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통이 점점 좁아지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와이드 팬츠가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파리에서 2025 봄/여름 컬렉션을 취재할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아이템은 화려한 디테일을 적용한 아우터도, 값비싸 보이는 백도 아니었습니다. 발렌티노, 끌로에, 그리고 루이 비통 등 파리를 대표하는 하우스 브랜드가 일제히 와이드하다 못해 후줄근한 ‘하렘 팬츠’를 선보였거든요.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약 3주 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알라이아 컬렉션에서도 비슷한 실루엣의 바지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하렘 팬츠,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페르시아와 오스만제국의 전통 의복에서 유래한 하렘 팬츠의 특징은 허리선 밑으로 넓어지다가 발목 근처에서 급격하게 좁아지는 실루엣인데요. 헐렁하고 펄럭이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얇은 소재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유의 디자인 덕에 서구권에서는 ‘알라딘 팬츠’, 또는 ‘지니 팬츠’라 불리기도 하고요. 하렘 팬츠의 생김새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면, 알라이아의 컬렉션 룩을 참고해보세요. 소재부터 곡선적인 실루엣까지, 하렘 팬츠의 ‘정석’ 그 자체였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튜브 톱을 매치해 미니멀한 무드를 자아낸 센스도 눈에 띄었고요.

파리에서는 어떤 하렘 팬츠가 등장했는지도 살펴볼까요? 첫 번째로 살펴볼 브랜드는 수없이 다양한 디자인의 하렘 팬츠를 선보인 끌로에입니다. 쇼가 끝나고 걸어 나오며, ‘곧 거리에서도 하렘 팬츠를 보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레이스 원단을 활용한 하렘 팬츠에서는 더없이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하렘 팬츠와 보헤미안 시크가 의외의 조화를 자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죠. 셰미나 카말리는 무릎 근처에 드로우스트링을 더하거나, 밑단을 타이트하게 졸라매며 은근한 변주를 선보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루이 비통 컬렉션에서도 하렘 팬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블랙과 네이비를 선택하며 단정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죠. 출근 룩에 슬쩍 끼워 넣더라도 이질감 없을 아이템이었습니다. 밑단의 두툼한 밴딩 디테일 덕분에 지루하게 느껴질 틈도 없었고요.
발렌티노 컬렉션에서는 스타일링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프린지가 달린 튜닉, 그리고 크리스털 장식으로 에스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크롭트 재킷 등을 활용해 하렘 팬츠의 다재다능함을 증명해냈죠. 네오 부르주아 트렌드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기사에 쓸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작년 6월 파리에서 열린 2025 봄/여름 남성복 시즌 중에도 하렘 팬츠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떠오르더군요. 그 주인공은 로에베에서 디올로 거처를 옮긴 조나단 앤더슨입니다. 극단적으로 넓은 통 덕분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펄럭이는, 흥미로운 디자인의 바지였죠. 하렘 팬츠 스타일링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깔끔한 니트 한 장만 매치해도 좋다는 메시지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와이드 팬츠 사랑단’의 선택지가 한 가지 늘어났습니다. 스크롤을 내려 실루엣만으로도 포인트가 되는 것은 물론, 편안한 착용감까지 자랑하는 하렘 팬츠 리스트를 확인해보세요!
- 사진
- GoRunway, Courtesy Photos
추천기사
-
라이프
정관장의 붉은 기운, 박보검의 고요한 시선
2026.01.23by VOGUE PROMOTION, 남윤진, 박채원
-
패션 아이템
생 로랑 2026 봄 컬렉션, 몸바사백의 귀환
2026.01.22by 최보경
-
라이프
비츠×샌디 리앙, 한층 사랑스러운 헤드폰의 등장
2025.03.05by 오기쁨
-
셀러브리티 스타일
한파에도 예쁜 벨라 하디드의 모피&청바지 스타일
2026.01.21by 황혜원
-
아트
전설적인 꾸뛰리에,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세계가 담긴 책과 다큐
2026.01.20by 오기쁨
-
패션 아이템
가죽 재킷은 가고, 가죽 코트가 왔습니다
2026.01.23by 안건호, Natalie Hammond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