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수십 년에 걸쳐 인상적인 작품을 연출한 로브 라이너(Rob Reiner) 감독. 그는 로맨틱 코미디부터 스릴러, 모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명작을 선보였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따뜻한 인간미와 진심 어린 유머가 담겨 있었죠.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라이너 감독과 아내 미셸 싱어 라이너를 애도하며 그의 작품을 돌아봅니다.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1984)

로브 라이너의 감독 데뷔작이자 전설적인 모큐멘터리 코미디 영화입니다. 어리숙한 영국 록 밴드 스파이널 탭의 처참한 미국 투어를 그린 이 작품은 음악계의 진부한 클리셰를 완벽하게 포착했죠. 라이너 본인도 이 작품에 감독 역할로 출연했습니다. 올해 밴드 스파이널 탭의 결성 40년 후 모습을 담은 <스파이널 탭 2>를 공개해 이슈가 됐습니다.

스탠 바이 미(1986)

미국 인기 소설가 스티븐 킹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탠 바이 미>는 기차에 치여 죽은 소년의 시신을 찾으러 나선 네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 영화입니다. 10대 소년들을 캐스팅한 저예산 영화임에도 흥행에 성공해 라이너 감독에게 성공을 안겼죠.

프린세스 브라이드(1987)

라이너 감독은 최고의 작가를 발굴해 그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 윌리엄 골드먼과 함께했죠. 생동감 넘치는 대사와 개성 있는 캐릭터로 다채로운 판타지 세계를 창조했습니다. 개봉한 지 40년 가까이 됐지만, 인상적인 가족 영화로 손꼽힙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역대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꼽히는 이 작품으로 라이너 감독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 반열에 올랐습니다. 빌리 크리스탈과 멕 라이언의 연기와 노라 에프론의 각본, 라이너의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 완벽한 작품이 탄생했죠. 이 영화는 라이너 감독과 아내 미셸의 러브 스토리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영화 촬영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거든요!

미저리(1990)

라이너 감독의 완벽한 연출력을 잘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겉보기에는 광적인 팬의 집에 갇힌 작가의 이야기를 다룬 공포 영화 같지만, 이 작품은 섬뜩할 정도로 웃긴 장면도 보여줍니다. 윌리엄 골드먼이 각본을 쓰고 여주인공 캐시 베이츠가 열연한 이 영화를 명작으로 만든 것은 무엇보다 라이너 감독의 연출이었죠. 그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긴장감 넘치면서 매력적인 작품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어 퓨 굿 맨(1992)

아론 소킨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이 작품으로 라이너 감독은 법정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동료 해병대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두 해병대원의 군법회의와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죠. 톰 크루즈와 잭 니콜슨, 데미 무어, 케빈 베이컨 등이 이 작품으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플립(2010)

라이너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작품입니다. 사랑에 빠진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귀여운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와 성장 서사의 균형을 맞춘 매력적인 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