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주얼리

티파니의 스톤 장인이 말하는 진짜 주얼리의 조건

2025.05.26

티파니의 스톤 장인이 말하는 진짜 주얼리의 조건

188년의 유산 위에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빅토리아 워스 레이놀즈의 여정.

1987년부터 티파니와 함께해온 부사장 겸 수석 보석학자 빅토리아 워스 레이놀즈(Victoria Wirth Reynolds)는 아름다움의 본질과 장인 정신의 미래를 동시에 꿰뚫는 날카로운 시선을 지녔다. 전통과 혁신이 대담하게 어우러진 티파니의 중심에서 하이 주얼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빅토리아 워스 레이놀즈와 <보그 코리아>가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약 40년 동안 티파니에서 일하고 있다.

티파니는 오랜 시간 본연의 가치를 지키면서 의미 있는 진화를 거듭해왔다. 디자인과 기술을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은 물론, 윤리적인 방식으로 원재료를 조달하려는 책임을 강화하며 브랜드의 철학을 견고히 다져왔다. 또한 유산을 존중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문화를 통해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그리고 이 점은 티파니가 하이 주얼리 시장에서 럭셔리와 장인 정신의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새로운 세대의 고객과도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주얼리 산업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늘 젬스톤과 주얼리에 관심이 많았다. 할머니께서 정말 아름다운 주얼리 컬렉션을 가지고 계셨는데, 그것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티파니와 함께한 시간 중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티파니에서 맡은 모든 직책은 수석 보석학자(Chief Gemologist)가 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다. 수석 보석학자로 임명된 것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영광이며, 이 역할을 맡은 첫 여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

당신의 역할은 블루 북 컬렉션에서 특히 돋보인다.

블루 북 컬렉션은 디자인 팀이 공유하는 무드보드에서 시작한다. 이 무드보드는 컬렉션의 컬러 팔레트, 질감, 전체적인 감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젬스톤 소싱 과정에 들어간다. 젬스톤을 하나하나 엄선하는 작업만 해도 1년 이상 소요된다. 디자인 팀은 정성스럽게 선별한 스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선 각각의 스톤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최대한 돋보이도록 섬세하게 작업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5년 블루 북 컬렉션 ‘씨 오브 원더(Sea of Wonder)’는 바다에서 영감을 받았다. 쟌 슐럼버제의 해양 모티브 주얼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은 물론, 생동감 넘치는 심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번 블루 북 컬렉션의 ‘웨이브(Wave)’는 찬란하게 반짝이는 블루 쿠프리안 엘바이트 투르말린이 물결처럼 퍼져나가듯 광채를 뿜어낸다. 깊은 바닷속에서 퍼져나오는 해양 생물의 빛을 연상시키는 이 원석은 선명하고 투명한 컬러를 통해 바다의 신비로움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어떤 스톤은 더 푸르고, 또 다른 스톤은 선명한 녹색을 띠며 각기 다른 스펙트럼으로 바다가 지닌 다양한 표정을 이야기한다. 특히 ‘웨이브’의 스톤은 높은 투명도가 돋보인다. 그중 쿠프리안 엘바이트 투르말린은 좀처럼 보기 드문 수준으로, 불순물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맑고 깨끗한 광채를 지니고 있다. ‘오션 플로라(Ocean Flora)’는 잠비아산 에메랄드가 주인공이다. 깊이감 있는 그린 컬러에 생기 가득한 광채를 머금은 이 스톤은 가공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균일한 컬러와 정교한 커팅을 자랑한다. 에메랄드 고유의 싱그러움은 다이아몬드의 또렷한 빛과 어우러지며, 바닷속 식물이 햇살 아래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을 떠올린다.

컬러 스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이 주얼리에서 컬러 스톤이 지닌 가치는 어느 때보다 높다. 고객은 점점 더 독특한 주얼리를 찾고, 그에 따라 컬러 스톤의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컬러 스톤은 다양한 색과 모양, 질감을 바탕으로 주얼리 디자이너에게 끝없는 영감을 불어넣는다.

보석학자이자 경영인으로서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것이 바로 혁신이며, 이는 티파니 DNA의 핵심이다. 1837년 설립 이래 뛰어난 디자인과 장인 정신을 향한 뜨거운 열망은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었다. 혁신과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정통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하이 주얼리 디자인을 계속 창조하고 있다. 새로운 보석 커팅 기법과 세팅 방식을 탐구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 주얼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고객을 위한 주얼리를 정의하면.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과 혁신, 윤리적 책임 의식을 모두 갖춘 주얼리.

티파니는 윤리적 공급망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나.

티파니는 2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공급망에 투자해왔다. 지난 2020년, 티파니는 새로 소싱한 개별 등록 다이아몬드(0.18캐럿 이상)의 전체 제작 과정을 공개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주얼리 브랜드가 되었다. 이를 통해 각 다이아몬드의 등급과 함께 채굴 장소와 연마 과정, 세팅 방법 등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의 출처와 유통 과정을 명확히 밝히는 시스템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낸 것이다. 이는 주얼리계 최초로 비즈니스를 책임감 있게 운영하고 자연환경을 보호하며 우리가 활동하는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는 티파니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행보다.

당신이 그동안 다룬 원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티파니 다이아몬드! 레이디 가가나 비욘세가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착용한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는데,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신에게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갖는 의미는.

내 인생의 북극성이다.(웃음)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앞으로도 계속 나와 우리 팀이 특별한 원석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

희귀한 원석을 다룰 때 느끼는 감정이 궁금하다.

무척 경이롭고 무한한 영감이 떠오른다.

평생 단 하나의 티파니 주얼리만 착용해야 한다면,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

쟌 슐럼버제의 주얼리. 나는 아름다운 주얼리를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특별하게 착용하는 걸 원치 않는다. 일상에도 자유롭게 착용하고 즐길 수 있어야 그 아름다움이 더 증폭된다고 믿는다. (VK)

    패션 디렉터
    손은영
    패션 에디터
    신은지
    사진
    COURTESY OF TIFFANY&CO.
    SPONSORED BY
    TIFFAN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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