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줄로만 알았던 꽃무늬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꽃무늬를 여성스럽고 사랑스럽게 입어야 한다는 것은 낡은 공식이 되었습니다.

저는 봄이 되면 꽃무늬 옷부터 꺼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습니다. 억지로라도 뭔가 플로럴 아이템을 끼워 넣지 않으면, 봄을 맞이하지 못한 것 같은 묘한 죄책감 같은 거였죠. 그런데 올해 거리에서 마주친 플로럴 룩을 보며 그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졌다는 걸 실감했어요. 봄/여름 시즌 런웨이에서 먼저 감지된 변화를 기억하실 겁니다. 달콤하고 로맨틱한 꽃무늬 대신 비비드하고 밀도 높은 패턴, 꽃을 장식이 아닌 주인공으로 쓰는 방식. 바로 이런 흐름이 일상의 옷차림에서도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죠.
가장 인상적인 건 플로럴을 더 이상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블랙 레더 재킷 아래로 플로럴 맥시스커트를 입거나, 레드 오버사이즈 재킷에 풍성하고 화려한 꽃무늬 스커트를 매치하는 방식이 눈에 띄는데요. 믹스 매치에서 오는 온도 차가 클수록 룩이 오히려 더 강력해지는 법이니까요. 꽃무늬가 여성스럽고 온화해야 한다는 공식은 아무도 지키지 않고 있죠. 솔직히 안 지키는 쪽이 훨씬 더 멋지고요.
컬러를 다루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라벤더와 올리브 그린, 그레이와 레드처럼 선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플로럴 패턴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죠. 패턴에 여러 컬러가 공존해서, 강한 단색 아이템을 더해도 플로럴이 그걸 다 흡수합니다. 색을 많이 쓸수록 산만해지는 게 아니라 룩에 생기가 돌아요. 반대로 강렬한 컬러의 스카프나 브로치 같은 플로럴 액세서리를 단정한 수트 룩에 반전 악센트로 펼쳐낼 수도 있죠. 겁내지 않아도 됩니다. 플로럴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포용력이 크니까요.

소재의 활용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레이스, 새틴, 시스루처럼 깊이 있는 소재에 플로럴을 올리면, 단순한 프린트가 아니라 텍스처처럼 작동하죠. 꽃무늬가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에요. 이번 시즌 플로럴이 유독 풍부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고요.
이 모든 룩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한 가지가 반복해서 보인다는 걸 알 수 있을 텐데요. 바로 플로럴 패턴의 키 아이템이 ‘스커트’라는 거죠. 맥시든 미디든, 소재와 컬러가 무엇이든, 스커트는 플로럴 패턴을 가장 자유롭고 다양하게 소화합니다. 스커트 위에 니트를 올리면 편안한 일상복이 되고, 레더 재킷을 걸치면 로맨티시즘을 잠재우는 밤의 옷이 되기도 하죠. 그러니 플로럴이 망설여진다면 스커트가 가장 안전한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해서 심심한 게 아니라, 오히려 가능성이 가장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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