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미 듬뿍! 올겨울, 어떻게 입어도 멋스러울 ‘이 코트’
몇 달 전부터 올겨울에 입을 코트를 찾아 헤맸습니다. 기준은 명확했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클래식하고 어딘가 남성적인 분위기를 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종아리를 덮을 정도로 길고, 라펠까지 크다면 ‘베스트’였고요.
기준이 너무 깐깐했을까요? 아직 제 옷장은 그대로입니다. ‘괜찮군’이라고 여긴 코트는 여러 벌 있었지만, 디자인부터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코트는 찾지 못했죠. ‘올해도 지난 몇 해처럼 코트 두 벌로 겨울을 나겠구나’ 하고 반쯤 포기하던 와중에 제 까다로운 체크리스트를 전부 충족하는 코트를 발견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헤링본 코트입니다.

헤링본은 브이 자 무늬가 교차하는 패턴입니다. 청어(Herring, 헤링) 뼈가 연상돼 이런 이름이 붙었죠. 먼저 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기 때문에 ‘클래식해야 한다’는 조건에 부합합니다. 수천 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은 보석에 브이 자 무늬를 새겼고, 로마 제국은 도로의 벽돌을 브이 자 형태로 배치했죠. 헤링본 패턴이 본격적으로 의류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인데요. 남성들 사이에 울 헤링본 수트가 유행한 것은 물론, 프랑스군이 헤링본 패턴을 더한 트윌 소재 군복을 제작해 보급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 후 긴 시간이 흐르며 누구나 이 패턴을 입을 수 있게 됐지만, 특유의 터프한 무드는 여전하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의 트렌드 역시 헤링본 코트에 유리하게 작용하더군요. 질감 자체가 거친 헤링본 패턴 코트는 각진 더블 브레스트 코트보다 남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 강렬한 존재감을 활용해 흥미로운 믹스 매치를 연출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죠. 패턴이 더해졌기 때문에 룩이 심심해 보일 걱정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멋 부린 것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눈치 빠른 몇몇 패션 피플은 벌써부터 헤링본 코트를 꺼내 입고 있더군요. 헤링본 코트가 회색빛을 띤다는 점을 활용해 톤온톤 스타일링을 활용하는 식이죠. 레이스가 살짝 삐져나오도록 한 위트, 스포티한 무드의 니트 집업을 활용한 룩도 재밌었고요. 정석을 따라도 좋고, 자신만의 스타일링 포인트를 더해도 좋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이 흐름을 놓칠 리 없죠. 페라가모는 헤링본 코트가 우아하고 서정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며, 톰 브라운은 헤링본 코트와 깅엄 체크 셔츠, 촘촘한 격자무늬 스커트를 조합했죠. 2025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리스트, 코펜하겐 기반의 브랜드 엠에프펜(Mfpen)은 출근 룩으로도 적합할 헤링본 코트 스타일링을 선보였습니다.
헤링본 코트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도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딘가 예스러운 멋을 지닌 아이템이기 때문에, 10여 년 뒤에 입을 수 있죠. 레오파드 패턴 안감이 돋보이는 돌체앤가바나부터 벨트를 더한 스텔라 맥카트니 디자인까지, 스크롤을 내려 우리의 겨울날을 책임질 헤링본 코트를 함께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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