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컬러로 풀어낸 지중해의 감각, 투미의 그려내는 새로운 여행의 풍경

2026.04.03

컬러로 풀어낸 지중해의 감각, 투미의 그려내는 새로운 여행의 풍경

코사무이의 해변 위에 지중해의 감각이 더해졌다. 레몬과 테라코타, 바다를 닮은 컬러에 부드러운 핑크가 더해져 공간을 채우고, 그 안에서 투미의 메디터레니언 이스케이프(Mediterranean Escape) 컬렉션 론칭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동이 아닌 여정으로서의 여행. 그 흐름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빅터 산즈(Victor Sanz)와 APAC 부사장 아리스 마룰리스(Aris Maroulis)를 만났다.

태국 코사무이의 해변 위로, 지중해의 감각이 스며들었다. 투미(TUMI)가 2026년 봄 시즌 컬렉션 ‘메디터레니언 이스케이프(Mediterranean Escape)’를 공개하며 코사무이에서 컬렉션 론칭 이벤트를 열었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행사 공간에서 여행이 주는 그 의미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은 기존의 어두운 팔레트를 벗어나 보다 가볍고 선명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레몬 옐로, 올리브 그린, 타임의 깊은 그린, 햇빛에 바랜 테라코타, 부드러운 핑크, 그리고 바다를 닮은 블루까지. 지중해의 풍경에서 가져온 컬러가 컬렉션 전반을 채운다.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지중해의 공기와 온도를 떠올리게 한다.

투미의 대표 라인인 19 디그리(19 Degree)를 비롯해 보야져(Voyageur), 올라스(Olas), 해리슨(Harrison)까지 주요 라인 전반에 컬러와 텍스처가 더해졌고, 액세서리까지 확장된 구성은 투미가 더 이상 여행 가방에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 변화는 단순한 스타일의 전환이 아니라, 여행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이제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 여정 자체에 가까워졌다. 결국 이번 컬렉션은 여행을 떠나는 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 흐름을 이끄는 두 인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빅터 산즈(Victor Sanz)와 APAC 부사장 아리스 마룰리스(Aris Maroulis)를 만났다.

투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빅터 산즈(Victor Sanz)

이번 메디터레니언 이스케이프 컬렉션은 어떤 지점에서 출발했는지 궁금하다.
VS 매 시즌 하나의 목적지를 설정하는데, 이번에는 특정 도시보다는 지중해의 분위기 자체에 더 집중했다.속도를 조금 늦추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 그곳의 향기와 맛, 음악, 그리고 그 시간에 머무는 감각에서 영감을 받았다. 컬러와 텍스처를 통해 지중해의 분위기를 담아내고자 했다. 19 디그리와 보야져를 중심으로 컬렉션을 구성했고, 액세서리와 참을 더해 기존 제품에도 새로운 분위기를 입혔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특히 어떤 부분을 가장 고민했는지 듣고 싶다.
VS 여행의 과정 자체를 다시 들여다봤다. 호텔 방이 항상 넓지는 않다. 캐리어를 침대 위에 올려 짐을 풀어야 하는 상황도 흔하다. 그런 실제 장면에서 출발했다. 19 디그리에는 전면 개폐형 구조를 적용했다.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도 짐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휴가라는 그 본질에 어울리는 가방의 형태 또한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보다 가볍고, 휴가에 어울리는 컬러와 감각에 집중했다. 그렇다고 기능을 덜어내지는 않았다. 투미가 가진 기능성과 내구성은 그대로 유지하며 그 위에 변화를 더했다. 여행지에서의 분위기를 담으면서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도 기능적인 실용성으로써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결국 기존의 것을 바꾸기보다, 그 위에 새로운 감각을 더하는 데 집중했다고 보면 된다.

컬렉션 전반의 컬러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색들은 어떤 장면에서 시작된 것인가.
VS 지중해 해안에서의 한 장면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특별한 계획 없이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레몬, 올리브, 타임, 테라코타, 부드러운 핑크, 바다의 블루까지 다양한 색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색을 고른다기보다는, 그때의 공기와 분위기를 옮기는 데 가까웠다. 여행을 준비하며 이 가방을 사고, 시간이 지나 다시 꺼냈을 때 그 여행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물건이 되었으면 했다. 단순히 물건을 담는 도구라기보다, 여행의 기억을 함께 담아두는 가방에 가깝다. 그래서 굳이 또 하나의 검은 가방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컬렉션처럼, 가방 자체만으로도 여행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를 바랐다.

여행지의 풍경이나 문화가 디자인으로 이어질 때, 그 출발점은 매번 다를 것 같다. 보통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 편인가.
VS 항상 같은 방식으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소재에서 출발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기억이나 장면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라피아처럼 질감이 강한 소재를 발견하면 그 자체가 디자인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바닷속에서 마모된 도자기 조각 같은 이미지가 디테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디자인은 선형적인 과정이라기보다 여러 요소가 쌓이며 만들어지는 흐름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기능과 감각이 자연스럽게 함께 가는 것이다.

디자이너에게 여행 가방은 단순한 ‘가방’ 이상의 의미일 것 같다. 여행 가방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
VS 이제 여행 가방은 단순한 도구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동하는 방식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물건에 가깝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도 점점 흐려지고 있다. 그래서 가방 역시 하나의 역할에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상황을 함께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방을 디자인할 때, 그 가방을 사용할 여행자의 어떤 모습이나 순간을 떠올리는가.
VS 한 사람을 하나의 역할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지금 당신만 봐도 그렇다. 출장을 떠났다고 해도 그 안에는 일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사이에 여유를 보내는 순간도 있고, 개인적인 시간도 함께 존재한다. 하나의 여행 안에 여러 상황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하지만 결국 사용자는 하나의 가방만을 들고 이동한다. 그래서 질문은 단순하다. 이 모든 상황을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가방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짐을 어떻게 챙길지 고민하기보다,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경험이다.

투미 APAC 부사장 아리스 마룰리스(Aris Maroulis)

투미가 여행을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고 있다는 흐름이 느껴진다. APAC 시장에서는 이 변화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AM 이제 투미는 여행이나 비즈니스에만 머무르는 브랜드가 아니다. 일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하나의 용도로 나뉘기보다는, 다양한 상황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브랜드를 지향한다. 컬러와 소재, 제품군 역시 그 흐름에 맞춰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들어 더 분명해졌고, 이번 컬렉션 역시 그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여행과 비즈니스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최근 APAC 고객들의 여행 방식이나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M 과거에는 ‘이건 업무용’, ‘이건 여행용’처럼 구분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상황을 이어가길 원한다. 기능뿐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과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가방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투미에게 한국은 어떤 위치에 있는 시장인가.
AM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문화적 영향력이 외부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이 동시에 작동하고, 젊은 세대의 에너지도 크다. 앞으로 여성 라인과 데일리 제품, 액세서리까지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번 코사무이 이벤트의 베뉴만 보더라도, 컬렉션이 지향하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AM 그렇다.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브랜드가 말하는 감각을 직접 느끼는 자리이길 바랐다. ‘메디터레니언 이스케이프’는 하나의 제품이라기보다, 여행에서 느끼는 여유와 휴식, 즐거움을 담은 컬렉션이다. 그래서 보는 것보다, 직접 느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일상의 복잡한 것들을 잠시 내려두고, 이곳에서 여유롭게 머물며 그 감각을 온전히 경험하길 바랐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행에 대해 조금 듣고 싶다.
AM 흥미로운 질문이다. 매끄럽고 수월하게 이어지는 경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바쁘고, 일정도 빡빡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여행은 나를 더 지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출장처럼 일정이 빠듯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결국 기능성과 내구성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모든 요소가 여정을 더 매끄럽고 수월하게 만들어주고, 그게 곧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은 하나의 목적지가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여정에 가깝다. 그 여정을 얼마나 부드럽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재은

이재은

CCL팀 콘텐츠 에디터

    사진
    투미(TUMI)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