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점을 연결하는 순간’, 애플과 이세이 미야케의 아이폰 포켓

스티브 잡스가 가장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 목록에 이세이 미야케가 있었다는 건 비밀이 아닙니다. 애플 CEO였던 그가 전 세계 키노트 무대에서 입은 블랙 터틀넥이 이세이 미야케의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서로를 존중했던 두 사람은 특별히 비즈니스적인 활동을 이어가진 않았습니다. 이세이 미야케가 애플의 ‘Think Different’ 캠페인에 출연하고, 애플의 유니폼을 디자인할 뻔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요. 공식적으로 협업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요.
이번 달, 애플은 이세이 미야케와의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2015년 애플 워치 에르메스 이후 꼬박 10년 만에 패션 하우스와 손을 맞잡은 것이죠. 제품은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디자인에 3D 니트 원단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견고하면서도 쿠션감이 있으며, 이세이 미야케의 상징적인 플리츠 플리즈(Pleats Please)의 신축성 있는 주름으로 구성해, 모든 모델의 아이폰(에어팟이나 립밤 같은 작은 필수품 포함)을 꼭 맞게 담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아이폰 포켓은 두 가지 길이로 출시됩니다. 손목에 걸 수 있는 짧은 제품과 크로스 백으로도 착용 가능한 긴 버전입니다. 컬러에 강한 두 브랜드답게 색상을 고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짧은 버전은 여덟 가지 색상, 긴 버전은 세 가지 색상으로 제작되었으며, 만다린 오렌지와 피코크 블루 같은 펀치감 있는 밝은 색상부터 더 은은한 뉴트럴 톤까지 아우릅니다. 짧은 버전은 묶어서 가방의 참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라부부는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 같죠?
이세이 미야케와 위대한 애플의 이전 디자인처럼, 포켓은 겉보기엔 단순합니다. “처음 보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미야케 디자인 스튜디오(이세이 미야케의 모회사)의 디자인 디렉터, 미야마에 요시유키(Yoshiyuki Miyamae)는 말합니다. 2001년 회사에 입사해 미야케와 긴밀히 협력해온 오랜 직원인 미야마에는 고인이 된 디자이너의 ‘A Piece of Cloth(한 장의 천)’ 개념에 기반한 레이블 ‘에이포크 에이블(A-POC ABLE)’을 이끌고 있습니다. 꼼꼼함과 기술적 지식을 갖춘 그는 의류 제작의 세세한 부분까지 탐구하는 레이블의 컨셉을 유지하는 데 완벽한 인물이라 평가받고 있죠.
협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야마에는 이세이 미야케 소속 디자이너 3명을 직접 선발해 팀을 구성했고, 프로토타입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그중 일부는 종이를 오리가미 기법으로 접은 스타일로 제작되었죠. 그들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를 직접 찾아가 산업디자인 팀을 만났고, 거기서 미야마에는 음악 만들기와 비슷한 창작 과정을 거쳤다고 했습니다. “재즈 세션 같았어요. 모두가 브레인스토밍하며 ‘이걸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이 방향으로 가야 할까, 저 방향으로 가야 할까?’라고 물었죠.” 미야마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했기에 이 과정은 매우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었습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양측 모두에게 다행스러운 일이었고, 두 기업이 지닌 ‘혁신’이란 공통 유산 덕분에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애플의 산업디자인 부사장 몰리 앤더슨(Molly Anderson)은 화상 통화에서 “우리는 협업이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하지 않았고, 사실 그것은 진정한 의도가 아니었습니다”라며 “우리는 그들(이세이 미야케)이 어떻게 일하는지, 그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반대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뭉툭한 뱅 헤어에 와이어 프레임 에이비에이터 스타일을 한 스타일리시한 영국인이어서일까요. 앤더슨은 곧바로 미야케 팀과의 시너지를 발견했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위계질서 없이, 전문성이나 규모나 지식의 압박감 없이, 매우 유기적인 관계처럼 느껴졌습니다”라고 설명했죠.
특히 색상을 선택할 때 두 팀의 확실한 시너지가 났습니다. 미야마에 팀이 제안한 (앞서 소개한) 만다린 색상이 당시 미공개였던 새로운 아이폰 17의 ‘코스믹 오렌지’와 가까웠던 겁니다. 앤더슨은 “우리에게 공감되는 것들과 그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는 정말 멋진 순간이었습니다”라고 회상했죠.

페이퍼 엔지니어링(Paper Engineering, 종이 공학) 역사에 충실한 애플의 패키징 또한 격식 있는 분위기와 일본적 감각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폰 포켓을 감싸는 길고 반투명한 종이는 건강한 미래를 기원합니다. 일본 어린이 축제에서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긴 사탕을 감싸는 종이봉투에서 영감받았습니다. 미야마에에게 그것은 어린아이 같은 설렘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죠. “사탕으로 가득 찬 선물을 여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이 액세서리는 또한 휴대폰이 점점 더 패션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휴대폰 케이스의 자연스러운 확장이죠. 앤더슨은 “사람들이 제품을 휴대하고 스타일링하는 방식이 변했고, 그것은 점점 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세이 미야케 같은 패션 하우스와 협력하는 것은 애플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색상, 브랜딩, 소재 측면에서 좀 더 유희성을 발휘하고, 다른 곳에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는 다른 분야의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미야케와 잡스가 제품을 볼 수 없겠지만, 이 협업에는 제품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위대한 두 거장은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의 공통점은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미야마에는 말합니다. “바로 점들을 연결하는 순간입니다.”
아이폰 포켓은 11월 14일 금요일부터 전 세계 일부 애플 스토어 매장과 apple.com에서 판매합니다. 숏 스트랩은 239,000원 , 롱 스트랩은 339,000원에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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