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간단하게 옷 거꾸로 입기

바쁜 아침, 집을 나선 뒤에야 상의를 뒤집어 입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하며 허둥댄 경험이 있나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주말 후유증이 남아 매우 피곤했다면 한 번쯤 겪었을 악몽일 겁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실수를 저질러도 괜찮습니다. 2026년을 맞이해 패션계가 모든 것을 ‘거꾸로 하는’ 시도에 나섰거든요.
올 시즌, ’거꾸로 입기’는 하이패션의 강력한 전략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정말입니다. 틱톡에서 탄생한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운 유행이 아니에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트렌드거든요. 이제 지속가능성은 모든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수 요건이 됐습니다. 패션에서도 마찬가지죠. 패션계는 옷에 두 번째 생명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옷을 180도 회전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거꾸로 입기’는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과소비에 대한 현명한 대응인 셈입니다.

사실 ‘거꾸로 입기’의 DNA는 패션계에서 가장 대담한 혁신가들로부터 이어져왔습니다.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셀린 디온이 대표적이죠. 그녀는 디올의 흰색 꾸뛰르 턱시도를 거꾸로 입은 채 레드 카펫에 등장했습니다. 당시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성별을 초월한 선구적이고 혁명적인 패션으로 인정받고 있죠. 오늘날 우리가 갈망하는 ‘주인공’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할까요.
패션 하우스에서 거꾸로 입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23년부터였습니다. 특히 2023년 가을/겨울 시즌은 이를 본격적으로 펼친 실험장 같았죠. 토리 버치는 일부러 삐뚤게 꽂은 안전핀을 통해 앞뒤가 뒤바뀐 실루엣을 선보였고, 베컴은 비틀린 듯 몸을 감싸는 니트를 통해 표현했습니다. 메종 마르지엘라와 언리얼에이지는 ‘거꾸로 입기’를 거의 극단까지 밀어붙였어요. 존 갈리아노가 이끄는 메종 마르지엘라는 ‘코에드’ 컬렉션을 통해 기존 옷을 재구성해 옷이 지닌 기억을 탐구했습니다. 언리얼에이지는 포토크로믹 기술을 활용해 빛의 밝기에 따라 옷 뒷면이 앞면으로 바뀔 수 있음을 드러냈죠.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거꾸로 입기’의 궁극적인 개념을 증명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신예 브랜드 조머는 쇼를 통해 거꾸로 된 트렌치 코트와 셔츠 드레스를 공개했죠. 특히 전면에 등장한 등 부분의 요크(Yoke, 셔츠나 코트의 어깨와 등 윗부분에 덧댄 절개선)에 모두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등에 얹었을 땐 눈에 들어오지 않던 디테일이 확연하게 부각됐거든요. 방패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패션계 거장들 역시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해체주의의 대가 요지 야마모토는 “나는 과거를 바라보며 뒤로 걸어 미래로 간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죠. 그는 최근 컬렉션을 통해 뒤집어 매듭 지은 코트를 제안했습니다. 몸의 축이 척추선에 고정된 듯한 실루엣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정면보다 뒤를 향했죠. 사라 버튼 역시 지방시 데뷔 컬렉션에서 ‘거꾸로 입기’를 시도했습니다. 등 중앙 솔기를 가르고 데콜테를 드러내, 종종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장 관능적인 매력이 탄생한다는 것을 입증했죠.
이처럼 ‘거꾸로 입기’의 시각적 효과는 강렬합니다. 왜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겨울 옷차림은 전면에 무게가 실립니다. 지퍼를 올리고, 옷깃을 세우고, 목도리를 둘러 칼바람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하니까요. 이 과정에서 등의 존재는 지워지다시피 하죠.
하지만 뒤로 입는 방식은 시선을 등 뒤로 이끕니다. 단순한 케이블 니트 카디건을 예로 들어볼까요? 거꾸로 입는 순간 카디건 단추는 포인트를 위한 부품으로 변신합니다. 옷을 잠그는 대신 등의 실루엣을 길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죠. 이렇게 일상적이고 기능적인 의상을 장식적인 조각품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여러 번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을 선사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옷을 어떻게 거꾸로 입어야 더욱 스타일리시해 보일까요? 전문가들은 세 가지 팁을 전했습니다.

리버스 카디건: 시스루 실크 슬립 드레스 위에 두꺼운 모헤어 니트 카디건을 거꾸로 입어보세요. 아래쪽 단추 두 개는 풀어 라인을 돋보이게 만드세요.
목덜미 주얼리: 거꾸로 입은 니트에 무겁고 볼드한 목걸이를 매치해보세요. 펜던트가 등뼈를 따라 이어지게끔 위치를 조정해 주면 시선을 목덜미로 이끌 수 있습니다. 2026년 우아함의 새로운 척도가 될 스타일링이에요.
실드 블레이저: 지방시의 날카로운 테일러링에서 영감을 받은 슬림 핏 블레이저를 거꾸로 입어보세요. 마치 방패 같은 하이 컨셉의 ‘스모크’ 실루엣이 완성됩니다. 출근용 의상이라기보단 현대미술 작품 같은 느낌을 줄 거예요.
디지털 자극이 과도하게 늘고, 개개인의 자의식이 한층 높아진 시대입니다. 이런 시기에 등장한 ‘거꾸로 입기’는 과도한 소비 없이 새로워지고 싶다는 집단적 욕망에 패션계가 내놓은 답입니다. 끊임없는 소비만이 스타일을 진화시킨다는 통념에 도전하는 동시에, 각양각색으로 창의적인 활용이 가능한 트렌드니까요. 패션이 현대 소비자들의 발걸음에 맞춰 변모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거꾸로 입기’는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싶지 않은 한편, 개성도 드러내고 싶은 세대의 감각을 대변합니다. 옷을 거꾸로 입는 건 곧 ‘시크함’이라는 개념 자체를 뒤집는 일인 셈이죠. 멋이란 더 많이 소유할 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때 나타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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