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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뒷담화는 아주 건강한 행동입니다

2026.02.13

사실 뒷담화는 아주 건강한 행동입니다

얼마 전 친구와 대화하다가 자신을 돌아보게 된 일이 있었어요. 감정적으로 격해진 채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친구가 그러더군요. 제가 자기의 연애사를 다른 공통의 친한 친구에게 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요. 친구는 “이런 말 실례일지 모르지만, 넌 좀 그런 면이 있으니까”라며 그 경솔한 행동을 용서해줄 수 있다고 했어요.

Courtesy of Paramount

그 후 몇 주 동안, 저는 살짝 비꼰 듯한 친구의 말을 계속 되새겨봤습니다. 그리고 ‘그래, 나에게는 그런 면이 있지’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별한 이야기, 직장에서 겪는 문제, 가족과의 갈등, 로맨스의 시작, 위험한 유혹, 화해했지만 끝이 애매했던 이야기까지… 만약 친구가 최근 자기가 겪은 일에 대해 열심히 말했는데, 그 이야기를 비밀로 하기로 약속한 게 아니라면, 확실히 저는 그 이야기들을 다른 공통의 신뢰하는 친구에게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kyandrasembel

그 친구와 저는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면서 다른 친구들이 겪는 삶의 부침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주 높은 확률로, 그 친구들도 우리에 대해 똑같이 이야기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대화는 대부분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 관련해, 그들을 진정으로 아는 우리만의 이해와 공감대를 토대로 한 것이었어요. 우리는 친구들이 한 행동과 결정에 그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또 친구들이 과거에 겪은 중요한 사건이나 예민한 부분 때문에 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반응할 때면 거기에 대해 말해주기도 했고요.

힘든 시기를 겪는 다른 친구에게 어떻게 위로를 건네는 게 좋을지 조언한 적도 여러 번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끔은 우리끼리만 알고 있던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했어요. 저는 이렇게 둘 사이에 나눈 대화가 우리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고 굳게 믿어요. 누군가를 대할 때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것이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친구라면 더 그렇고요. 또 옆에 없는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우리만 하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Courtesy of HBO

인터넷에서 사랑받는 매우 솔직한 고민 상담가, 드라마 <걸스>의 배우 제미마 커크도 저와 같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커크는 최근 Q&A 시간에 친구들이 뒤에서 자신의 연애사를 논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하소연하는 사연을 받고는 이렇게 답했죠.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게 바로 친구예요. 제가 장담하는데, 친구들이 ‘내 뒤에서’ 나와 내가 한 선택을 분석하는 건 흔한 일이에요.” 커크는 사람들이 잘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어요. “저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지독한 말을 할 때가 있거든요.”

물론 친구들에 대해 하는 말에 애정이 담기지 않은 경우도 가끔 있어요. 그 두 경우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죠. 디즈니 채널 스타였던 애슐리 티스데일이 쓴 화제의 칼럼은 친하게 지내던 엄마들 모임과 거리를 두기로 결심한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칼럼에서 그녀는 그들을 ‘해로운 엄마 모임’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특정한 사람들이 자리를 비울 때면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라며 그 모임을 떠난 이유를 설명합니다. 자리에 없는 친구에 대해 말할 때는 무엇보다 의도가 중요합니다. 솔직히, 모두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진정한 걱정의 말과 험담의 경계를 넘는 순간을 알아차린다고 생각해요. 만약 확실하지 않다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ashleytisdalefrench

물론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자신의 인생이나 행동이 해부당하는 걸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모두 전문가처럼 친구들의 심리를 분석하곤 하니, 우리 역시 그들의 분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악하다고 몰아가기 전에 자신에게도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죄가 없는가? 소파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을 향한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혹은 내가 그들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잘 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들을 분석하는 데 몰두한 적은 없는가?

세상은 나를 오직 겉으로 드러난 결점,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오해해서 발견해낸 결점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적어도 나의 본질적 결점에 관심을 둘 겁니다. 그것만큼은 믿을 수 있죠. 그러니 만약, 다음에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약간의 뒷담화가 오갔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건 친구들이 나를 얼마나 아끼는지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세요. 그런 뒷담화보다 더 나쁜 건 아예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거니까요.

박수진

박수진

프리랜스 에디터

프리랜스 번역가 겸 에디터입니다. 디자인, 패션, 음악, 대중문화 분야를 주로 다룹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전에는 기자, 편집자, 방송 작가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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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y Grimes
사진
Courtesy Photos, Instagram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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