에 바치는 헌사이자 그 아름다움을 기념하는 컬렉션으로, 이탈리아의 자연과 문화, 예술 도시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공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차분하면서도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매력이 있어요. 환상적인 분위기죠. 하이 주얼리와의 대비가 이색적이고 멋집니다.” 조르지오의 말처럼 한국 전통 건축의 미학이 담긴 공간에서 열린 전시는 이탈리아의 영감과 한국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메종이 추구하는 예술성과 장인 정신을 더 깊이 전달했다.
오늘 착용한 주얼리가 돋보인다.
이 커프 링크스는 매일 착용한다. 20년 정도 된 아주 낡은 ‘디사이드’ 컬렉션인데, 늘 지니고 다닌다. 나를 지켜주는 행운의 상징이다. ‘벨 에포크’ 팔찌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처럼 디사이드 팔찌와 레이어드한다. 클래식한 벨 에포크와 모던한 디사이드가 나란히 있으면 아주 멋진 조합이 된다.
오른 손목에 착용한 시계는?
모저앤씨(H. Moser & Cie.)다. 다미아니 그룹에서 유통하는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다. 5월에 한국에도 첫 단독 부티크를 오픈했다. 모저앤씨는 전통적인 무브먼트 기술도 훌륭하지만, 디자인이 독창적이다. 우아하고 현대적이면서 차별화된 시계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다면 한국 주얼리 시장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트렌디한 나라로, 최근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른 모든 나라가 한국을 따라가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배우려는 자세다. 한국 고객은 다미아니의 100년 역사를 알고 싶어 하고, 이해하며, 감상한다.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높은 평가는 기본이며, 브랜드에 대한 진중한 접근은 감동적이다.
인생 첫 주얼리가 궁금하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여섯 살 때부터 6년 정도 테니스를 했다. 당시 부모님께서 테니스 라켓 모양의 작은 펜던트를 선물해 주셨는데,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물건이다.
다미아니는 창립자 가족이 운영하는 유일한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다. 가족 경영의 장점은 무엇인가?
같은 비전과 같은 전략, 무엇보다 같은 열정을 공유한다. 우리 모두 브랜드와 이름이 같기 때문에 책임감 역시 남다르다. 그래서 다음 세대에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가족이 운영한다는 건 소비자에게도 신뢰를 준다. 주얼리 브랜드에 신뢰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는 세 남매가 브랜드를 경영하고 있다.
그룹 회장인 형 귀도(Guido)는 경영과 재무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여동생 실비아(Silvia)는 홍보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나는 스톤 구매, 제품 연구와 개발을 비롯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총괄하고 있다. 물론 중요한 결정은 늘 셋이 함께 논의한다.
다미아니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 오늘날,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나?
매 순간이 큰 도전이다. 주얼리는 한 시즌 유행이 아니라 오래도록, 영원히 간직되어야 한다. 그래서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크리에이티브 팀의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뭔가를 창조하되, 언제나 전통과 지속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꼭 유지하고 싶은 정체성이 있다면?
‘진정성(Integrity)’. 다미아니는 언제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여겨졌다. 덕분에 세계 최고의 보석 공급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가장 아름다운 보석에 대한 일종의 우선권이 있었던 거다. 이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다미아니 하이 주얼리만의 차별점은?
다른 브랜드와는 경쟁하지 않는다. 최대한 우리 헤리티지에 담긴 노하우(Savoir-faire)를 활용할 뿐이다. 특히 다미아니가 제조업체로 탄생했다는 사실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창립자였던 할아버지는 직접 주얼리를 만드는 장인이셨고, 그 유산이 지금까지 우리 DNA에 남아 있다. 고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부터 마지막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우리만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오드 올 이탈리아’ 컬렉션은 어떻게 탄생했나?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이탈리아 브랜드로서 자국에 큰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우리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었고, 그래서 이 아름다운 나라에 헌정하는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다.
가장 이탈리아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이탈리아는 멋진 나라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 도시와 지역에서 다른 문화와 음식,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런 다양성과 혼합적인 요소가 이탈리아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만든다. 그것이 곧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독창적인 스톤이 핵심이다. 다미아니 하이 주얼리 컬렉션에서 늘 반복해 강조하고 싶은 개념이다. 유일한 스톤이기 때문에 똑같은 작품을 다시 만들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유니크 피스’다.
실제로 최근 주얼리 업계의 이슈는 진귀한 스톤이다. 현존하는 원석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은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모든 보석이 저마다 의미가 있지만, 현재는 파라이바 투르말린에 특히 매료되어 있다. 더없이 아름다운 스톤이다.
가장 애정하는 마스터피스를 꼽는다면?
오드 올 이탈리아 컬렉션에는 세 가지 메인 피스가 있다. 가장 먼저 내가 매년 여름 방문하는 사르데냐 해변을 형상화한 ‘마레아 로사(Marea Rosa)’다. 무척 좋아하는 장소여서 즉각적인 영감이 되었다. 두 번째는 그 자체로도 독보적인 31.46캐럿의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사용한 ‘돌체 스틸 노보(Dolce Stil Novo)’. ‘마르게리타’ 컬렉션의 일부 요소와 조화를 이루며 토스카나 언덕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팬시 옐로 그린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펜던트가 달린 ‘에이서니타스(Aethernitas)’다. 비교적 클래식한 작품이지만, 중앙에 자리한 스톤이 희귀하고 독창적이기에 유일무이한 피스라고 할 수 있다.



제작하기 가장 까다로운 제품은?
모든 마스터피스는 제작 기간이 길다. 아주 숙련된 소수의 장인만이 올바른 방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은 제작에만 3~6개월 정도 걸리고, 그보다 길어지기도 한다. 디자인 과정 자체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먼저 중심이 될 스톤을 찾아야 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한 뒤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럼 하이 주얼리는 모두 스톤에서 시작하나?
언제나. 스톤에서 영감을 얻은 뒤 디자인을 진행한다. 그만큼 보석의 독창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미아니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원석이 있는 것 같다.
상당한 보석 컬렉션을 보관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오랫동안 수집해두셨다. 일부는 가보처럼 아껴두는 것이 나을 정도다. 물론 지난 100주년 컬렉션처럼 특별한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한다.
벌써부터 다음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 기다려진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영감을 담은 컬렉션으로, 내년 중반쯤 다시 초대하겠다. 매혹적인 반전을 기대해도 좋다. VK
- 패션 에디터
- 김다혜
- 포토그래퍼
- 이수정
- COURTESY OF
- DAM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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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M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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