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 위치한 불가리 몬테나폴레오네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은 보그의 스타일 & 아트 에디터 펀미 페토(Funmi Fetto). 불가리 홀리데이를 온전히 체험한 그녀가 공유하는 소중한 마음을 전하는 방법.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네에 있는 불가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단순히 ‘매장’이라고만 부르는 것은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그냥 ‘멋진 옷’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곳은 흔히 생각하는 ‘매장’이 아니다. 그보다는 ‘꿈이 반짝이는 보석상자 같은 곳’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새로운 불가리 플래그십 스토어는 1835년 페르디난도 알베르톨리가 설계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걸작, ‘팔라체토 타베르나 라디체 포사티(Palazzetto Taverna Radice Fossati)’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다시 말해 역사와 건축물 감상은 물론이고 선물하는 기쁨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로마의 예술적 유산이나 밀라노의 정제된 장인 정신, 그리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황금빛 햇살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특별한 선물을 찾기 위해서다. 정확히는 두 명의 여동생에게 줄 홀리데이 기프트를 고르는 일. 둘 다 불가리를 사랑하지만, 취향은 완전히 다르다. 한 명은 여러 주얼리의 레이어링을 즐기고, 다른 한 명은 미니멀리스트로 심플한 단독 착용을 선호한다. 두 동생이 놀라고, 기뻐하고, 고마워할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선물을 고른다는 건 사랑과 배려, 따뜻함을 전하는 행위다. “나는 당신을 아껴요. 나는 당신을 이해해요. 나는 당신의 좋은 일을 함께 축하하고 싶어요.” 그 모든 고운 마음을 담는 것이 아닐까.
몬테나폴레오네의 불가리 스토어는 들어선 순간부터 정중함과 온화함이 느껴진다. 많은 럭셔리 매장이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불가리의 환대는 따뜻하고, 진심 어린 것이었으며, 마치 기쁨을 나누는 ‘동료’로서 맞아주는 듯했다.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 자연스럽고 우아하다. 공간과 시간, 사람 사이에 흐르는 친밀한 공기 속에서 마음을 열리게 한다. 선물을 고르는 행위를 내 앞의 보석만큼이나 시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래서인지 불가리에서의 쇼핑은 하나의 ‘경험’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그 경험은 다시 한번 말해준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누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러면 이제, 쇼핑을 시작해보자.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문 곳은 불가리의 세르펜티 컬렉션. 누가 세르펜티 바이퍼 브레이슬릿의 유혹을 거부할 수 있을까. 불가리의 컨템퍼러리 아이콘 그 자체로 18K 골드로 완성된 유연한 곡선과 미니멀한 라인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양한 골드 컬러를 믹스해 레이어링하거나 파베 다이아몬드가 더해진 제품으로 포인트를 더하는 멋진 연출도 가능하다. 손목을 따라 자연스럽게 감기는 감촉도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이다. 세르펜티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강인함과 자신감을 상징하는 뱀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이어간다. 그래서일까, 이 브레이슬릿을 착용하면 묘하게 당당해지는 기분이 든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완벽하다. 착용감이 편안하고, 어떤 스타일과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패션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내 여동생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브레이슬릿이라면 그녀의 마음에 단번에 들어, 오래도록 소중히 간직될 것이다.
다음은 비제로원 링. 구조적인 형태가 마음에 든다. 강인하면서도 우아하게 움직이는 나선형의 골드 밴드는 로마 건축에 대한 경의이자, 현대적인 감각의 상징이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매일 아침 손가락에 끼울 때마다 ‘그사람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주얼리’, 이것이야 말로 선물의 진정한 기쁨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선물을 한다는 건, 단순히 기념일을 챙기는 행위를 넘어선다. 그 사람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무언가를 건네는 일이다. 나는 그 지점에서 설렘을 느낀다. 특유의 대담하면서도 절제된 라인을 지닌 비제로원은 미니멀한 디자인을 사랑하는 내 여동생에게 더없이 잘 어울릴 듯하다.

다음으로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은 불가리의 디바스 드림. 이 컬렉션에는 언제나 무언가를 기념하는 느낌이 있다. 로마 유적지의 모자이크 타일에서 영감 받은 부채꼴 펜던트는 우아하면서도 경쾌하다. ‘영원한 도시’ 로마의 활기를 그대로 담은 듯하다. 컬렉션을 보고 있자니, 친구가 떠오른다. 일을 사랑하며 언제나 파티를 기다리는 그녀에게 디바스 드림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선물이 될 것이다. 각 컬렉션마다 특색이 달라 컬렉션을 함께 모아놓으면 선물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지 한눈에 떠올릴 수 있기도 하다. 놀라움과 기쁨 그리고 상대를 아끼는 마음을 모두 전할 수 있다.
이렇게 눈부신 작품들 사이에서 어떻게 단 하나만 고를 수 있을까. 끝없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선물 고르기의 첫걸음은 ‘집중’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원래 목적은 여동생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는 것이었음을 잊지 말자고 되뇌며, 디바스 드림은 이번엔 살짝 미뤄두기로 한다. 대신, 다음 여행을 위한 위시리스트에 올려놓는다. 내가 늘 좋아해온 불가리 투보가스와 함께 말이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름답게 포장된 쇼핑백과 함께 불가리를 나선다. 밀라노의 거리와 함께 내가 눈부시게 반짝이는 순간이다.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비제로원 링과 세르펜티 바이퍼 브레이슬릿. 내가 손에 쥔 것은 단순한 보석이 아니다. 내 소중한 마음이자, 앞으로 함께 만들어갈 추억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하나의 약속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불가리가 선사하는 진정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선물한다는 그 행위 자체가 주는 놀라움과 기쁨,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결국 그 무엇보다 귀한 경험이라는 것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