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가 말하는 엮인다는 것의 아름다움
이질적인 것들이 교차하고, 손의 기억이 시간을 건너며, 물성과 철학이 하나의 표면 위에 겹쳐진다. 보테가 베네타가 추구하는 ‘엮임’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하우스의 상징적인 수공예 기법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 <세계를 엮다 : 인트레치아토의 언어>다. 보테가 베네타는 인트레치아토가 단순히 장인의 기법을 넘어서는 브랜드의 철학과 역사, 장인의 손길이 응축된 기술이자 조형 예술임을 말하고자 한다. 전시는 ‘엮임(Weaving)’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 물리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현대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다. 한국 현대 공예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큐레이터 조혜영이 기획을 맡았다.
강서경, 박성림, 박종진, 이광호, 이규홍, 이헌정, 정명택, 온지음 집공방, 홍영인 등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각자의 작업 언어로 ‘엮임’의 의미를 재해석하며, 하나의 조형적 세계로 연결한다. 홍영인 작가는 대형 태피스트리로 평등성과 연대의 구조를 풀어냈고, 정명택은 조각을 통해 존재와 부재의 관계성을 직조했다. 외부 파사드부터 2층 중정까지 이광호 작가가 다양한 재료로 새롭게 엮어낸 대형 설치 작업물로 꾸며졌으며,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대나무 발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온지음 집공방의 작품이 시선을 끈다. 특히 강서경 작가는 리움미술관 개인전 후원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도 보테가 베네타와 다시 한번 인연을 이어가며, 격자 구조를 활용한 네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의 핵심에는 브랜드 아틀리에에서 탄생한 유일무이한 크리에이션, ‘브릭 아 브락(Bric à Brac)’ 시리즈가 있다. 브랜드 제품 제작 후 남은 무수한 가죽 조각을 엮어 완성한 창작물로, 색상과 질감, 구조적 디테일이 어우러지며 보테가 베네타만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크리에이션으로 브랜드 철학의 구현물이다.
전시장 2층에서는 포토그래퍼 잭 데이비슨(Jack Davison)과 협업한 보테가 베네타의 글로벌 캠페인 ‘Craft is our Language’가 소개된다. ‘손’이라는 창작의 도구를 중심에 두고, 인트레치아토가 인간의 창조성과 연결의 본질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 시리즈는 밀라노 출신 예술가 브루노 무나리(Bruno Munari)의 1963년 저서 <Supplemento al Dizionario Italiano>에서 영감을 받아, 손 제스처의 의미와 상징을 세련된 미학으로 끌어올린다. 무나리는 손의 움직임이 언어를 초월해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 매체라 강조했으며, 보테가 베네타는 이를 장인 정신의 본질과 연결 짓는다.
전시 <세계를 엮다 : 인트레치아토의 언어>는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종로구 아름지기 문화재단에서 무료로 공개된다. 카카오톡에서 사전 예약 가능하며, 현장 접수 시 상황에 따라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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