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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보다 우아한 슬랙스! 안젤리나 졸리처럼 흐르거나, 딱 떨어지거나

2025.12.05

치마보다 우아한 슬랙스! 안젤리나 졸리처럼 흐르거나, 딱 떨어지거나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슬랙스의 멋을요.

미니스커트가 대거 쏟아져 나오고, 청바지는 날마다 새로운 실루엣으로 업데이트되니 슬랙스는 뒷전이었습니다. 끽해야 결혼식 갈 때 입을까 말까, 그마저도 올해는 원피스에 팬츠 조합으로 대체했죠. 그런데 오늘 컴퓨터 폴더를 정리하다가, 레퍼런스용으로 저장해놓은 안젤리나 졸리 사진이 눈에 띄더군요. 저장할 때는 발끝까지 떨어지는 블랙 맥시 코트가 눈에 띄었는데, 이번엔 슬랙스에 시선이 갑니다. 차르르 흐르는 핏, 매무새를 신경 쓰지 않고 걸을 수 있는 태도(물론 졸리의 온화한 미소가 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등 모든 요소가 우아함을 완성하더군요. 아, 이거면 연말 모임에 꾸미지 않은 듯 멋 내기 좋겠다 싶었습니다.

Getty Images

어제, 서울에 첫눈이 내리면서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긴바지 스타일링을 다시 눈에 익힐 때가 왔다는 거죠. 청바지보다 부드럽고, 드레스 버금가게 우아한 슬랙스! 런웨이 룩을 통해 어떤 핏, 어떤 스타일링이 좋은지 마음껏 비교해보시죠!

길이 정하기

발등을 덮을 거냐, 발목을 드러낼 거냐, 먼저 정해봅시다. 슬랙스는 미세한 핏이 생명이고, 그 핏의 절반은 길이가 결정하니까요. 빅토리아 베컴처럼 바짓단이 바닥을 스치도록 길게 늘어뜨리면 묵직한 존재감이 생깁니다. 특히 힐과 매치했을 때, 키도 커 보이고 전체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죠. 반대로 이자벨 마랑처럼 발목이 보이게 입으면 경쾌한 느낌이 납니다. 특히 펌프스나 앵클 부츠를 신었을 때 그 효과가 확실하죠. 올해 런웨이에서는 슬랙스가 살짝 짧아졌습니다. 시선을 신발로 끌어내리는 흐름인 걸까요? 이렇게 발목이 드러나면 양말, 스타킹 조합까지,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집니다.

Victoria Beckham 2025 F/W RTW
Isabel Marant 2025 F/W RTW

품 정하기

길이를 정했다면, 이제 품입니다. 상·하의의 균형을 결정짓는 요소니, 전체 실루엣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죠. 우선 베르사체처럼 좁고 곧게 떨어지는 슬림 핏을 살펴볼게요. 롱 코트처럼 긴 상의와 입었을 때 전체 실루엣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반면 톰 포드는 넓은 와이드 핏을 제안했습니다. 시크한 분위기를 내려면 팬츠 자체에 무게를 실어야 하거든요. 다만 품이 넓어졌을 때 둔해 보이지 않도록 드레이프를 추가하고, 벨트로 허리선을 강조했죠. 랄프 로렌은 아예 벌룬처럼 둥글게 과장된 실루엣을 선보였습니다. 골반을 따라 볼륨이 강조되기 때문에 상의는 더 타이트하거나 짧아야 합니다. 블라우스는 바지 안에 넣고, 베스트처럼 몸통을 잡아주는 아이템과 매치해보세요.

Versace 2025 F/W RTW
Tom Ford 2025 F/W RTW
Ralph Lauren 2025 F/W RTW

컬러 조합하기

바로 사고 싶게 만드는군요. 저 블라우스에, 저 슬랙스만 있으면 레드 카펫 베스트 드레서 부럽지 않을 것만 같달까요. 블랙 슬랙스가 있다면, 컬러에 조금만 변화를 줘보세요. 톤이 살짝만 달라져도, 고급스러움이 눈에 띄게 달라지거든요. 펜디처럼 네이비도 좋고, 캘빈 클라인처럼 그레이도 좋습니다. 펜디의 새틴 블라우스와 슬랙스 조합은, 은은한 광 덕분에 범접 불가능한 분위기를 냅니다. 다만, 새틴이 눈에 너무 띄고 부담스럽다면 캘빈 클라인처럼 면 소재를 택해보세요. 무채색 조합만으로도 시선이 집중되는 룩이 완성됩니다.

Fendi 2025 F/W RTW
Calvin Klein 2025 F/W RTW
포토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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