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헐렁하지도 딱 붙지도 않는 올해의 청바지

한동안 스트리트 세계에선 배기 진이 최고의 선택지처럼 여겨졌습니다. 헐렁한 로우 라이즈에 길게 늘어진 밑단이 뾰족한 신발이나 타비 부츠를 덮는 스타일이요.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청바지가 조용히 우리의 무드보드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트 진이죠. 너무 헐렁하지도, 그렇다고 딱 붙지도 않는 절묘한 중간 지점의 그 청바지요.
올 초 <보그>에서도 줄기차게 얘기했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바지통이 점점 좁아질 거라고요. 지난 2월 패션 위크 기간에도 파리와 뉴욕을 걷는 모델들이 스트레이트 진을 입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로우 또는 미드 라이즈에 로퍼나 발레 플랫 혹은 부츠와 함께 매치했죠. 배기 진처럼 몸을 삼켜버리지 않으면서도,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이죠. 그리고 저처럼 스키니 진의 귀환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분들에게 언제나 클래식한 대안이 되어주고요.
스트레이트 진은 최근 런웨이에도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디젤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로우 라이즈로, 베르사체에서는 반짝이는 스타일로, 디스퀘어드2에서는 스키니에 가까운 진이 등장했죠.
변화는 셀럽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청바지 트렌드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벨라 하디드 역시 스트레이트 핏을 오래전부터 즐겨 입었습니다. 청바지에 베스트를 매치한 뒤 운동화나 스틸레토 힐 등을 번갈아 신는 것이 그녀의 시그니처죠. 때로는 벨트를 더한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을 선보이는데, 2010년대 그녀들이 떠오릅니다.
다행히 여름에 딱 맞는 스트레이트 진을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영국 <보그>의 쇼핑 에디터 앨리스 케리는 빈티지 스트레이트 진을 강력 추천합니다(케리는 밀크메이드 톱도 빈티지로 사라고 했습니다). 빈티지 청바지 특유의 생동감이 있다면서요. “몇 해 전 미국 빈티지 숍에서 발견한 리바이스 501은 완벽하게, 자연스럽게 닳아 있었어요. 입으면 입을수록 세월의 흔적이 더해져 더 멋지게 에이징될 거예요. 공장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느낌과는 차원이 다르죠”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모델들은 뭘 입어도 멋지죠. 그들은 전문가니까요. 하지만 올 한 해, 멋 내지 않아도 멋져 보이는 모델들처럼 보이고 싶다면, 스트레이트 진만큼 확실한 선택지는 없습니다. 모델이든 아니든, 이 클래식한 실루엣에는 실패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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