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지금 당장 입을 수 있는 2026 봄/여름 핵심 트렌드 3

2026.01.05

지금 당장 입을 수 있는 2026 봄/여름 핵심 트렌드 3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2026년의 패션은 ‘감각’과 ‘여유’를 이야기합니다.

Chanel 2026 S/S RTW
Prada 2026 S/S RTW
Dior 2026 S/S RTW
Loewe 2026 S/S RTW

Business of Fashion(BoF)과 맥킨지가 공동으로 진행한 2025년 패션 산업 설문 조사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바로 ‘도전적(Challenging)’이었습니다. 관세 인상, 인공지능, 인플레이션까지 여러 브랜드가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급변하고 있죠. 팬데믹으로 인해 산업 전체가 잠시 멈춰 섰던 시기는 벌써 오래전 이야기가 됐습니다. 2026 봄/여름 시즌, 패션계에서는 무려 15번의 데뷔 무대가 이어졌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둘러싼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 게임처럼 계속되고 있죠.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패션은 다시 한번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의 럭셔리는 어떤 얼굴이어야 할까?”

재미있는 점은 이번 시즌 새로운 방향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인물들이 두 명의 여성 디자이너였다는 사실입니다. 수적으로는 여전히 소수지만, 이들이 제안한 비전은 조용하면서도 분명했죠.

Bottega Veneta 2026 S/S RTW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사람들의 가장 입에 많이 오르내린 이름은 루이스 트로터였습니다. 루이스의 보테가 베네타 데뷔 컬렉션은 하우스가 오랫동안 고수해온 ‘손으로 만든 것의 가치’를 다시 중심으로 돌려놓았어요. 손으로 엮은 듯한 촉감의 소재, 알고리즘으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불완전한 아름다움, 그리고 일상에 은은하게 스며드는 럭셔리. 불꽃처럼 소용돌이치는 컬러의 니트는 재활용 유리섬유로 만들었고, 화이트 팬츠와 스포티한 펌프스와 매치해 ‘입을 수 있는 예술’을 구현했죠. “모피 같은 촉감이지만 유리처럼 움직인다”는 그녀의 설명처럼 이 컬렉션은 감정에 공명하는 옷으로 가득했습니다.

Proenza Schouler 2026 S/S RTW

한편 레이첼 스콧은 프로엔자 스쿨러에서 ‘여유 있는 여성상(Lady of Leisure)’이라는 개념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부드럽게 흐르는 드레이핑, 단순하지만 계산된 실루엣, 크림과 시(Sea) 글라스 그린, 번트 오렌지로 이어지는 오묘한 컬러 팔레트까지. 실루엣은 몸을 따라가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움직임은 자유롭지만 흐트러지지 않았죠. 이런 접근은 레이첼이 브랜드 디오티마에서 이어온 현대적인 보헤미안 감각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습니다. “브랜드의 실루엣과 컬러를 이해한 뒤, 그 안에 제 관점을 조금씩 더했다”는 그녀의 말처럼 이번 컬렉션은 협업에 가까운 방식으로 완성했다고 할 수 있죠. 그 결과 평소보다 훨씬 다양한 텍스처가 등장했고, 소재는 다시 한번 패션의 중심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때 텀블러를 중심으로 소비되던 ‘다크 아카데미아’도 새로운 얼굴로 등장했습니다. 이전처럼 음울하고 폐쇄적인 분위기보다는 훨씬 밝고 일상적인 ‘문학적 무드’에 가까웠죠. 샤넬, 셀린느, 프라다, 토리 버치 컬렉션에선 지적인 태도와 실용성이 공존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변하지 않는 것은 변화뿐”입니다. 그리고 2026 봄/여름 시즌의 변화는 꽤 명확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더 조용하고 촉감이 살아 있으며 무엇보다 지금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옷. 이제 남은 건 직접 입어 보는 일뿐입니다.

지적인 시크

Courtesy of N°21, Prada, Celine, Boss, Bottega Veneta

지적이고 문학적인 스타일은 더 이상 일부 마니아의 취향이 아닙니다. 2026 봄/여름 런웨이에서 이 무드는 훨씬 부드럽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해석됐죠. 셀린느부터 토리 버치까지. 디자이너들은 고상한 태도를 유지하되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 풀어냈어요. 먼저 샤넬의 마티유 블라지는 브랜드의 유서 깊은 코드를 재정비했습니다. 단정하지만 고루하지 않은 트위드 셋업에 레이어드 네크리스를 착용하고, 가벼운 니트와 함께 스타일링해 경직되지 않은 균형을 완성했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유니폼에 더 가까운 방향을 선택했는데요. 버건디, 네이비, 그린 같은 깊이감 있는 컬러의 니트 폴로와 A 라인 스커트, 여기에 실크 스카프를 매치하며 지적인 옷차림의 또 다른 해석을 제안했죠.

촉감이 살아 있는 패션

Courtesy of Chanel, Balenciaga, Khaite, Altuzarra

‘만지고 싶은 옷’이야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궁극의 패션 판타지가 아닐까요? 샤넬은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통해 이 판타지를 마음껏 펼쳤습니다. 태양계를 연상시키는 무대 위에서 펼쳐진 컬렉션은 브랜드의 부클레를 재해석하는 동시에 폭발적인 텍스처 플레이로 감각을 자극했죠. 피날레에 등장한 ‘피냐 콜라다’ 스커트는 이 거대한 판타지의 클라이맥스였고요. 보테가 베네타, 드리스 반 노튼, 로에베, 알라이아 역시 텍스처와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옷이 주는 감각적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2026년의 럭셔리는 시각적 완성도를 넘어 실제로 입고, 만지고, 느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여유의 미학

Courtesy of Dior, Maria McManus, Ferragamo, Carven, Calvin Klein Collection

그렇다면 2026년의 조용한 럭셔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여유로운 실루엣과 고급스러운 소재의 조합이죠. 프로엔자 스쿨러의 흐르는 듯한 레이어링 룩은 편안하지만 구조를 잃지 않았고, 마리아 맥마누스는 샴페인 실크와 데님을 결합해 부드러운 힘을 보여줬어요. 조나단 앤더슨은 그레이 멜란지 카디건과 감싸는 듯한 스카프, 와이드 팬츠에 포인티드 햇을 더하며 여유로운 실루엣에 드라마를 입혔고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느긋하지만, 결코 게으르지 않습니다. 다사다난하고 복잡한 현실을 뒤로하고, 그저 ‘잘 쉬는 법’을 아는 사람들의 옷이라고 할 수 있어요.

Joy Montgomery, Alice Cary
사진
GoRunway,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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