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레이스코어’의 심상치 않은 기세
레이스가 독립된 트렌드, ‘레이스코어’로 우뚝 섰습니다. 코케트와 보헤미안 범주 내에 있는 아이템을 벗어나 당당히 ‘레이스코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죠.

‘레이스코어’는 올여름 구글 인기 검색어를 차지했고, 빈티지 마켓 플랫폼 빈티드(Vinted)와 디팝(Depop)에서는 관련 검색량이 40% 증가했습니다. 핀터레스트는 이미 한참 전부터 레이스 디테일의 귀환을 예고했죠. 런웨이, 레드 카펫을 거쳐 쇼윈도, SNS, 길거리까지. 차근차근 몸집을 키워온 만큼 한철 설레발로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럴 만합니다. 레이스는 특정 아이템이 아니라 소재입니다. 손톱만 한 크기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고, 온몸을 감쌀 정도로 과감하게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컬러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화이트와 블랙을 넘어 핑크, 그린, 블루로 변신할 수 있어 스타일링에 제약이 없죠. 특히 레이스는 질긴 가죽이나 뻣뻣한 데님 소재도 잘 어우르며, 믹스 매치할수록 존재감이 배가됩니다. 다양한 스타일에 유연하게 스며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합니다.
이런 레이스의 힘을 디자이너들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2025년 봄/여름 시즌에 발렌시아가, 드리스 반 노튼, 베트멍, 루츠 후엘 등 여러 브랜드가 레이스를 주요 소재로 활용했죠. 발렌티노와 앤 드멀미스터는 액세서리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했습니다. 섬세한 매력으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환기하는 모습을 런웨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런웨이와 거리의 룩을 살펴보면 지금의 ‘레이스코어’를 단순히 1970년대 보헤미안 무드의 재현이라 말하긴 아쉽습니다. 오히려 정제된 감성을 덧입고 새롭게 진화한 결과에 가깝죠. 게다가 요즘은 하나의 굵직한 트렌드가 없으니, 그 틈을 비집고 어디든 적응하는 소재가 주요 코어로 떠오른 듯합니다. 그중에서도 레이스는 이미지가 뚜렷하고 과하지 않게 분위기를 내죠. 그러니 록 페스티벌처럼 입고 싶은 날이든, 할머니처럼 다소곳하게 입는 날이든 유용합니다. 심지어 미니멀리스트에게도 베이지나 네이비 이상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하죠.
패션 저널리스트 오프리 와인트라우브(Ofri Weintraub)는 레이스의 인기를 ‘섬세한 수작업은 현대의 소음에 대한 반항’이라 분석했습니다(그녀가 인스타그램에 손수 스크랩한 레이스코어를 보세요! 레이스는 은근하면서 강력한 모순도 가능합니다). 직접 레이스를 짜고, 알렉사 청처럼 할머니의 슬립 드레스를 직접 고쳐 입는 것. 레이스는 여전히 ‘손에서 손으로’의 감각을 간직한 소재입니다. 인위적인 것들 사이에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죠.

상상해보세요. 레이스 톱에 데님 쇼츠를 입고 해변으로 향하는 장면을요. 레이스 스커트에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입고 테라스에서 와인을 즐기는 장면도 좋습니다. 파자마 세트에 바이커 부츠를 신거나, 슬립 드레스에 메시 발레리나, 스포츠 저지를 더 하는 것도 가능하죠. 디자이너와 스트리트 스타일이 제안하는 다양한 방식 중, 내 취향에 맞는 접근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작지만 인상적인 디테일부터 시선을 압도하는 대담한 룩까지 모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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