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뉴스

셀럽이 런웨이와 만날 때

2023.03.10

by 안건호

    셀럽이 런웨이와 만날 때

    파리 패션 위크의 마지막, 2023 F/W 시즌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미우미우의 컬렉션. 지극히 현실적인 옷으로만 구성된 이번 컬렉션만큼 화제가 되는 것은 그들의 캐스팅입니다. 컬렉션의 시작과 끝은 각각 미아 고스와 엠마 코린이 담당했는데요. 이들을 포함해 이번 시즌에는 유독 런웨이에 ‘깜짝 등장’한 스타들이 여럿이었습니다. 강렬한 존재감으로 런웨이를 수놓으며 영원히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낸 스타들, 누가 있었는지 함께 볼까요?

    평소 다양한 셀럽을 런웨이에 세우기로 유명한 미우치아 프라다부터 시작합시다. 그녀는 먼 옛날, 그러니까 1995년부터 쇼의 시작을 셀럽과 함께 알리기로 유명했거든요. 당시 신생 브랜드였던 미우미우 1996 S/S 컬렉션의 포문을 연 것은 미국 인디 영화를 상징하는 배우 클로에 세비니입니다. 그 후 그녀는 해당 시즌의 캠페인에 등장하기도 했죠.

    프라다의 쇼에서도 마찬가지죠. 2022 F/W 컬렉션에서는 HBO 시리즈 <유포리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헌터 샤퍼와 함께 ‘슬리브리스 탱크 톱’ 열풍을 일으켰고,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클래식한 코트에 걸맞은 중년 배우 카일 맥라클란과 제프 골드블럼을 캐스팅하기도 했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가 ‘남성 권력에 대한 패러디’라 칭한 2012 F/W 남성복 컬렉션은 흡사 연말 시상식을 방불케 했습니다. 화려하게 깔린 레드 카펫은 물론 제이미 벨, 월렘 대포, 게리 올드만, 애드리언 브로디 등이 모델로 등장했거든요. 피크트 라펠 블레이저나 코트처럼 포멀한 피스를 데님으로 만들거나 곳곳에 위트 넘치는 디테일을 삽입한 것은 남성 권력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더 설득력 있게 하기 위함이었죠.

    Courtesy of Gucci, 2022 S/S 컬렉션
    Courtesy of Gucci, 2022 S/S 컬렉션

    앰배서더 그리고 뮤즈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하고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이들을 런웨이에 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죠.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2022 S/S 컬렉션의 모델로 자레드 레토를 선택하며 바이럴한 모먼트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어 등장한 맥컬리 컬킨 역시 구찌 특유의 위트를 잔뜩 머금고 있었고요!

    Courtesy of S.S. Daley, 2023 F/W 컬렉션

    셀럽이 먼저 브랜드나 디자이너에게 손을 뻗는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지난 LVMH 프라이즈의 우승자이기도 한 S.S. 달리의 스티븐 스토키 달리는 이번 2023 F/W 컬렉션을 일종의 연극처럼 구성하고 싶어 했는데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 중 간달프 역으로 알려진 배우 이안 맥켈런이 먼저 연락을 해왔고, 그는 시를 낭송하며 컬렉션의 시작을 알렸죠.

    마지막으로 ‘디자이너와 런웨이가 만날 때’입니다. 아주 드물게, 디자이너가 동료 디자이너를 위해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는 일이 일어나거든요. 그 대표적인 예가 요지 야마모토의 1998 F/W 남성복 컬렉션의 런웨이에 오른 비비안 웨스트우드입니다. 과장된 실루엣의 옷과 비비안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만난 순간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죠. 그녀는 “훌륭한 디자이너는 훌륭한 디자이너를 알아보는 법이다”라는 간단한 말로 본인이 기꺼이 모델이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maisonscene Twitter

    평소 꼼데가르송의 옷을 즐겨 입었던 리 맥퀸 역시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1997 F/W 컬렉션의 포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는 “레이 가와쿠보는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한다. 타협하는 사람들은 따분할 뿐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죠.

    사진
    Courtesy Photos, Getty Images,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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