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역사를 지닌 빈티지 주얼리를 직접 구하고 소개하는 주얼리 그룹 야파가 한국을 찾았다. 그들이 '보그'에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은 1980년대에 탄생한 ‘팬더 드 까르띠에’ 시계. 메종의 가장 대표적인 모티브를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18K 옐로 골드에 촘촘하게 세팅한 옐로·화이트 다이아몬드, 오닉스, 에메랄드로 팬더를 실감 나게 표현했다. 손목 위의 팬더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몸 아래에 비밀스럽게 다이얼을 숨겼다. 시계는 까르띠에(Cartier at Yafa Signed Jewels).
자크 티메(Jacques Timey)가 제작한 해리 윈스턴의 ‘스펙타큘러 크리에이션’. 카보숑 컷 사파이어와 에메랄드, 루비로 구성된 삼원색 보석이 다이아몬드와 어우러지며 리본처럼 이어진다. 화려한 색감과 광채가 교차하는 이 디자인은 20세기 중반 해리 윈스턴 특유의 화려함과 과감함을 보여준다. 팔찌는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 at Yafa Signed Jewels).
부쉐론의 건축적 정밀함을 드러내는 이 목걸이는 1960년대에 제작됐다. 유연한 리본 디자인에 테이퍼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와 스텝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으며, 큼직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계단식으로 이어지며 태슬처럼 움직인다. 약 120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가 극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목걸이는 부쉐론(Boucheron at Yafa Signed Jewels).
불가리 특유의 대담함이 담긴 이어클립.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층층이 엮어 태슬처럼 표현했다. 상단에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라운드 및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을 더했다. 움직일 때마다 에메랄드 하단의 다이아몬드가 형형한 광채를 내뿜는 이어클립은 불가리(Bvlgari at Yafa Signed Jewels).
평생을 여성의 아름다움을 위해 헌신해온 에스티 로더 여사에게 주얼리는 아주 특별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18K 옐로 골드와 플래티넘, 루비, 다이아몬드로 대담하게 완성한 이 목걸이는 그녀가 죽을 때까지 소장했던 제품. 루비의 강렬함과 다이아몬드의 찬란함이 풍성한 볼륨을 이루는 목걸이는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at Yafa Signed Jewels).
GREAT EXPECTATION
빈티지 주얼리의 숭고한 미학.
“맘껏 만져보세요. 팬더 털의 감촉이 느껴질 거예요.” ‘야파 사인드 주얼스(Yafa Signed Jewels, 야파 주얼리)’를 이끄는 타일러 모라도프(Tyler Moradof)는 <보그>에 1980년 선보인 까르띠에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를 보여주며 직접 만져보길 권했다. 그의 말처럼 시계 표면은 팬더의 실루엣을 따라 털 한 올 한 올까지 정밀하게 세공돼 있었다. 희귀한 빈티지 주얼리 워치를 구경하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직접 만져볼 수 있다니! 보통 아카이브 북이나 전시장 쇼케이스에 담긴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모든 제품을 직접 만져보라고 권유하며 각 주얼리나 시계가 담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야파 주얼리는 주얼리라는 유산을 가장 섬세하게 보존하는 박물관급 빈티지 제품을 선보이는 하우스다. 팜비치에 위치한 플래그십 매장과 뉴욕의 프라이빗 쇼룸은 개인 고객과 기관 구매자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국 컬렉터를 위해 종종 서울을 방문하는 야파의 공동 창립자 겸 CEO 모리스 모라도프(Maurice Moradof)와 대표직을 맡아 함께 회사를 운영하는 아들 타일러 모라도프가 하이 주얼리 51피스를 전시한 특별한 서울 쇼룸에 <보그>를 초대했다. “우리는 단지 주얼리를 거래하는 게 아닙니다. 주얼리 역사를 이어가고 있죠.” 타일러 모라도프에게 야파 하우스가 소장한 진귀한 주얼리와 시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야파 주얼리는 어떤 회사인가?
희귀한 빈티지 주얼리, 특히 각 하우스의 서명이 새겨진 피스를 엄선해 소개한다. 주얼리 역사를 써 내려간 하우스의 작품을 다룬다. 모든 피스는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디자인 역사의 한 장면이자 시대의 정서를 대변하는 예술품이다. 그런 작품을 발굴하고 다시 세상과 연결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빈티지 주얼리를 다루는 것은 세월이 빚은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일이다. 그 시작이 궁금하다.
1985년 할머니와 아버지가 뉴욕 47번가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지금은 내가 그 여정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 출발했지만, 그 안에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열정이 깃들어 있었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과 장인 정신에 대한 경의가 세대를 이어 오늘의 야파 주얼리를 만들었다.
세대가 다른 세 사람의 취향은 각각 어떻게 드러나나?
야파 주얼리의 가장 큰 자산은 세대의 다양성이다. 할머니와 아버지는 1960~1980년대의 클래식한 우아함을 사랑한다. 나는 그 전통 위에 대담하고 동시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서로 다른 시선이 충돌하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는 점이 흥미롭다. 그래서 우리 컬렉션에는 세대를 뛰어넘어 통하는 정서가 있다.

개인적으로 주얼리에 매료된 계기가 있나?
어린 시절부터 많은 작품을 보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주얼리가 단순히 아름다운 물건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 밴 존재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 후 주얼리는 내게 가장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대상이 되었다.
야파 주얼리가 소장한 빈티지 주얼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명력을 발산한다.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티파니, 쇼메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메종의 수십 년 전 혹은 100년 전에 선보인 주얼리와 지금의 주얼리는 어떻게 다른가?
오래된 피스를 손에 쥐면 느껴진다. 미세하게 틀어진 세팅, 부드럽게 닳은 표면··· 그것이 바로 빈티지의 생명력이다. 빈티지 주얼리에는 수많은 손길과 시간의 흔적이 있다. 세공과 세팅을 오롯이 손으로 완성해낸 장인의 섬세한 손길은 현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다.
빈티지 주얼리가 유행과 상관없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궁금하다.
앞서 말했듯 빈티지 주얼리의 가장 큰 특징인 뛰어난 디자인과 정교한 수공예는 시간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지닌다. 더불어 빈티지 주얼리는 ‘단 하나’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세상 어디에도 같은 작품이 없어 소유자에게 자부심을 갖게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그 ‘유일함’에 더 큰 가치를 느낀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무엇인가?
디자인은 물론, 그 작품이 얼마나 ‘메종의 DNA’를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까르띠에의 ‘팬더’, 불가리의 ‘세르펜티’가 대표적인 예다. 나는 한 점의 주얼리를 통해 하우스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 어디서도 보기 힘든 피스가 있나?
물론이다. 그중 하나는 1949년 제작된 반클리프 아펠의 변형 가능한 목걸이다. 수십 년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작품으로, 목걸이와 브로치로 변형 가능한 구조다. 이런 주얼리를 발견했을 때 느끼는 전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세상에 단 한 점뿐인 보석을 마주하는 순간, 역사가 눈앞에서 되살아나는 듯하다.
‘찾을 수 없는 것을 찾는다(Where You Find the Unfindable)’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각 피스마다 여정이 다르다. 어떤 것은 몇 년이 걸리고, 어떤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난다. 중요한 건 ‘탐색 과정’이다. 자료와 기록을 찾고, 전 세계 컬렉터들과 관계를 쌓으며 마침내 그 한 점에 다가간다. 발견의 기쁨보다 더 큰 것은 없다.
희귀한 피스를 발견할 때 기쁜가, 아니면 그 주인을 만날 때 더 기쁜가?
둘 다 특별하지만,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 느끼는 기쁨은 형언하기 힘들다. 희귀한 주얼리를 발견하는 건 잠들어 있던 예술을 발굴하는 일이라면, 그 주얼리의 역사는 다시 누군가의 손길이 닿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화보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불가리의 모네떼 네크리스는 특별한 사연이 담긴 듯하다. 이 주얼리는 몇 년에 제작된 작품인가? 그리고 이 목걸이에 사용된 동전은 어느 시대 것인가?
이 목걸이는 1960년대에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총 7개의 고대 로마 은화가 세팅되어 있으며, 모두 1~3세기경에 주조되었다. 앞면에는 각기 다른 황제의 초상과 모티브가, 뒷면에는 신(神)과 알레고리, 고대 로마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새겨져 역사를 목에 걸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작품이다.
아카이브를 재해석한 제품 중 인상 깊은 사례 한 가지를 말해주길.
반클리프 아펠의 ‘로즈 드 노엘(Rose de Noël)’이 대표적이다. 원래 산호로 제작된 컬렉션을 자개로 새롭게 선보이며 고전의 품격과 현대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구현했다. 이런 재해석은 아카이브를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언어로 다시 써 내려가는 일이다.
한국 컬렉터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세련된 미감과 뛰어난 심미안을 지녔다. 예술성과 유산을 함께 존중하며 작품을 보는 눈이 놀라울 만큼 섬세하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표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늘 영감을 준다.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꿈의 피스’가 있다면?
1960~1980년대 반클리프 아펠의 ‘지프’ 목걸이다. 지퍼 구조의 목걸이 디자인은 놀라울 만큼 혁신적이면서도 우아하다. 창의성과 희소성, 장인 정신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 주얼리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다.
야파 주얼리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이어가길 바라나?
우리의 여정은 단지 과거를 보존하는 데 있지 않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주얼리는 결국 사람과 시간을 잇는 언어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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