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심장은 멈추지 않는다, 2025 LACMA 갈라

지난주 토요일(현지 시간), 패션계와 음악계,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명사들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이하 LACMA)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구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LACMA 아트+필름 갈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죠. 이번 갈라의 공동 의장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바 차우는 물론 박찬욱, 이병헌, 데미 무어 등 수많은 셀럽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LACMA 아트+필름 갈라는 매년 ‘올해의 예술가’를 선정하며 그들의 업적을 기려왔는데요. 올해의 주인공은 <블랙 팬서>와 <씨너스: 죄인들>을 제작한 영화감독 라이언 쿠글러(Ryan Coogler)와 빛을 회화로 표현하는 예술가 메리 코스(Mary Corse)였습니다.


게스트들의 옷차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뎀나의 구찌 데뷔 컬렉션, ‘라 파밀리아(La Famiglia)’를 입고 참석한 이들이 특히 눈에 띄었죠.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신디 크로포드와 카이아 거버의 ‘모녀 데이트 룩’이었습니다. 신디 크로포드는 <보그>와의 짧은 인터뷰 중 카이아 거버의 초대 덕분에 갈라에 함께할 수 있었다며, “딸과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라며 웃음을 보였죠. 카이아 거버가 의도적으로 엄마와 비슷한 드레스를 골랐다고 이야기하자, 옆에 서 있던 신디 크로포드는 피팅 세션이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비하인드를 전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기 전, 카이아 거버는 엄마와 같은 신발을 신었다며 자랑하기도 했는데요. 모녀가 신고 있던 레더 펌프스는 ‘라 파밀리아’ 컬렉션 아이템이었습니다.
칵테일을 곁들인 간단한 리셉션 후, 600여 명의 게스트는 거대한 다이닝 룸으로 향했습니다. 2026년 4월 개장을 앞둔 데이비드 게펜 신관(1만㎡가 넘는 거대한 갤러리가 될 예정입니다) 근처에 마련된 다이닝 룸은 오직 이날의 디너파티만을 위해 만든 공간이었죠. 만찬을 준비한 인물은 미국 최초이자 유일한 미슐랭 스타 한식 레스토랑, 코트 뉴욕(COTE New York)의 셰프 데이비드 심(David Shim)이었습니다.


셀럽들은 만찬을 즐기며 대화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신디 크로포드는 정중앙에 위치한 테이블에 앉아, 뎀나의 뮤즈이기도 한 데미 무어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신디 옆에 앉은 카이아 거버는 잠시 자리를 떠나 팔로마 엘세서, 알렉스 콘사니 등 모델 친구들과 재회하기도 했죠. 베이비 블루 색상의 롱 슬리브와 모피 코트를 입은 엘르 패닝의 ‘디너 파트너’는 뎀나였습니다. 그녀는 식사 전, <보그>와의 인터뷰 중 평소 잘 입지 않던 컬러를 입게 되어서 즐겁다며 옷의 착용감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테사 톰슨은 등 부분이 깊이 파인 메탈릭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라이언 쿠글러는 정말 특별한 감독입니다. 그는 흑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을 확장해나가고 있죠.” 라이언 쿠글러의 영화 <크리드>에 출연하기도 했던 테사 톰슨은 ‘올해의 예술가’로 선정된 그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길 바라는 눈치였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테이블에는 에바 차우와 라이언 쿠글러의 부인 진지(Zinzi)가 함께했습니다. 디카프리오는 비토리아 체레티가 다가오자, 그녀에게 가벼운 키스와 함께 인사를 건네기도 했죠. 신시아 에리보는 영화감독 존 M. 추(John M. Chu)와 짝을 이뤘습니다. 영화 <위키드: 포 굿>을 연출하기도 했던 그는 <보그>와 한참 영화 이야기를 나눴죠. “제가 처음으로 본 영화는 <E.T>입니다. 존 윌리엄스의 곡이 울려 퍼지며 E.T가 탄 우주선이 떠오르는 장면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위키드: 포 굿>의 주인공들이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를 부르는 장면도 <E.T>에서 영감받아 연출했죠.” 그는 하늘을 나는 엘파바를 본 관객들이 <E.T>를 본 어린 시절의 자신처럼, 벅차오르는 듯한 감정을 느끼길 원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프린지 장식을 더한 드레스를 입은 채 모습을 드러낸 안젤라 바셋(Angela Bassett)은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영화로 <마호가니>를 꼽았습니다. “영화 속 다이애나 로스의 패션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에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보며, ‘나도 다이애나 로스처럼 입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녀가 입었던 밥 맥키의 보라색 드레스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안젤라 바셋은 레드 카펫에 오르기 전, 늘 영화 속 다이애나 로스의 스타일을 참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밤이 무르익자, 안젤라 바셋이 라이언 쿠글러에게 ‘올해의 예술가’상을 시상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습니다. 쿠글러는 어안이 벙벙하다며,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가족은 물론 실베스터 스텔론, 디즈니 CEO 밥 아이거(Bob Iger) 등 멘토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죠. 그는 특히 선댄스영화제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계를 후원했던 로버트 레드퍼드(Robert Redford)를 언급하며, 지난 9월 16일 세상을 떠난 그를 추억했습니다.
다음은 메리 코스의 차례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남부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그녀는 예술가 제임스 터렐로부터 상을 건네받았습니다.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로 그림을 그리며 빛과 인식의 경계를 탐구해온 그녀는 “모두 힘을 합쳐 예술의 불씨를 지켜나가자”며 차분하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날의 마무리는 도자 캣의 몫이었습니다. 파란 모피 코트와 고혹적인 슬립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한 그녀는 대표곡 ‘Kiss Me More’, 그리고 최근 발매한 앨범 <Vie>의 수록곡들을 부르며 모두를 열광케 했죠.
이번 LACMA 아트+필름 갈라의 총 수익은 650만 달러(약 94억)였습니다. 수익금 대부분은 LACMA의 전시, 소장품 확보,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죠. 신디 크로포드는 예술의 의미를 ‘자기표현’으로 정의하며, 그 존재 의의에 대해 힘주어 설명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는 할리우드만 있는 게 아닙니다. 수없이 다양한 형태의 예술이 존재하죠. 그리고 오늘 밤은 그 모든 예술적 흐름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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