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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제이슨 스타뎀 부부의 집, 가구, 예술!

2025.12.03

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제이슨 스타뎀 부부의 집, 가구, 예술!

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제이슨 스타뎀 부부의 사랑의 언어는 집, 가구, 예술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즈 유니애크의 도움으로 이들의 꿈같은 안식처가 드디어 런던 타운 하우스에 완벽히 구현됐다.

런던 자택의 응접실에 앉은 로지 헌팅턴 휘틀리. 부클레 울을 씌운 미드 센추리 소파는 하비 프로버(Harvey Probber), ‘홀드 미’ 화병은 글리테로의 작품이다.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은 모든 소녀의 꿈이다. 영국 출신의 슈퍼모델 겸 배우이자 디자이너, 사업가, 엔젤 투자자인 로지 헌팅턴 휘틀리(Rosie Huntington-Whiteley)가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즈 유니애크(Rose Uniacke)의 도움을 받아 창조한 세계 역시 그런 로망이 고스란히 투영된 공간이었다. 녹음이 우거진 런던 교외를 벗어나 남편인 배우 제이슨 스타뎀(Jason Statham), 두 자녀(잭과 이자벨라)와 함께 런던 중심에 안착한 헌팅턴 휘틀리가 비로소 완성된 도심 속 피난처로 <보그 리빙>을 초대했다. 가족 모두가 함께 머물지만 주로 그녀 혼자 생활하는 공간인 이곳을 헌팅턴 휘틀리는 애정을 담아 ‘작은 보석함’이라고 표현했다.

헌팅턴 휘틀리는 업무를 처리하거나 머리를 식히며 이곳에서 일주일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뿐 아니다. “독서, 글쓰기 등 창작 활동에 몰두할 수 있고, 모임을 갖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곳이죠. 도시를 사랑하는 제게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이 집은 아주 적합하고요.” 런던에 머물 때면 친구들을 초대해 손수 요리를 대접한다. “이 집에 머물 땐 외식은 거의 하지 않아요. 방문한 이들의 증언처럼, 이 집이 곧 분위기 좋은 프라이빗 레스토랑과 다름없으니까요.”

헌팅턴 휘틀리가 아침 식사를 즐기는 공간. 알리네아의 ‘안젤로 M’ 테이블을 둘러싼 의자는 한스 베그너(Hans Wegner)의 ‘위시본(Wishbone) CH24’ 체어. 창문 근처 모퉁이에 나란히 놓인 노란색과 흰색 화병은 벨기에 출신 도예가 롤란트 반 더 베허(Roland Van De Weghe)의 작품이다. 천장 조명은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램프. 로즈 유니애크의 ‘카메오(Cameo)’ 리넨과 ‘파우더(Powder)’ 시어 리넨으로 제작한 블라인드가 우아한 분위기를 더한다.

수년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시간을 보낸 후 런던에 정착한 화제의 커플이 구입한 이 집은 사실 로지 헌팅턴 휘틀리에게 아주 새로운 발견은 아니었다. 그녀가 이 집을 처음 본 건 10년 전으로, 당시 그녀는 스타뎀과 함께 아주 많은 집을 보러 다녔다. “둘 다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 집은 언젠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싶은 두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비좁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계속 생각나는 집이었어요. 모델로 데뷔한 후 처음으로 런던에 살게 됐을 때 근처에 사는 친척 집에 얹혀살았는데, 그때 이 길을 걸으며 ‘언젠가 꼭 이런 집을 사야지’ 하고 다짐했던 기억이 나요.”

그 후 이 집이 다시 한번 매물로 나왔을 때, 그녀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방문한 집은 기억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주인이 한두 번 바뀌고 세입자가 살고 있었기에 꽤 낡아 보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었어요.” 헌팅턴 휘틀리는 영국에서 ‘Grade 2(특별한 건축적, 역사적 가치를 가진 건축물)’ 등급을 받은 이 타운 하우스의 유려한 구조와 비율, 높은 천장과 크고 평평한 창문 등을 예로 들었다. “이 조지 시대 건축물에는 어떤 인테리어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우아함과 세련미가 깃들어 있어요.”

그녀는 곧바로 믿음직한 인테리어 파트너인 로즈 유니애크에게 연락을 취했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유니애크는 제 취향과 이상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최고의 파트너예요.” 이번에도 좋은 프로젝트가 될 거란 믿음이 있었다. “제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유니애크는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멋지게 발휘했어요.” 유니애크의 포트폴리오 중 헌팅턴 휘틀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집 전체에 폭넓게 깔린 디네센(Dinesen)의 전나무 마루였다. 그녀는 이 마룻바닥이야말로 이 집의 백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니애크는 특수 마감한 오프화이트 컬러로 실내 벽을 칠하고, 헌팅턴 휘틀리가 좋아하는 뉴트럴 톤의 크림색을 옷장을 비롯한 집 안 곳곳에 과감하게 발랐다. “부드러운 크림색은 즐거움과 차분함, 평온함을 가져다줘요.” 헌팅턴 휘틀리의 말이다.

더 워터 모노폴리(The Water Monopoly)의 욕조가 중간에 놓인 메인 욕실. 테이블과 스툴은 아틀리에 세드릭 브레사셰에서 구입했다. 하얀 대리석 세면대와 벽에 걸린 시어 리넨, 대리석 사이드 테이블은 로즈 유니애크가 이 집을 위해 손수 디자인한 것.

헌팅턴 휘틀리는 톱 모델과 배우로 활약 중이며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와 <트랜스포머 3> 등에 출연했다. 이 외에도 막스앤스펜서의 란제리를 디자인하거나 워드로브 NYC와 협업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디자인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제가 현관에 들어설 때 느끼고 싶었던 분위기는 바로 이런 것이었어요. 들어서자마자 심신이 안정되며 저절로 심호흡을 하게 되고, 엄청난 평온함이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공간을 꿈꿨죠.”

아이들 없이 혼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집이기에 성숙한 분위기가 흐르길 바란 헌팅턴 휘틀리는 유니애크와 다양한 소재를 실험하며 실용성보다는 미감에 집중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현대적 요소에 앤티크를 매력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유니애크가 설명했다. “다양한 유러피언 스타일을 디자인에 적용했어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프렌치 디자인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필립 로이드 파웰(Phillip Lloyd Powell) 같은 미국 디자이너의 제품도 더러 있죠.” 다채로운 직물을 집 안 곳곳에 소품이나 작품으로 십분 활용했다. 헌팅턴 휘틀리가 덧붙였다. “유리 액자 속에만 존재하는 미술품은 너무 뻔하잖아요.”

그녀는 온갖 텍스타일부터 타카 킹스(Tarka Kings)의 삼면화, 시몬 프루베(Simone Prouvé)의 조형 작품에 이르기까지, 여성 아티스트의 다양한 예술품과 곡선이 돋보이는 가구 덕분에 집 안에 “걸 파워가 넘친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방에 부드럽게 스미는 햇살뿐 아니라 유니애크가 각 방을 위해 엄선한 절제된 디자인 요소 역시 공간 곳곳에 유쾌한 분위기를 더했다.

1층의 다이닝 공간.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의자가 곁에 놓인 테이블 위에는 폴 필립(Paul Philp)의 조형미 넘치는 그릇이 놓여 있다. 천장 조명은 알렉상드르 로제(Alexandre Logé)의 ‘니소스(Nisos)’. 한쪽 벽면에 타카 킹스의 삼면화 ‘Sun-Up’이 걸려 있고, 반대편에는 사라 랩슨(Sarah Rapson)의 아담한 작품 ‘Stuck on Earth–Bloccato Sulla Terra’가 걸려 있다.

“공간을 얼마나 채우고 비우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유니애크가 서로 다른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예를 들어 빈 벽과 그곳에 놓인 가구는 서로 큰 영향을 끼치죠.” 유니애크는 검은색 소품이나 응접실의 레드 트래버틴 사이드 테이블, 다이닝 룸의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 수납장, 자유분방한 줄무늬가 돋보이는 침실의 벽난로 등 적절한 변주로 공간에 매력을 더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그래야 날아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거든요.” 유니애크의 말이다. “균형감이야말로 모든 인테리어의 핵심이에요. 공간이 생기를 잃지 않도록 더하되 적절한 수준으로 가미해야 좋은 에너지로 연출할 수 있죠.”

오른쪽에 보이는 암체어는 프리츠 한센, 레드 트래버틴으로 제작한 ‘안젤로 M(Angelo M)’ 사이드 테이블은 알리네아(Alinea) 제품이다. 창가에는 조지 나카시마의 초창기 ‘밍구렌 2(Minguren 2)’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악셀 살토(Axel Salto)가 디자인한 로얄코펜하겐 화병과 산업 디자이너 타피오 비르칼라(Tapio Wirkkala)가 디자인한 볼, 알베르 토르모스(Albert Tormos)의 테이블 램프가 놓여 있다. 천장에 달린 ‘니소스’ 조명은 알렉상드르 로제, ‘9602’ 플로어 램프는 파보 튀넬의 디자인이다. 중앙에 걸린 ‘파노(Panneau)’ 태피스트리는 시몬 프루베의 작품.
19세기 영국제 파오나초 대리석으로 만든 볼렉션(벽이나 벽난로 테두리에 덧댄 몰딩 장식) 스타일의 벽난로가 예술적인 분위기를 드리우는 메인 침실. 아키코 쿠와하타(Akiko Kuwahata)의 ‘스티치(Stitch)’ 테이블과 스툴이 오른쪽에 자리한다. 벽에 걸린 가죽을 덧댄 거울은 자크 아드네(Jacques Adnet), 테이블 위에 놓인 월넛 함은 알렉상드르 놀(Alexandre Noll)의 작품. 일본 쇼와 시대의 청동 화병도 함께 놓여 있다. 벽 조명은 피에르 샤로(Pierre Chareau)의 ‘플라이(Fly)’. 로즈 유니애크의 ‘알파인(Alpine)’ 커튼은 중간 두께의 리넨으로 제작했다.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묻자 헌팅턴 휘틀리가 답했다. “솔직히 이 집에 있는 모든 것이 정말 특별해요. 발품도 많이 팔고, 고심해서 고른 것만 들여놓았거든요.” 빈티지 디자인이 지닌 ‘상쾌한 느낌과 만듦새’를 좋아하게 된 것은 남편 스타뎀 덕분이다. “남편이 미드 센추리 가구에 눈뜨게 해줬어요. 연인이 된 후 함께 살 집을 고르고,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가구를 들이며 우리의 취향도 함께 발전했죠.” 특히 좋아하는 가구로는 식물 줄기로 칭칭 감은 파보 튀넬(Paavo Tynell)의 ‘차이니스 햇(Chinese Hat)’ 황동 플로어 램프처럼 스타뎀에게 받은 선물이 대거 포함된다. “우리의 사랑의 언어는 집, 가구, 예술이에요.”

주방의 트래버틴 테이블 위에 매달린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조명과 1950년대 프리츠 한센 양가죽 암체어 한 쌍 같은 아이코닉한 디자인 틈에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소품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응접실 벽난로 위 선반에 놓인 글리테로(Glithero)의 ‘홀드 미(Hold Me)’ 화병 같은 것은 별나고 특이하지만 아주 흥미로워서 보는 사람들마다 꼭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깃털처럼 가볍고, 부드럽고, 감각적인 아틀리에 세드릭 브레사셰(Atelier Cedric Breisacher)의 시카모어 테이블과 스툴은 욕실의 우아한 화장대로 변모했다. 그리고 맨 처음 원했던 장 로이에(Jean Royére) 소파 대신 예산을 고려해 유니애크가 디자인한 초승달 모양 소파를 골라 들여놓았다. “원래 사려고 했던 소파를 고집했다면 예산 대부분이 없어졌을 거예요. 그리고 그 소파가 이곳에 놓였더라면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거워 보였을 것 같아요.”

로즈 유니애크가 맞춤 제작한 아일랜드 식탁이 눈에 띄는 주방. 바닥에는 디네센의 전나무 마루를 깔았다.

참나무 원목과 가죽 스티치로 만든 암체어, 캘리코(면직물의 일종) 치마를 두른 청동 펜던트 조명, 대리석으로 만든 사이드 테이블, 벽 장식에 사용된 다양한 리넨 등 당연하게도 집 안 곳곳에서는 유니애크의 유니크한 감성이 엿보인다. 유니애크는 이 집을 위해 프랑스 도예가 이자벨 시카르(Isabelle Sicart)와 독특한 테이블 조명도 함께 디자인했다. “장인과 협업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 저의 작업은 그러면서 발전해왔죠.”

“이 집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제이슨이에요.” 헌팅턴 휘틀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남편은 여기 머물 때마다 영감을 얻고 돌아가지만, 제가 이토록 아름다운 혼자만의 아지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약간 질투하죠.” 그녀는 주방의 프렌치 도어 너머로 보이는 아담하지만 풀이 무성한 테라스 정원을 바라보며 이 집이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녀가 바라보는 정원은 세계적인 조경 건축가 톰 스튜어트 스미스(Tom Stuart-Smith)의 작품이다. “조명과 전등부터 미술품, 주방 서랍 속 나이프와 포크, 수납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제 취향대로 고르고 제작했으니 이제야 어릴 적 꿈을 이루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VL

    피처 에디터
    류가영
    FIONA McCARTHY
    사진
    SIMON UP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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