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봄/여름 파리 패션 위크 DAY 5
모두 자신의 몫을 한 5일 차였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파리에서 잔뼈가 굵은 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안정감과 새로움은 자신을 잘 알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라고요. 로에베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듀오는 브랜드를 분명하게 정의하며 새 컬렉션을 전개했고, 사라 버튼 역시 지방시의 시그니처를 보여주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빅토리아 베컴은 자신이 잘하는 두 가지를 믹스해서 선보였습니다.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인해보세요.

로에베(@loewe)
프로엔자 스쿨러의 듀오,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가 브랜드 설립 23년 만에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됐다.” 일생일대의 결단이었지만,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죠.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우리가 가진 걸 전부 쏟아낼 수 있을 거예요. 제약 없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놀 수 있죠. 정말 행복해요. 그게 옷에서도 느껴질 거예요.” 라자로가 이렇게 말했고, 두 사람에게서 여유와 흥분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그들은 로에베를 “스페인의 정체성, 장인 정신, 그리고 우리다움(It has to look like us)”으로 정의 내리고 이에 따라 자신들의 스포티한 감각을 버무렸습니다.
청바지, 버튼다운 셔츠, 티셔츠, 윈드브레이커를 믹스했고, 컬렉션 곳곳에 뿌린 밝은 색감, 종 모양으로 조각된 광택 나는 가죽 재킷, 스카프를 여러 겹 두른 듯한 유려한 드레스가 그 증거였어요. 여기에 장인 정신을 더했습니다. 청바지는 가죽을 찢어 만들었으며, 버튼다운 셔츠 역시 가죽으로 만든 뒤 수작업으로 주름을 잡아 페인트를 분사한 것이었죠. 비 오는 날까지 자신 있게 입을진 모르겠지만, 최초로 개발된 실크 고어텍스로 만든 윈드브레이커도 있었습니다. 컬렉션에서 확실히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지방시(@givenchy)
두 번째 지방시 쇼를 선보이는 사라 버튼은 “지금은 이 브랜드의 실루엣, 여성을 위한 이미지와 커팅을 명확히 정의해야 하는 시점이에요”라며 지방시라는 브랜드의 ‘확실성’을 확립하게 된 필요성을 이야기했죠.
지난 시즌에 과장된 어깨와 구조적인 재킷이 돋보였다면 이번에는 가볍게 흐르는 실루엣으로 변모했죠. 완벽하던 라펠이 어깨에서 살짝 흘러내리며 얇은 브라 끈이 드러났죠. 블라우스와 가죽 재킷은 앞쪽으로 살짝 기울어졌고, 깊이 파인 칼라 아래로 굵은 네크리스가 보였고요. 스커트의 허리선은 배꼽 아래까지 내려왔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강인한 여성성’을 표현하기 위한 시도였죠. 남성적인 원형을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을 드러내면서도 강인하게 표현하는 사라 버튼만의 정의였죠. 보디수트부터 메시 드레스, 바늘처럼 가는 힐의 뮬까지, ‘일은 완벽하게, 욕망은 대담하게(Mind-for-business, bod-for-sin)’라는 컬렉션의 기조가 담겨 있었습니다. 진정한 강인함은 여성성을 용감하게 표현하는 데서 나온다는 믿음을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보세요.









빅토리아 베컴(@victoriabeckham)
어린 시절 했던 ‘옷 실험’의 상징적 기억이 이번 빅토리아 베컴 쇼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빅토리아 베컴>을 찍으면서 과거를 떠올렸고, 이는 ‘드레이핑과 테일러링 사이’를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죠. “부모님이 갖고 있는 어릴 적 사진을 다시 보게 됐어요. 정말 어린 시절이 떠올랐죠. 학교 화장실에서 교복을 직접 리폼하거나, 부모님 옷장에서 큰 옷을 꺼내 입어보던 시절. 그 시절엔 10대 특유의 순수함이 있었어요.”
이번 컬렉션은 어릴 때처럼 티셔츠를 자르고 뒤집고, 속옷 서랍을 뒤져 레이어드해보고, 아버지나 남자 친구의 재킷과 팬츠를 엉뚱하게 조합하면 어떤 룩이 나올지에 대한 해답으로 채워졌습니다. 그 결과 슬립 드레스가 한쪽으로 흘렀고, 소녀 시절 판타지였는지 그 사이로 크리놀린이 삐쭉하고 얼굴을 내밀었죠. 수트는 자연스럽게 흘러내렸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드레이핑과 테일러링 사이에서요. 이번 컬렉션은 그녀의 일곱 번째 파리 쇼였으며, 브랜드를 시작한 지는 15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빅토리아 베컴의 최근 룩은 꽤 괜찮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시 선입견이 생기는 건 아니겠죠?






#2026 S/S PARIS FASHION WEEK
최신기사
추천기사
-
라이프
정관장의 붉은 기운, 박보검의 고요한 시선
2026.01.23by VOGUE PROMOTION, 남윤진, 박채원
-
패션 화보
과잉의 시대,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답
2026.01.26by 손기호
-
푸드
프라다의 아시아 첫 단독 레스토랑 '미 샹'
2025.03.18by 오기쁨
-
패션 뉴스
크리스찬 루부탱 첫 컬렉션 성공적으로 선보인 제이든 스미스
2026.01.23by 오기쁨
-
뷰 포인트
2026년, 그 관습은 제발 멈춰주세요
2025.12.31by 김나랑
-
패션 아이템
조금 달라진 와이드 팬츠 2026 트렌드
2026.01.21by 하솔휘, Luz García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