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는 신경 쓸 것이 없다, 오직 자연뿐!
일상다반사를 신경 쓰지 않아도 즐거움이 세팅되는 삶. 여기에 최고의 럭셔리인 자연까지 함께한다면, 우린 뭘 더 바랄까.


나는 지금 하와이 오아후섬 해변에서 한참 떨어진 태평양에 프라이빗 요트를 띄우고 참치 포케를 기다리고 있다. 하와이 롱보드 챔피언 봉가(Bonga)가 엊그제 잡은 참치 사진을 보여주며 “오늘만큼은 셰프”라고 기대를 한껏 부풀려놓았다. 그는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서 나고 자랐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해변에서 축구를 하면서 아버지를 기다렸어요. 방학 때는 와이키키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인 모아나 서프라이더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죠.” 하와이 토박이인 그가 섬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드디어 ‘오션 투 테이블’ 포케와 샴페인이 준비됐다. “포케는 하와이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1990년대부터 즐겨 먹은 친숙한 메뉴죠. 어떤 재료든 섞을 수 있는 자비로운 음식이에요. 하와이처럼요.” 그와의 요트 투어는 달을 보며 마무리됐다. 이는 디스커버리 랜드 컴퍼니(Discovery Land Company, DLC)의 초고층 레지던스 커뮤니티 ‘모할라(Mohala)’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디스커버리 랜드 컴퍼니는 프라이빗 고급 주거 커뮤니티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부동산 기업이다. 1994년 마이크 멜드먼(Mike Meldman)이 설립해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두고, 세계에 35개 이상의 단독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


보트 투어의 여운이 남은 다음 날, 모할라를 방문하기로 했다. 분양권 판매는 시작했으나 아직 완공 전으로, 모델하우스를 보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사무실이 IBM 건물에 있다. 이 건물 옆 ‘워드 빌리지(Ward Village)’ 내에 모할라가 들어선다. 워드 빌리지는 하워드 휴스 커뮤니티(Howard Hughes Communities)가 조성한 약 24만㎡(7만3,000평) 규모의 작은 도시다. 레지던스와 멀티플렉스, 레스토랑, 케어 서비스업체, 대형 공원 등을 갖추고, 태평양과 다이아몬드 헤드를 조망한다. 관광객으로 소란스러운 와이키키와 로컬이 밀집해 살고 있는 다운타운의 중간 지대라 할 수 있다.
내가 하와이에 갈 때면 낮잠을 자는 알라 모하나 공원 앞에 모할라가 자리한다. 알라 모하나는 로컬이 사랑하는 공원이다. 여기에 우뚝 솟을 모할라를 미니어처로 구경했다. 이 초고층에서라면 아침에 일어나 고래를 보는 우연한 행복을 누릴 것 같다. 모할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버트 A.M. 스턴 건축 사무소(Robert A.M. Stern Architects)가 설계했으며 148세대의 일리마(Ilima)와 221세대의 멜리아(Melia) 타워로 구성된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이렇게 큰 주방에서는 봉가가 잡은 대형 참치도 해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 같은 게으른 자는 이곳의 미식 프로그램을 이용하겠지만.

모할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나와 가족이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집사’와 비슷하다. 다이닝, 웰니스 프로그램, 아웃도어 어드벤처 컨시어지를 포함한다. 봉가 같은 전문가와 함께 요트를 타고 나가 서핑을 배우고 선셋 크루즈, 낚시를 즐긴다. 원하면 말이나 산악자전거를 타고 자연을 훑거나 다이아몬드 헤드 트레킹을 떠날 수 있다. 스파를 비롯한 피트니스센터에서 개인 트레이닝과 식단도 관리해준다. 또 하나, 모할라를 비롯해 디스커버리 랜드 컴퍼니의 다른 지점에서도 느낀 건, 팜 투 테이블을 기반으로 한 미식이 훌륭하다는 점이다. 모할라에서는 살아 있는 전설인 프렌치 런드리 출신의 셰프가 날 위해 하와이산 단새우에 고추장 오일을 바른 초밥을 준비해주었다. 하와이의 소울 생선이라 할 수 있는 마히마히를 바싹 구워 넣은 타코는 인생 타코가 돼버렸다. 그 후에도 메뉴판마다 이 생선을 찾게 됐다. 오랜만에 숙소에서 컵라면을 꺼내지 않은 여행이랄까.
머무는 동안 가장 많이 들은 문장은 “Lock and leave”다. 당신이 하와이에서 겨울을 보내고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혹은 다른 세컨드 하우스로 옮기고 싶을 때 신경 쓸 것 없이 실행에 옮기라 권유한다. 머무는 동안 하우스키핑과 주택 정비는 물론 부재중 집 관리를 해주고, 다시 돌아올 땐 냉장고에 주인의 취향을 고려한 식재료를 채워 넣고, 테이블에는 신선한 원두가 준비될 것이다. 자잘한 것을 신경 쓰지 않는 삶이라면 다른 시간 개념에 살 듯하다. 시행사는 이렇게 강조했다.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나는 이 일주일만이라도 여유로운 인터스텔라에 머물기로 했다.
두 번째 섬, 카우아이로 이동했다. 섬의 80%가 자연림으로 뒤덮인 이 신성한 섬에 꼭 와보고 싶었다. 북부에 자리한 디스커버리 랜드 컴퍼니의 노스 쇼어 프리저브(North Shore Preserve)는 주거용 부지 총 109개로 구성되며, 이 중 73개는 약 4,000㎡(1,200평)에서 18만8,000㎡(5만7,000평)에 이른다. 앞서 말한 모할라가 제공하는 집사 및 레저 서비스도 당연히 가능하다.


나는 버기카를 타고 카우아이의 대자연을 2시간가량 훑었지만 한 번도 주택을 볼 수 없었다. 모할라가 초고층 주거 형태라면, 이곳은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주택형이며,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만큼 대중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한다. “그들이 창을 통해 보고 싶은 건 태평양 혹은 히히마누산의 폭포니까요.” 버기카를 운전해주던 스태프가 말했다.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갖고 있는 대지의 10%만 개발하고 있어요.”

버기카를 타고 가다 자유로운 닭 무리 때문에 종종 멈춰야 했다. “여긴 동물도 행복하죠.” 스태프가 웃으면서 말했다. 우린 간식을 주지 않아 섭섭해하는 말을 만나고,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호박을 먹는 반려 돼지에게 인사한 후 폭포에 들렀다. 외갓집 과수원에서 봤음직한 오두막에는 착즙 주스와 비타민 음료 등을 비롯해 과감히 물에 뛰어들라며 튜브도 마련됐다. 버기카 로드를 달리다 보면 갑작스럽게 테이블과 탁자,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자리가 나타나는데, 회원을 위한 자연 쉼터다. 그곳엔 산맥과 바람 소리밖에 없다. 역시 최고의 럭셔리는 자연이다.

두 번째 럭셔리는 체력 아닐까. 근육이 다부진 트레이너가 나를 수영장을 가장한 수중 트레이닝 시설로 안내했다. “자, 이제 XPT(익스트림 퍼포먼스 트레이닝) 훈련을 시작해볼까요?” 물속에서 아령을 들고 이동하는 포즈에 겁먹은 내게 그가 태연히 말했다. “서핑 레전드인 레어드 해밀턴이 설계한 과학적인 운동법이에요.” 훈련 후 근육을 회복할 수 있는 아이스 욕조와 사우나가 있었지만 나는 스파 할레 후나(Hale Huna)로 향했다. 숲속 나무 별장에서 요가 구루 같은 여성이 화이트 세이지를 태우며 맞아주었다. “향을 다 태우면 소원을 빌어보세요.” 원주민의 전통 노래를 부르며 시작된 스파는 다도로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날은 마우이섬 남쪽에 위치한 마케나 골프 앤 비치 클럽(Makena Golf and Beach Club)에 들렀다. 250여 개 레지던스로 구성된 이곳은 내게 익숙한 콘도 형태였다. 산을 향해 있는 마우카(Mauka)와 해변에 자리한 비치 클럽(Beach Club)으로 나뉜다. 여러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즐거움이 컸는데, 회원 개인이 설계도 하지만, 디스커버리 랜드 컴퍼니 팀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곳에선 챔피언십 골프 코스, 드라이빙 레인지, 다양한 다이닝, 유기농 농장인 나울루(Naulu), 피트니스센터, 스파, 수영장 등을 운영한다. 레스토랑에서 그나마 회원들을 볼 수 있었다. (어찌나 프라이빗한지 이제야!) 그들은 내년에 열릴 ‘회원배 골프 대회’를 논의하거나, 다음 휴가는 어디로 ‘록 앤 리브’ 할지 얘기했을지 모른다. 나는 휴대폰으로 한국에서 온 이메일을 체크하려다 덮어두고 그들의 느린 시간에 합류했다. 북적일 공항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래야지 다짐하면서. 여건이 어떻든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V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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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디렉터
- 김나랑
- 포토
- Courtesy of Discovery Land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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