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과 크로아티아의 공통점

상황이 어떻든 새로운 길은 시작된다. 크로아티아에서 일어난 뉴 텐던시(New Tendencies , 새 경향) 운동에 대해 알고 나서 든 생각이다. 1960년대 당시 크로아티아는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등 6개 공화국이 합쳐진 형태, 즉 유고슬라비아였다. 사회주의 노선을 걷던 크로아티아에서 기존 미술 해체와 새로운 매체에 대한 열망으로 뉴 텐던시가 1960~1970년대를 풍미한다. 1954년 설립된 자그레브 현대미술관이 다섯 차례 관련 전시를 열면서 이 새로운 사조를 적극 지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유고슬라비아는 사회주의 국가였는데도 뉴 텐던시 운동과 비엔날레 등을 통해 크로아티아가 다른 유럽 국가와 예술적 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 뉴 텐던시를 국내 관람객에게 처음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자그레브 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전 <불연속의 접점들>을 개최한다. 백남준 작가가 활발하게 활동한 1960~1970년대에 그와 당시 크로아티아 미디어 아트의 접점을 고찰한다. 1970~1980년대의 실험적 비디오 작품, 1990~2000년대의 최신 기술을 활용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한다. 특히 관람객의 몰입(Immersive)과 참여를 강조한 작품도 눈에 띈다. 이반 라디슬라브 갈레타의 ‘거울 탁구’(1978-1979)도 그중 하나다. 이는 영상 작업인 ‘TV 탁구’(1976-1979)와 합쳐진 설치 작업이다. 영상에서 두 남자가 탁구를 치고 있는데 뭔가 어색하다. 실제 서로 탁구공을 주고받는지, 아니면 각자 탁구를 치는데 화면을 하나로 합쳐 우릴 속이려 하는지 헷갈린다. 관람객은 거울 속 자신을 보면서 탁구를 쳐볼 수 있는데, 과연 그것이 실존하는 나인지, 나라는 이름의 또 다른 플레이어인지 재미있는 상상으로 이어진다.

전시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두 영상은 1982년 뉴욕과 1993년 자그레브에서 달리보르 마르티니스와 산야 이베코비치가 백남준을 인터뷰한 영상이다. 당시 크로아티아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백남준에게 깊은 영감을 받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백남준은 “예술적 경쟁이 없는 단순하고 평온한 삶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교토의 료안지 선불교 사원을 방문한 적 있다면 기시감이 들 것이다. 15개 모니터의 위치가 그곳 정원의 돌 배치와 일치한다. 어느 각도에서도 모든 모니터 화면을 한 번에 볼 수 없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국내에도 꽤 알려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1974년 수행한 퍼포먼스 작업이다. 1부에서는 긴장증 치료용 약물을 복용하고 신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며, 2부에서는 우울증 치료 약물을 먹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과정을 담아낸다. 이 작업은 육체와 정신의 상호작용에 대한 작가의 초기 탐구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이어지며, 관람 후엔 백남준아트센터 내 카페에 들르길 추천한다. 푸른 녹음이 펼쳐진 테라스에서 바람과 햇빛을 맞으며 충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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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디렉터
- 김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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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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