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푹 눌러쓰는 것만으로도 돋보이는 올여름 액세서리

2025.07.16

푹 눌러쓰는 것만으로도 돋보이는 올여름 액세서리

@gigihadid

몇 주 전 해변에서 햇볕을 쬐며 캣 마넬(Cat Marnell)의 회고록을 읽었습니다. 책에는 그녀가 뉴욕 콘데 나스트(<보그>의 모회사)에서 일했던 약간 정신 나간 시절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스포일러는 생략하겠지만, 그녀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단 한 문장으로 표현했죠. “나는 콘데 나스트에 야구 모자를 쓰고 갔었다.”

<보그>를 비롯해 수십 권의 잡지사가 있는 그곳은 꾸미고 또 꾸며도 부족함이 없는 곳입니다만, 2025년 여름에도 그 모습이 절망적일까요? 최근엔 야구 모자를 포인트로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국 <보그> 컨트리뷰팅 에디터 올리비아 알렌(Olivia Allen)은 적어도 대서양 쪽에서는 그렇다고 말했죠. 반대편 동아시아의 <보그 코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나단 앤더슨을 사랑하는 저는 최근엔 JW 앤더슨을 쓰고 있지만, 주로 ‘Palm Springs’라 적힌 수버니어 볼캡을 쓰고 다닙니다. 제 옆자리의 안건호 에디터도 매일 다른 슬로건 볼캡을 푹 눌러쓰고 다니죠.

올리비아는 영국 사무실에도 슬로건이 새겨진 아이러니한 모자가 많다고 알려왔습니다. 데이지 존스는 런던을 상징하는 유니언잭 모자를, 마호로 수어드(Mahoro Seward)는 ‘Unlimited Potential’이라 적힌 모자를 쓰고, 몇몇 책상 사이로 떠도는 주인 없는 ‘Good Hair Day’ 모자도 보인다는군요. 그녀는 일기예보를 믿지 않기 때문에 ‘Out For Lunch’라 적힌 모자를 출퇴근길에 종종 착용한다고 밝혔죠.

@hoskelsa
@kendalljenner
@hoskelsa

셀럽들도 볼캡을 사랑합니다. 얼굴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쓰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스타일을 신경 쓰는 이들은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죠. 티모시 샬라메는 올 초 런던 브랜드 4FSB의 타이다이 패턴 빛바랜 캡을 착용했습니다. 이 브랜드의 한정판 캡은 쓰레기통에서 건져 차로 밟은 듯한 디자인(존중의 의미로)이 특징입니다.

아이리스 로는 빈티지 애슬레저나 루스한 로우 라이즈 진과 매치해 레트로 트렌드를 완벽하게 반영하죠. 자신을 표현하는 스테이트먼트 볼캡은 관광지 아이템의 연장선입니다. ‘I LOVE NEW YORK’ 같은 슬로건 티셔츠, 눈길을 끄는 머천다이저의 부활이 이를 증명합니다. 인터넷에 중독된 우리 뇌에 대한 경의이자, 자기 인식적인 유머의 한 방울은 모든 것이 은밀하게 포장된 조용한 럭셔리에 대한 편안한 해독제가 되죠.

@liris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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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에도 적절한 옷차림을 구성하는 것이 시지프스가 귀찮은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일 때(그냥 싹 다 벗어버리고 싶은 날!), 스테이트먼트 캡은 일사병을 피하기 위한 단순한 기능적 액세서리를 넘어섭니다.

땀으로 젖은 낡은 데님 쇼츠와 티셔츠 외에는 표현력 있는 옷을 입을 수 없을 때, 모든 사람에게 당신이 개성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간편한 방법이죠. 습한 날씨로 사소한 대화조차도 나누기 싫은 날은 슬로건 캡으로 대신하세요.

Olivia Allen
사진
Instagram, Splash News,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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