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고 정밀한 세계, 시계
어떤 시계는 시간을 넘어선다. 가장 사적인 도시 교토에서 만난 은밀하고 정확한 기록.
교토에서 보낸 첫날 밤, 저녁 장소에서 호텔로 차를 타고 가는 대신 산책을 선택했다. 5분만 걸어도 몸이 끈적해질 정도로 후덥지근했지만 상관없었다. 밤 10시면 대부분의 상점, 하물며 이자카야까지도 문을 닫아버리는 교토를 걷고 싶었다. 이미 일본은 여러 번 와본 적 있지만, 교토는 오사카나 도쿄와는 완전히 달랐다. 무엇보다도 교토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정확히 표현하면, 계절만 흐르고 시간은 쌓이는 것 같다. 전통 건축물의 기와, 작은 연못의 물결, 나뭇잎 사이의 빛 같은, 평소라면 청승맞다고 느꼈을 표현이 눈앞의 풍경으로 선명하게 다가온다. 운 좋게 문을 연 가게를 발견하면 ‘나마비루’ 한잔을 마실 수 있고, 그것조차 찾을 수 없다면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걷는 밤의 교토. 여름인데도 길은 대체로 조용하고, 심지어 소음마저도 우아하게 들린다. 도시 전체가 각자의 비밀과 시간을 골목마다 간직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그 밤은 낭만적이었지만 사실 내가 교토를 찾은 건 순전히 일 때문이었다(하지만 이 도시는 일마저 영화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오메가의 아쿠아 테라(Aqua Terra) 30mm 공개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 교토를 걷다 보니 왜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가 교토를 선택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쿠아 테라 30mm 컬렉션을 두고 오메가는 ‘나의 작은 비밀(My Little Secret)’이란 테마를 붙였다. 지극히 내밀하고 소소한 비밀이라니, 교토를 묘사하는 문장이나 다름없다. 오메가 CEO 레이날드 애슐리만(Raynald Aeschlimann) 역시 이번 이벤트를 제품 출시를 넘어 장소의 분위기까지 함께 담아내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단순한 신제품 발표가 아니라 진정한 장인 정신과 ‘비밀의 정원’ 같은 테마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My Little Secret’이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탄생했고, 이런 점에서 교토는 가장 완벽한 장소였습니다. 전통과 현재가 함께 있는 도시니까요.”
아쿠아 테라 30mm에도 과거와 현재, 바다와 육지가 공존한다. 라틴어로 ‘물(Aqua)’과 ‘땅(Terra)’을 뜻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쿠아 테라 컬렉션은 오메가의 씨마스터(Seamaster) 라인의 연장선에 있다.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02년, 다이버 시계의 실용성과 드레스 시계의 감각을 동시에 갖춘 하이브리드 데일리 워치의 포지션이었다. 탄생한 지 20년이 넘은, 이미 오메가의 핵심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라인에 새로운 사이즈를 추가한 건 시대정신을 더하기 위함이다. 더 모던하며 경계를 넘어서는 여성을 위한 시계라고 애슐리만은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오메가는 씨마스터와 스피드마스터 라인에 집중해왔습니다. 이건 오메가의 DNA를 더 명확히 정의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남성용 시계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제임스 본드의 시계처럼 상징적인 이야기와 함께, 여성용 시계의 정체성 또한 확고히 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사실 오메가는 1902년에 이미 첫 여성용 시계를 선보였고, 당시에는 여성용 시계가 훨씬 더 중요한 위치에 있었어요. 이제는 그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아쿠아 테라 30mm는 오메가가 정의하는 여성성을 뜻한다.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먼저 총 12가지 스타일로 구성된 컬렉션으로 다양한 여성의 취향과 상황을 포괄한다. 다채로운 다이얼 컬러는 물론, 18K 문샤인™ 골드, 18K 세드나™ 골드, 스테인리스 스틸과 투톤 조합 등으로 각자 다른 성격과 개성을 시계로 표현했다. 애초에 태생적으로 드레스 워치와 다이버 워치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아쿠아 테라가 더 다양해진 스타일로 현대 여성의 다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캠페인의 얼굴인 모델 겸 배우 애슐리 그레이엄은 새로운 아쿠아 테라 30mm가 ‘여성의 자신감’을 북돋운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어떤 스타일에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 좋아요. 레드 카펫 위에서도, 그냥 동네를 걷고 있을 때도, 아이들 등하교를 돕는 ‘엄마 역할’을 할 때도 더할 나위 없죠. 엄마로서 우리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잖아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다가 비즈니스 미팅에 참석하죠. 완전히 다른 두 세계를 넘나들지만, 그 모든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요. 나의 모든 상황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아쿠아 테라 30mm의 진짜 힘은 겉모습 뒤에 숨어 있다. 애슐리만은 “이 시계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이즈만 줄인 시계가 아니라, 오히려 작은 크기 안에 오메가의 기술과 철학을 모두 밀도 높게 응축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모델을 완성하기까지 무려 4년이 걸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더 작은 공간 안에 동일한 성능을 구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마스터 크로노미터 기준(스위스 연방 계측학 기관(METAS)이 공식 인증하는 고정밀 시계 인증 시스템)을 충족하려면 무브먼트 내부의 각 부품을 완전히 새로 설계해야 했습니다.” 애슐리만의 자부심 섞인 설명처럼 아쿠아 테라 30mm 안에는 150m 방수 성능, 항자성, 정밀한 진동 구조 등 METAS 인증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무브먼트가 담겨 있다.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 다이얼 비율, 핸즈의 길이, 케이스 구조, 크라운 크기까지 정교하게 재조정했다. 말 그대로 ‘손목 위에 올라가는 가장 작지만 가장 정밀한 시계’인 셈이다. 그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이 시계는, ‘여성용 시계는 기술적 성능이 뛰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오래된 편견을 정면으로 부순다.
오메가 아쿠아 테라 30mm는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니는’ 아름다움에 가까웠다. 은밀하지만 단단한 존재감, 작지만 정확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오는 힘. 결국 아쿠아 테라 30mm가 말하고 싶은 건 이 시대의 여성이었다. 이 시계는 디테일이야말로 진정한 럭셔리라고 믿으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감각과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기술을 손목 위에 올려두는 일. 그 자체가 아쿠아 테라 30mm가 말하는 자신감이고 오메가가 정의한 진짜 여성성이다. VK
- 디지털 디렉터
-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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