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서울에서, 그레타 리!

한반도를 넘어 끝없이 확장하는 K. 동시다발적인 활약으로 코리아 패션 디아스포라를 완성한 그레타 리, 애슐린 박, 은남 홍, 니나 팍, 엘리아 박을 <보그> 1월호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배우이자 스타일 아이콘 그레타 리가 그 첫 번째 이름이다.

패션 화보

서울에서, 그레타 리!

한반도를 넘어 끝없이 확장하는 K. 동시다발적인 활약으로 코리아 패션 디아스포라를 완성한 그레타 리, 애슐린 박, 은남 홍, 니나 팍, 엘리아 박을 <보그> 1월호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배우이자 스타일 아이콘 그레타 리가 그 첫 번째 이름이다.

할리우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그레타 리. 서울을 찾은 그녀가 2026년 '보그 코리아'의 첫 번째 얼굴이 되었다. 티파니의 아이콘을 재해석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컬렉션이 그 자리에 함께했다. 새가 중앙에 자리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버드’ 반지와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러브버드’ 반지.

티파니 역사와 함께한 쟌 슐럼버제의 유산은 지금도 유효하다. 18K 옐로 골드와 플래티넘에 총 8캐럿이 넘는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249개를 더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스타 플라워’ 귀고리, 총 23캐럿 이상의 오벌 컷 시트린 15개와 총 14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330개를 세팅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터플라이’ 목걸이, 총 8캐럿 이상의 오벌 컷 시트린과 총 6캐럿이 넘는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의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터플라이’ 팔찌가 반짝인다. 6캐럿 이상의 에메랄드 컷 오렌지 사파이어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터플라이’ 반지, ‘티파니 식스틴 스톤’ 파베 다이아몬드 반지를 꼈다. 톱은 꾸레주(Courrèges), 스커트는 와이씨에이치(YCH), 구두는 스튜디오 아멜리아(Studio Amelia).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불꽃 모양 귀고리, 15.95캐럿의 쿠션 컷 애미시스트와 총 3.33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48개,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8개, 라운드 컷 핑크 사파이어 2개로 장식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펜던트.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불꽃 모양 귀고리, 15.95캐럿의 쿠션 컷 애미시스트와 총 3.33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48개,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8개, 라운드 컷 핑크 사파이어 2개로 장식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펜던트.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불꽃 모양 귀고리, 15.95캐럿의 쿠션 컷 애미시스트와 총 3.33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48개,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8개, 라운드 컷 핑크 사파이어 2개로 장식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펜던트. 톱은 루도빅 드 생 세르냉(Ludovic de Saint Sernin).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불꽃 모양 귀고리, 15.95캐럿의 쿠션 컷 애미시스트와 총 3.33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48개,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8개, 라운드 컷 핑크 사파이어 2개로 장식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펜던트. 톱은 루도빅 드 생 세르냉(Ludovic de Saint Sernin).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드롭 귀고리. 페도라는 큐 밀리너리(Q Millinery).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컬렉션의 다이아몬드를 더한 18K 로즈 골드 귀고리와 롤로 펜던트 목걸이, 뱅글과 반지,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의 뱅글, 반지를 착용했다. 니트 톱과 청바지는 디올(Dior).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의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귀고리,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시계, ‘티파니 식스틴 스톤' 다이아몬드 반지,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반지 2개와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러브버드’ 반지. 톱은 루도빅 드 생 세르냉(Ludovic de Saint Sernin), 팬츠는 마크공(Markgong).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귀고리,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뱅글과 반지. 톱과 스커트는 르쥬(Leje).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734개와 바게트 컷 사파이어 9개, 바게트 컷 에메랄드 5개, 바게트 컷 블루 토파즈 16개로 장식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시계.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롤로 펜던트 목걸이와 뱅글. 조끼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스커트는 듀란 랜팅크(Duran Lantink), 신발은 아르다사에이(ArdAzAei).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734개와 바게트 컷 사파이어 9개, 바게트 컷 에메랄드 5개, 바게트 컷 블루 토파즈 16개로 장식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시계.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뱅글과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버드’ 반지.

플래티넘과 18K 옐로 골드, 다이아몬드의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버드’ 귀고리와 펜던트 목걸이,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러브버드’ 반지. 플래티넘, 다이아몬드의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두꺼운 뱅글. 드레스는 디올(Dior).

1.86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8K 옐로 골드, 플래티넘의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플레임’ 귀고리와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뱅글.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시계. ‘티파니 버드 온 어 락 윙스’ 롤로 펜던트 목걸이와 뱅글, 귀고리. 조끼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스커트는 듀란 랜팅크(Duran Lantink). 주얼리는 티파니(Tiffany&Co.).

레드 카펫 위의 모습 그대로 본능적이고 확실한 움직임. 주어진 삶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그레타 리의 목표 의식은 새해에만 해당하는 마음이 아니다.

서울에서 진행된 <보그> 촬영에 임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현장에 모인 전문가들을 충분히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든 순간이 치열했지만 순조로웠죠.

뒤늦게 성공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기회 앞에서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레타 리(Greta Lee)는 2006년 드라마 <로 앤 오더: 성범죄전담반>으로 데뷔한 후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2023)로 각종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며 할리우드 스타가 됐다.) 어떤 의견이 생겼을 때 그것이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한 것이란 확신이 든다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만,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면서까지 무리하지 않는 편이에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순간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늘 그런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죠.

당신의 놀라운 면모 중 하나는 늘 새로우면서도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오버사이즈 리본이 달린 녹색 드레스를 입고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당신을 여러 매체에서 최고의 레드 카펫 순간으로 꼽은 것처럼 대담한 스타일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죠. 보여주는 모습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는 편인가요?

음, 그때그때 달라요.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를 땐 반드시 얘기하지만, 제가 조금 덜 개입해야 하는 경우도 분명 있거든요. 그럴 땐 그 한계를 받아들이는 대신 몸과 시선, 애티튜드를 활용해 저만의 에너지를 발산하죠.

최근 미국 '보그'는 오버사이즈 리본이 달린 녹색 드레스를 입고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그녀의 모습을 최고의 레드 카펫 모먼트로 꼽았다.

이번 <보그> 촬영은 티파니와 함께했습니다. 티파니와의 협업은 어떤 점에서 당신을 설레게 하나요?

티파니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저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건 정말 즐거운 작업이에요. 평소에는 아주 미니멀한 주얼리 스타일링을 즐기지만, 스타일리스트 다니엘 골드버그(Danielle Goldberg)와 레드 카펫 의상에 매치할 주얼리를 고를 땐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요. 제가 주얼리를 착용하는 경우는 아주 특별하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목격하는 저의 모든 스타일링은 심사숙고한 결과물이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스타일리스트 다니엘 골드버그와 레드 카펫 의상을 고를 땐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요. 여러분이 목격하는 저의 모든 스타일링은 심사숙고한 결과물이랍니다!”

한국을 찾은 건 <트론: 아레스> 홍보 일정을 위해서기도 했죠. 출연진을 대표해 홀로 기자 간담회와 인터뷰 등 여러 일정을 감당했는데 낯설게 느껴지거나 긴장하진 않았나요?

전혀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인걸요.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고국에서 제가 작업한 영화를 직접 소개할 수 있어 정말 영광스러웠어요. 일정 내내 한국과 깊숙이 맞닿아 있는 제 안의 소녀가 기쁨과 감격으로 벅차올랐죠.

<보그> 촬영장에 동행한 여동생과 함께 한국에서의 평범한 일상도 누렸을까요?

이번에는 맛보기 정도라 좀 더 여유를 갖고 다시 오려고요. 고등학생 때 동생과 함께 친척을 보러 한국에 오곤 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주변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직도 기분이 묘해요. 다들 한국 문화의 매력을 너무 늦게 알아챘죠.(웃음) 예술가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난 만큼 한국인에게 잠재된 예술성을 잘 알거든요. 어머니는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였고, 이화여대에서 민화를 공부했어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여동생은 화가고요. 시각예술, 음악, 영화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인은 재능을 타고났고, 더 늦기 전에 다른 나라에서도 그걸 알아서 다행이에요.

강렬한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한 <트론: 아레스>는 당신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스케일이 큰 작품이죠. 지난해 우리가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눌 당시 토론토에서 한창 촬영 중이던 당신은 “엄청나게 달리고, 오토바이도 타고, 와이어 조작법도 배우며 겸손한 마음으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어요. 이 모든 여정을 통해 뭘 얻었나요?

지금 몇 살이든, 이제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든, 도전에는 한계가 없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어요. 삶은 놀라움의 연속이고, 앞으로 또 뭘 새롭게 배울지 더 기대하고 있죠.

<트론: 아레스>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이자 CEO인 ‘이브 킴’으로 활약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에서 연기한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분석관 ‘애나 박’을 비롯해 유능하고 진취적인 인물로 자주 등장하는군요.

강하고, 지적이고,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에 매력을 분명히 느껴요. 하지만 그런 여성을 연기하더라도 인물이 지닌 부드럽고 연약한 면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이죠. 결국 그들도 평범한 여자이자 인간일 뿐이니까요. 가장 좋아하는 시나리오는 그런 평범한 여성이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달라지고, 그래서 초인적인 면을 발휘하는 이야기예요. <트론: 아레스>의 이브처럼요.

당신의 또 다른 대표작 <더 모닝 쇼> 시리즈의 ‘스텔라 박’ 역시 뉴스 보도국의 리더로서 한계를 계속 뛰어넘기를 요구받는 인물입니다. 특히 최근 공개된 시즌 4에서는 커리어 하이에 몰두하던 그녀가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큰 공감을 얻었어요.

스텔라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예요. 그만큼 수년간 이 인물을 잘 표현하기 위해 고심해왔고, 이번 시즌에서 그녀의 내면을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행복했어요. 덕분에 내가 거둔 성공과 성취가 ‘나’라는 사람을 규정하는 삶이 어떤 것일지도 고려해볼 수 있었죠. 야망 있고, 독창적이며, 진취적인 삶을 위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던 스텔라의 이야기는 곧 제 이야기이기도 해요. 백인 남성이 장악한 사회에서 유색인종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저 존재하기 위해서만이라도 엄청난 트라우마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스텔라를 통해 그런 삶을 보여줄 수 있어 반가웠어요.

삶의 변곡점을 맞이한 시즌 4의 스텔라를 연기하며 가장 고심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지난 시즌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공들인 부분도 있을까요?

긴 시간 모른 척 살아왔으나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았던 마음의 물꼬를 트는 일에 집중하기만 하면 됐어요. 이제까지 스텔라는 성공하기 위해, 스스로 부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씨름해왔죠. 그녀는 유능한 존재로 살아남고 싶어 했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아주 갑작스러운 순간에, 지극히 현실적인 시나리오 때문에 무너져 내리죠. 안타까울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텔라가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은 것 같아 잘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차기작이 될 <레이트 페임>은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인디 영화입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통해 화려하고 과시적인 삶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과 어색함을 상쇄하게 됐다”고 말했어요.

이 작품이 제 삶에 찾아올 당시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거든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얼마 안 가 사라지고 말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지나치게 많은 자본이 투입되지 않나? 그런 사회에서 예술의 가치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사람들은 더 이상 어떤 작품이 얼마나 좋은지 논하지 않고 “바로 다음 거!”를 외칠 뿐이에요. <레이트 페임>은 그런 시대의 예술가들이 과연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작품이죠. 제가 맡은 글로리아는 인스타그램이 뭔지도 모른 채 살아가며, 오직 순수한 예술만 추구하는 연극배우예요. 스스로를 마를렌 디트리히, 이사벨라 로셀리니, 애나 메이 웡, 라이자 미넬리 같은 할리우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여배우와 동일시하며 그렇게 되려고 애쓰죠.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여성들이 더는 주목받지 못하거나 완전히 잊힌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글로리아를 연기하며 연기 그 자체가 제가 목표 의식을 안고 살아가게 했음을 알았어요. 너무 감사하죠. 연기가 아니었다면 저 역시 방향을 잃고 말았을 거예요.

촬영장에서도, 레드 카펫 위에서도 그레타 리는 결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아이템이든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그녀는 미국 '보그'와 '엘르'를 비롯해 많은 패션지와 패션·주얼리 하우스의 얼굴로 활약하며 유일무이한 스타일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또 하나의 기대되는 소식은 모니카 킴의 심리 공포 소설 <The Eyes Are the Best Part>를 각색한 작품을 통해 장편 영화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의 어떤 면이 도전 정신을 자극했나요?

소설을 읽자마자 거의 집착에 가까운 애착을 느꼈을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한 이야기였어요. 이야기를 각색해 연출을 시도해볼 좋은 기회를 만나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작품을 골랐죠. 보는 이들이 저와 호러라는 장르의 궁합을 신선하게 느낄 것 같아 더 마음이 가기도 했어요.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패스트 라이브즈>는 죽는 날까지 나의 대표작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 있어요. 가슴 설레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도 그 예감은 여전히 굳건한가요?

이 업계에서 20년 동안 일했지만, <패스트 라이브즈> 덕분에 이제 막 시작한 것 같은 기분을 느꼈거든요. 정말 많은 분의 공감을 샀고, 앞으로 선보일 작품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죠. 영화가 너무 좋았다고 말하는 한국 관객을 만난 건 특히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패스트 라이브즈>가 정말 좋은 영화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가 한국인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뿐 아니라 공항, 슈퍼마켓, 주유소, 호텔 로비, 레스토랑 등 일상적 장소에서 그 영화가 자신의 이야기라 말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사랑을 잃어봤거나, 과거의 사랑과 다시 연결됐거나, 그런 사랑을 기다리는 이들이었죠. <패스트 라이브즈> 덕분에 처음으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기를 기대한다는 어떤 젊은 여성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죠.

보통의 삶, 보통의 이야기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냅니다. 할리우드와 패션계에서 날로 높아지는 위상과 별개로 아내이자 딸, 두 아이의 엄마, 한 인간으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집에 있을 땐 모든 면에서 템포를 늦춰요. 요리하고, 정원을 가꾸고, 캠핑도 즐기면서요. 일할 땐 내 안의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면을 발휘해야 하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누릴 땐 의도적으로 제가 지닌 감성적이고 가족적인 면을 끄집어내 삶의 균형을 맞추려 해요. 엄마이자 아내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보람되고,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거든요. 공동체 의식은 인간에게 정말 중요해요.

2026년의 첫 <보그> 커버스토리를 당신 이야기로 채웁니다. 새로운 해를 앞두고 뭘 가장 기대하나요?

글쎄요. 2026년은 어떤 해가 될지 전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삶을 기대하는 이유죠. VK

    패션 에디터
    손기호
    피처 에디터
    류가영
    포토그래퍼
    박배
    헤어
    오지혜
    메이크업
    유혜수
    네일
    임미성
    포토
    GETTYIMAGESKOREA
    SPONSORED BY
    TIFFANY&CO.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