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투성이 그림에 숨겨진 비밀
버려진 그림도 쉽게 지나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의외로 큰 가치가 숨겨져 있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이런 일이 미국 뉴욕에서 벌어졌습니다. 미술품 수집가였던 고 알버트 B. 로버츠는 2002년 뉴욕 킨더후크에 있는 창고에서 유화 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림 상태는 엉망이었죠. 캔버스 뒷면은 새똥으로 가득했고, 뽀얀 먼지에 뒤덮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로버츠는 이 그림을 단돈 600달러에 사들였습니다. 그는 알았을까요? 시간이 흘러 이 그림의 진짜 가치가 밝혀지리라는 사실을!

A Sketch for Saint Jérôme / Courtesy of Sotheby’s
로버츠는 시간이 흘러 2019년 미술사학자 수잔 반스에게서 이 그림이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의 작품이라는 인증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놀라울 정도로 매우 잘 보존된 그림이었죠. 당시 반스는 “유화 스케치는 젊은 시절 화가의 묘사법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상적이고 중요한 발견”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2021년 로버츠가 세상을 떠나면서 이 그림은 그의 유산 중 하나로 소더비(Sotheby’s) 경매에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말 진행된 ‘마스터 페인팅 파트1’ 경매에서 이 그림은 무려 310만 달러, 한화로 약 38억1,000만원에 판매됐습니다.
CNN에 따르면 해당 그림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 뵈닝언 미술관에 전시된 ‘성 히에로니무스(Saint Jérôme)’를 위한 습작(A Sketch for Saint Jérôme)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로 59.5cm, 세로 95cm의 캔버스에는 하얀 수염을 가슴 가까이 늘어뜨린 노인이 알몸으로 의자에 구부정하게 앉은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그림은 17세기 화가 반 다이크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조수로 있던 1615~1618년 벨기에에서 그린 습작 가운데 하나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현존하는 반 다이크의 대형 실물 습작은 이 작품을 포함해 단 2점뿐이라고 하는군요.
이번 경매를 통해 마련된 310만 달러 중 일부는 아티스트 및 다양한 자선단체에 재정 지원을 하는 ‘알버트 B. 로버츠 재단’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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