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걸’이 겨냥한 욕망의 전복
낯선 이야기, 낯선 조합, 낯선 장르로 촉각을 곤두세우는 영화 <베이비걸>이 오늘 개봉했습니다. 일주일 전 <베이비걸> 시사회장이 밀도 높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것이 떠오르는데요. 외모와 매력, 재능과 재력, 화목한 가족까지, 모든 것을 갖춘 성공한 CEO 로미(니콜 키드먼)가 남편에게도 차마 터놓지 못한 은밀한 욕망에 사로잡히며 인턴 사무엘(해리스 디킨슨)과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는 이야기는 세련된 미장센과 두 배우의 설득력 있는 연기를 덧입으며 모두의 가슴속에 강렬한 파동을 일으킵니다.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 위협적인 소요를 일으킨 개를 수더분한 차림의 사무엘이 능숙하게 길들이는 모습에 매료된 로미의 모습은 이 영화를 함축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화려한 가면을 쓴 채 지배당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감추고 살아가는 로미에게 서툴지만 교활한 방식으로 접근한 사무엘은 권력과 욕망이 교차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시작하며 로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듭니다. 그런 행동은 로미의 갈망을 정확히 읽어내며 아슬아슬한 에로틱 스릴러가 지속되죠. 최근 <보그> 인터뷰에서 니콜 키드먼은 강조했습니다. “섹스는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런데 여전히 너무 금기시하죠. 이제 바뀌어야 해요.”
감독 할리나 레인은 로미의 시점에서 수동적 여성관으로부터 탈피하길 바라면서도 주체성을 억압하는 사회가 지닌 모순 앞으로 관객을 데려갑니다. 그 모순을 직면한 로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올해 가장 섹시한 영화로 손꼽히는 <베이비걸>, 오늘부터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피처 에디터
- 류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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