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의 편지
현실적 고민부터 애정 어린 마음, 작품 뒷이야기까지. 예술가들의 편지를 엿볼 수 있는 전시 셋.
<김창열>




‘돼지야!’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따뜻한 정이 그득합니다. 안부 인사로 시작한 내용은 세계 예술계의 동향과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려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어져요. 한국 단색화의 두 거장 김창열과 박서보 작가가 주고받은 서신입니다. 여기에 김환기, 이우환이 주고받은 서신까지 포함해 지난 5~6월 뉴욕 티나킴 갤러리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The Making of Modern Korean Art)>이라는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을 오가며 네 사람이 20년 넘게 주고받은 편지에는 세월과 거리를 초월한 우정, 세계 무대를 향한 열망이 담겨 있죠. 지난 5월 9일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The Making of Modern Korean Art): 김창열,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의 편지, 1961-1982> 출간 기념 좌담회에서 이우환 작가는 한국 미술의 방향을 고민하던 시기, 이들과의 풍성한 교류가 단색화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고도 말했습니다. 한국어로는 이 저서를 볼 수 없지만 김창열 작가가 다른 작가들과 주고받은 편지 일부는 12월 21일까지 진행되는 <김창열> 회고전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김창열 작가의 작고 후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뉴욕 시기 미공개 작품 등 총 120여 점을 소개하며, 아카이브 공간 ‘무슈 구뜨(Monsieur Gouttes, 물방울 씨)’에서는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다는 그의 파리 작업실 풍경과 서신, 시집, 미공개 드로잉 등을 소개합니다.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예매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mmcakorea
<조각가의 사람들> – 2부 <관계의 조각들>

살면서 주고받은 편지를 세어보면 몇 통이나 될까요? 평생 간직한 편지만 3,700여 통인 조각가의 전시가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추상 조각의 개척자 최만린 작가가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서신을 소개하는 <관계의 조각들> 전시인데요. 그가 평생 간직한 서신 중 160점을 엄선해 선보입니다. 한국 미술, 조형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울대 미대에서 4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하며 교육자이자 행정가로 살아온 그답게 김세중·김남조 부부, 이어령, 김수근, 박서보, 차범석 등 다양한 문화 예술인과의 활발한 교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석가탑을 보고 감흥을 전한 제자의 편지나, 근황을 알린 후배의 편지에는 ‘그저 씨앗이 싹 트는 것을 지켜보는 정원사처럼 교수 노릇을 했다’라던 그가 키워낸 열매가 가득하죠. 편지 대부분은 작가 자신의 작품 이미지나 직접 제작한 판화, 드로잉으로 표지가 장식되어 있고 필체가 생생히 남아 있어 시각적으로도 흥미롭습니다. 11월 29일까지. 장소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예매 무료 인스타그램 @sma.choimanlinmuseum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



작품 해석은 감상자의 몫이지만, 때로는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10월 26일까지 진행되는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 전시에서는 ‘서신 교환’을 통해 그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서신 교환’은 아르코미술관 전시 기획팀과 5인의 참여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를 비치한 코너로, 주요 매체나 주제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담고 있어요. 그 예로 디지털 사진 1세대 강홍구 작가의 이야기가 인상적인데요. 회화를 좋아했던 강홍구 작가는 그 깊은 역사와 대가들의 작품 앞에서 초라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디지털 사진을 택한 이유는 회화로부터의 회피였어요. 그러나 “B급을 자처하더라도 지금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7년간의 침묵을 깨고 1999년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김옥선, 김지평, 하차연 작가의 작업 뒷이야기를 담은 서신을 전시실 1층 서신함이나 2층 벤치에 비치해두어 작품과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장소 아르코미술관 예매 무료 인스타그램 @arko_art_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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