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가을의 디자인 향연, DDP에서 만나다

2025.09.08

가을의 디자인 향연, DDP에서 만나다

가을의 문턱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모한다. 디자인 마이애미의 아시아 첫 단독 전시와 함께하는 신인 작가들의 기획 전시, 키네틱 아티스트의 야외 설치 작품까지, 초가을 DDP에서 즐겨야 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

디자인 마이애미의 아시아 첫 전시를 이간수문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9월 14일까지 열리는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는 한국 디자인의 전통과 실험이 공존하는 현재를 한눈에 보여준다. 전시 제목 ‘Illuminated’는 한국어 ‘조명(照明)’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빛을 통해 한국 디자인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 전시 전경. 사진 WeCAP.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 전시 전경. 사진 Ilda Kim. 제공 디자인 마이애미.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 전시 전경. 사진 Ilda Kim. 제공 디자인 마이애미.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작된 아트 바젤은 2002년 미국 마이애미로 진출하며, 지역적 맥락을 반영한 디자인과 공예를 중심으로 하는 이벤트로 발전한 것이 바로 디자인 마이애미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마이애미의 20주년을 기념하고, 초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에게 경의를 표하는 특별한 순간이기도 하다.

이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디자인 마이애미 CEO 젠 로버츠는 “2005년 첫 디자인 마이애미 페어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받은 자하 하디드의 상징적 건축물에서 전시를 열게 되어 영광”이라며 “서울의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국내외 디자인 커뮤니티의 만남과 교류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 서울’ 기자 간담회.

전시에는 12개 해외 갤러리와 4개 국내 갤러리, 디자이너 71인이 참여해 총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디자인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행사답게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와 뉴욕의 살롱 94 디자인 등 16개 글로벌 디자인 갤러리도 참여해, 한국 작가들의 독특한 감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민재, 이광호, 정다혜, 최병훈 등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71인의 작품을 모아 한국 컬렉터블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옻칠 전통, 백자 기법, 전통 누비인 보자기, 조선 시대 볏짚 민속공예, 말총공예 등 오랜 전통이 한국 작가들의 손을 거쳐 새롭게 재탄생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 전시를 통해 전통 방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발전시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이 전시가 명확한 답을 제공할 것이다.

<창작의 정원>

DDP 디자인둘레길에서는 국내 신인 디자이너 35인의 아트 퍼니처와 보테닉 아트를 결합한 기획 전시 <창작의 정원>이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전시와 연계해, 국내외 디자인 컬렉터와 관계자들에게 신인 작가들의 독창적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다. 총 34개 팀이 선보이는 40여 점의 작품을 소규모 정원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배치해 관람객이 산책하며 예술과 디자인,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창작의 정원’ 전시 전경.

젊은 디자이너 그룹 ‘정원사 친구들’이 만든 돌, 목재, 조화 등 다양한 재료와 식물로 만든 설치물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을 넘어 감각을 자극하는 산책로로 구현되었다. 빛과 색채, 질감이 어우러진 각 장면은 도시 속 자연을 새롭게 경험하고, 휴식과 성찰을 돕는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손상우, 정그림, 정소영, 서정선 등 젊은 디자이너의 작품이 3개 층에 걸쳐 자연과 어우러지며 작품 감상에 산책하듯 즐거움을 더한다. 이는 한국 젊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가능성을 알리고, 예술과 디자인,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예술적 정원 산책로’다.

손상우, '불투명한 무게'
정그림, 'Knot Chair'
노용원, '선소반'
정지숙, '누워서 하늘 보기(Lying Down and Looking at the Sky)'

야외 설치 작품

전시장을 나서면 DDP의 잔디언덕과 공원, 디자인둘레길에서 9월 14일까지 세계적 아티스트의 야외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키네틱 아티스트 뱅상 르로이의 ‘Molecular Cloud’는 핑크색 풍선 56개가 회전하는 대형 키네틱 작품으로, 강렬한 색감과 몽환적인 풍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주의 인터랙티브 아트 스튜디오 이너스(ENESS)의 ‘Pool Teacher’는 10m 규모의 벌룬 캐릭터들이 잔디언덕에 자리 잡아 LED 조명과 사운드, 센서 반응형 분수와 함께 몰입감 높은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 두 작품은 무채색의 DDP와 대조되는 분위기를 띠며, 도시 건축 속에서 새로운 디자인 세계를 보여준다. 인기 만점의 셀카 존이기도 하다.

뱅상 르로이, ‘Molecular Cloud’
이너스, ‘Pool Teacher’
안동선(미술 칼럼니스트)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 마이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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