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동백꽃 필 전시

2025.06.25

동백꽃 필 전시

‘The world in a flower: A flower lying low’, 2024~2025, Mixed media on canvas, 200×247cm ©The Artist. Courtesy White Cube
화이트 큐브 서울 전시 전경.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리는 저우 리(Zhou Li)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은 한마디로 ‘꽃밭’이었다. 왜 꽃을 그리는지 묻자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 “꽃에는 우주가 담겨 있어요. 꽃이 피고 지는 과정에서 세상을 볼 수 있고,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조차 경이롭습니다.” 꽃 중에서도 그녀의 집에서 자주 보이는 붉은색 동백꽃을 즐겨 담는다. “동백꽃은 질 때도 잎 하나하나가 아니라 봉오리 전체가 떨어지죠. 그 특별함이 아름다워요.”

‘Mandala No. 9’, 2024~2025. Mixed media on canvas, 180×180cm ©The Artist. Courtesy White Cube
‘The world in a flower: Metamorphosis No. 4’, 2025, Mixed media on canvas, 163×126cm, ©The Artist. Courtesy White Cube

저우 리 작가는 공공 미술과 설치 작업도 하지만, 이번 개인전은 회화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1년간 작업한 신작 14점을 선보인다. 저우 리의 작업은 개별 작품이라기보다는 시리즈로 이어진다. 전시에서 인상적인 작품은 ‘만다라’ 시리즈. 티베트 승려들이 모래알로 6개월간 수행하며 그림을 그리다 마지막에 날려버리는 ‘만다라’ 작업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처럼 그녀의 작업은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동양의 정신 세계와 자아에 바탕을 둔다.

저우 리의 작품을 두고 평단은 “동시대 서구 회화, 특히 마크 로스코나 사이 톰블리의 작품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7세기 화가 전자건(Zhan Ziqian)과 4세기 서예가 왕희지(Wang Xizhi) 등 중국 고대 서화의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작품을 설명 중인 저우 리 작가.

작가는 중국 후난성에서 태어나 광저우 미술대학에서 유화를 전공했다. 1991년 졸업 후 1995년 프랑스로 이주해 2003년까지 작업에 매진했다. 이후 중국 주요 예술 기관에서 교육자와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선전에 거주하고 있다. 주요 개인전은 2019년 런던 화이트 큐브 버몬지(White Cube Bermondsey), 2022년 프랑스 샤토 라 코스테(Château La Coste), 2024년 티베트 라싸의 제범강 아트센터(Jebum-gang Art Center) 등에서 열렸다. 전시는 6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피처 디렉터
    김나랑
    포토
    화이트 큐브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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