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으로 빚은 조각품 같다. 2016년 뛰어난 장인 정신으로 미니멀리즘과 독창성을 결합한 가죽 제품을 소개하며 출범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 폴렌느(Polène)의 가방을 보면 조형 예술을 감상하는 듯하다. 가방의 조형미를 표현하는 일등공신은 바로 아름다운 가죽. 이탈리아와 스페인 제혁소에서 폴렌느만을 위한 가죽을 특별 제작한다. 파리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프로토타이피스트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디자인을 현실화하며, 제품 제작은 스페인 남부의 우브리케 공방에서 장인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폴렌느의 매장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정제된 고요한 공간 속에서 가방이 살아 숨 쉬는 듯 느껴지는데, 가방과 단둘이 교감하는 것만 같다. 파리와 뉴욕, 도쿄, 서울에 이어 곧 상륙할 런던, 함부르크까지 각 도시만의 정체성을 품으면서 제품의 온기를 담아낼 은유적인 공간을 구현한다.

폴렌느 서울 매장이 오픈 1주년을 맞이했다. 간결한 공간 속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재와 색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매장은 WGNB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백종환 대표는 매장을 조각한다고 상상하고 조형감이 느껴지는 소재로 가죽을 떠올렸다. 가죽 한 장이 245㎡ 건물 안에 녹아든 모습을 그리며, 가죽이 벽면을 감싸며 이어지는 듯한 공간을 디자인했다. 임정주 작가가 은행나무를 조각하여 만든 가구와 이다솔 작가가 가죽의 질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도자기 탁자가 더해지며 매장은 또 하나의 완전한 작품이 되었다. 통창 너머로 보이는 매장 전경은 서울 도심과 어우러지며 폴렌느의 예술성을 오롯이 느끼게 한다.

2023년부터 폴렌느는 브랜드의 창의적 디자인이 반영된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물결치는 듯한 바람의 움직임, 암석의 입체적인 질감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폴렌느의 주얼리는 이탈리아 장인들에 의해 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