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의 추구미, 2000년대 지젤 번천처럼 입기

포멀한 면모보다 캐주얼한 모습이 더 뇌리에 남는 스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대의 지젤 번천이죠.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묶고 컨버스 운동화를 신은 채 뉴욕 거리를 걷던 모습이라든지, 롱 어그 부츠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LA에서 점심을 먹다 포착된 사진이라든지, 블랙 스키니 진에 스카프, 그리고 유선 이어폰을 매치한 그녀의 공항 패션이라든지, 그 모든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2000년대 패션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이아몬드 장식 청바지와 화려한 프린트의 티셔츠 등 형형색색 룩을 떠올리지만, 그 시대에도 절제된 패션은 존재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노멀코어’에 가까운 룩도 있었죠. 키이라 나이틀리와 제이미 도넌이 무난한 스케이터 벨트와 헐렁한 비니를 착용한 게 그 예입니다. 지젤 역시 회색, 갈색, 카키색이 조화를 이룬 캐주얼하고 심플한 룩을 선택한 인물 중 하나였고요.
지젤은 언제나 완벽해 보였습니다. 물론 그녀가 슈퍼모델이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죠. 그녀는 늘 낡은 듯한 스웨이드 가방을 들고, 서너 개의 아이템만으로 스타일링을 완성했습니다. 과도하게 액세서리를 활용하거나, 스타일리시해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욱 멋스러워 보였어요. 그 시절 그녀의 패션은 밀레니얼 세대 노멀코어의 교과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죠. 진짜 Y2K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2000년대 아이콘을 참고해야 합니다. 올겨울에는 2000년대 지젤의 스타일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긴 어그 부츠

요즘은 긴 어그 부츠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한동안 길이가 짧은 클래식 어그 부츠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이제 더 독특하고 대담한 스타일이 떠오를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지젤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채, 카키색 청바지에 이 부츠를 매치해 자연스러운 룩을 완성했습니다. 3시간가량 이어지는 수다 가득한 점심 모임에 딱 어울리는 스타일이네요.
베이커 보이 캡 + 얇은 스카프

얼마 전 <러브 액츄얼리>를 다시 봤어요. 문득 베이커 보이 캡이 예뻐 보이더라고요. 아마 키이라 나이틀리가 극 중에서 완벽하게 연출했기 때문일 거예요. 물론 2006년 무렵의 지젤 역시 마찬가지고요. 여기에 얇은 스카프를 더해주는 게 ‘킥’입니다. 진짜 스카프 대신 얇은 천 조각을 둘러도 굉장한 효과를 낼 수 있고요.
블랙 스키니 진 + 유선 이어폰

결코 질리지 않는 룩입니다. 유선 이어폰, 바이커 부츠, 빈티지 재킷, 로우 라이즈 블랙 스키니 진, 스카프 역할을 하는 커다란 회색 천, 그리고 더티 블론드 헤어까지. 2000년대 초반 많은 소녀들의 추구미였던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느낌’이 완벽하게 구현됐죠. 포멀한 자리만 아니라면 어디라도 어울릴 만한 스타일링이에요.
스터드 벨트

사실, 스터드 벨트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이 아이템이 다시 예뻐 보일 날이 과연 오기나 할지, 회의적인 입장이었죠. 하지만 지젤이 로우 라이즈 청바지, 초대형 선글라스, 그리고 두툼한 2G폰과 함께 스터드 벨트를 매치한 사진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잘만 조합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아이템이더군요. 하지만 이 룩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검은색 플랫 스웨이드 부츠입니다.
스웨이드 코트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가짜 모피 안감이 달린 스웨이드 코트를 입으면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왠지 이케아에서 파는 원숭이 인형이 된 것 같아서요. 지젤은 이마저도 완벽하게 풀어냈지만요. 선글라스, 후프 귀걸이, 불타는 듯한 붉은색 디올 핸드백, 그리고 감성 넘치는 폴더폰과 매치하는 방식으로 말이에요. 그야말로 그 시절 ‘퀸카’ 재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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