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보듬어보는 전시 3
가진 것이 작아 괴롭다면 전시를 통해 보듬어보세요. 그것들이 시작이자 위로, 기쁨이 될 거예요.
모든 것의 시작 <작은 것으로부터>
하루하루가 모여 삶을 이루듯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경기도미술관은 박혜수,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최수앙 중견 작가 세 팀의 예술 세계를 구성하는 ‘작은 것’에 주목해요. 여기서 ‘작은 것’은 물질이 아니라 영감의 순간이나 감각을 의미합니다. 박혜수 작가에게는 주목받지 못한 이야기가 이번 작품의 시작이었죠. 최신작 ‘나라없는 사람 Ver. 25’는 탈북민 50명과 한국인 3,000명에게 채집한 이야기를 조형화한 작품입니다. 서치라이트 조형물이 분쇄된 화폐로 만든 언덕을 감시하듯 비추고, 사운드 모빌에서는 탈북민이 포기한 꿈에 대해 말하는 음성이 흘러나와요. 한편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시스템’인 ‘킴킴 갤러리’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는 ‘가능성이 촉발하는 에너지’에 기초한 작업을 선보입니다. 이 에너지는 이질적 요소가 조합된 그들의 조각 설치 작품이나 전시 기획, 출판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나기도 해요. 작품이 완성되기 전 물리적 상호작용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최수앙의 조각 설치 작품까지, 완성된 ‘큰 것’보다 때론 더 큰 의미를 드러내는 작가들의 ‘작은 것’은 내년 2월 22일까지 볼 수 있습니다. 장소 경기도미술관 예매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gyeonggimoma




작으면 작은 대로 <흰/바람벽/>
표고는 요리에 표고버섯을 넣는 것 같은 살뜰한 마음으로 그림과 사진, 공예품을 소개하는 갤러리입니다. 12월 22일까지 선보이는 정연화 작가의 개인전에도 그런 정성과 진심이 구석구석 스며 있죠. 전시 제목 ‘흰/바람벽/’은 작가가 위로를 얻은 백석 시인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따왔다고 해요. “시에 쓸쓸한 정서가 흐르는데 다 읽고 나면 되레 따뜻해져요. 삶의 슬픔을 그대로 두며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죠. 제 사진 속 작은 존재들 역시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차가운 것을 찍어도 사진을 다시 볼 때 따뜻함을 느껴요”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시 ‘흰 바람벽이 있어’의 화자는 흰 바람벽 앞에서 사랑했던 이들을 떠올리며 진한 애정과 슬픔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감정을 의지적으로 수용하죠. 눈 위의 단풍, 눈 내린 강아지풀, 얼음 속 물방울. 정연화 작가의 흰 바람벽을 마주할 때 당신은 어떤 마음을 채우고, 가만히 두게 될까요? 장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113 표고 예매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pyogo.hee




작은 기쁨 발굴하기 <히무로 유리: 오늘의 기쁨>
텍스타일 디자이너 히무로 유리(Yuri Himuro)의 국내 최초 개인전 <오늘의 기쁨>에는 작은 즐거움이 숨겨져 있습니다. 관람객의 참여로 작품이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전시로, 이중 구조 직물인 작품 겉면을 관람객이 가위로 자르면 작가가 숨겨둔 장면을 볼 수 있죠. 인스타그램에서 700만 회 이상 조회된 이 ‘스닙 스냅(SNIP SNAP)’ 시리즈는 상하이와 밀라노, 파리에서 전시를 통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뭔가를 발굴하듯 가위질하면 드러나는 천의 무늬는 모두의 일상에 자신만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특히 ‘땅속의 비밀’ 챕터의 신작은 작가가 한국 여행 중 느낀 영감을 담은 작품으로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또한 일본 오카야마현의 숲이나 핀란드 헬싱키를 표현한 작품은 여행의 흥분과 설렘을 떠오르게 해요. 가위질 끝에 분명 믿게 될 겁니다. 우리의 일상에 언제나 작은 기쁨이 숨어 있었다는걸요. 장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91 그라운드시소 한남 예매 홈페이지 예매 인스타그램 @groundsees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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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미술관, 표고, 그라운드시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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