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주얼리

젊은 세대는 왜 빈티지 주얼리에 열광할까?

2026.03.31

  • VOGUE

젊은 세대는 왜 빈티지 주얼리에 열광할까?

오늘날 패션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아카이브 피스다. 젊은 세대마저 사로잡은 빈티지 주얼리의 매력.

1965년 미국 ‘보그’ 9월호에 실린 화보 이미지. 젬스톤이 가득 박힌 새틴 드레스에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착용했다.

빈티지 주얼리가 대세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안목이 높은 이들은 일찍이 눈치챘을 것이다. 2025 가을/겨울 시즌 프라다는 런웨이에 유색 스톤을 엮은 니트 목걸이를, 발렌티노는 조개껍데기를 엮은 목걸이를 선보였다. 파리 오뜨 꾸뛰르 패션 위크에 진행된 하이 주얼리 프레젠테이션에서 쇼메와 반클리프 아펠, 불가리는 아카이브 피스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디자인을 소개했다. 그리고 지난해 멧 갈라에 참석한 미국 래퍼 도이치(Doechii)의 루이 비통 수트 라펠에 꽂혀 있던 브로치도 1950년대 쟌 슐럼버제의 디자인을 재현한 티파니였다.

주얼리 브랜드의 아카이브 피스를 착용한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25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신시아 에리보(Cynthia Erivo),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이키 매디슨(Mikey Madison)처럼 말이다. 같은 행사에서 엘르 패닝은 1958년 제작된 다이아몬드 장식의 까르띠에 플래티넘 목걸이를, 티모시 샬라메는 1988년 제작한 까르띠에 트래디셔널 컬렉션(까르띠에가 소장한 앤티크 주얼리 컬렉션으로 판매도 한다) 목걸이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를 장식한 빈티지 베누아 미니 시계를 착용했다. 빈티지 주얼리의 매력은 비단 레드 카펫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니다.

“빈티지와 앤티크 주얼리(제작된 지 100년 이상 된 주얼리. 단순히 오래된 것뿐 아니라 역사적·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의미)를 좋아해요. 유일무이하니까요. 같은 주얼리를 착용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롤라 뷰트(Lola Bute)가 말했다. 그녀는 오랜 빈티지 주얼리 수집가(손목에 착용한 앤티크 다이아몬드 팔찌가 그 증거다)로 애정하는 주얼리를 포토벨로 플리 마켓에서 산 빈티지 옷이나 지난 2024년 겨울 이복자매인 배우 재지 드 리저(Jazzy De Lisser)와 론칭한 브랜드 ‘데뷰트(Debute)’ 드레스에 매치한다. “주얼리에 담긴 과거와 어떻게 발견하고, 누가 줬는지 같은 이야기에 그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앤티크 주얼리 전문가 알렉스 이글(Alex Eagle)도 동의한다. “역사의 한 부분처럼 느껴지죠.” 그녀가 말했다. “수집하는 걸 좋아하지만, 실제로 착용할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특별함이에요.” 그녀의 컬렉션 중에는 알도 치풀로가 디자인한 까르띠에 저스트 앵 끌루 팔찌 초기 모델, 주얼리 디자이너 해티 리카즈(Hattie Rickards)가 현대적으로 다시 디자인한 고대 로마 반지도 있다. 이글은 수트나 실크 슬립 드레스, 심지어 트랙 수트 차림에도 이 주얼리를 착용한다.

역사 깊은 경매사들은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빈티지 주얼리를 공급하며 소더비, 크리스티, 본햄스 등은 정기적으로 빈티지 주얼리 경매를 진행한다. 경험 많은 딜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벌링턴 아케이드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수잔나 로비스(Susannah Lovis)는 빈티지 까르띠에, 티파니, 부쉐론의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한 걸로 유명하다. “상태, 감정, 관리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에 대해 질문하자 그녀가 답했다. “상태가 가장 좋은 피스를 찾으세요. 처음엔 더 비쌀 수도 있지만, 더 오래가죠. 진품 여부를 확인하세요. 구입 영수증이 첨부되어 있는지, 제조사에서 애프터서비스를 받은 적 있는지, 믿을 수 있는 독립 감정사가 평가했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관리는 종종 간과되는 기준이지만, 1년에 한 번은 주얼리 판매상에게 가져가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상태를 점검하고 세척하세요.”

시계 공방으로 시작한 브랜드답게 피아제는 아름다운 시계 아카이브 컬렉션을 자랑한다. 바게트 컷 루비 2.78캐럿을 장식한 화이트 골드 시계는 1963년 제작된 것. 쿠션 컷 루비를 마키즈 컷과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와 함께 세팅한 18K 화이트 골드 반지가 고전미를 뽐낸다. FASHION EDITOR 손은영 / PHOTOGRAPHER 장기평

밀라노의 아틀리에와 파리 방돔 광장의 공방에서 빈티지 주얼리는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는 데 영감의 대상이 되곤 한다. “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우리의 뿌리, 수십 년 동안 증류된 정수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5년부터 밀라노 브랜드 포멜라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빈첸초 카스탈도(Vincenzo Castaldo)가 말했다. 그는 75개 피스로 구성된 최근 컬렉션을 위해 포멜라토 아카이브를 참고했다. 1970년대 체인 링크 목걸이, 1980년대 비대칭 디자인, 다이아몬드가 흩뿌려진 로즈 골드에 세팅된 1990년대 카보숑 원석 등. “포멜라토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일조한 순간들을 포착”하는 거라고 그는 덧붙였다.

구찌 홀스빗은 194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해 1950년대부터 쭉 가방과 슈즈 같은 액세서리에 활용되어왔지만 주얼리로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1970년대에 처음 팔찌에 적용된 후 2004년 파인 주얼리 라인을 모두 이 모티브로 디자인했으며, 지난 2024 가을/겨울 시즌에는 커프 이어링과 팔찌, 초커 형태로도 선보였다. 한편 하이 주얼리 메종 쇼메는 꿀벌과 벌집 모티브 부활에 나섰는데, 1938년 디자인한 벌집 팔찌에서 영감을 받은 비 드 쇼메 컬렉션이 그것이다.

까르띠에도 과거를 향하고 있다. 치풀로의 1969년 러브 팔찌를 변형한 러브 언리미티드는 축소한 부품 200개와 보이지 않는 잠금장치 등 기술력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티파니에서는 쟌 슐럼버제의 1965년 작 버드 온 어 락 브로치가 새를 주제로 한 파인 주얼리 라인 윙즈 컬렉션의 메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빈티지 주얼리가 단순히 역사 속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로 지금, 어느 때보다도 높이 날고 있다. TG

    Felix Bischof
    사진
    Irving 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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