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껍질의 기적

2016.03.17

by VOGUE

    껍질의 기적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육의 식감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과일과 채소 껍질.
    이 기사를 읽고 나면 음식물 쓰레기는 줄이되 건강은 챙길 수 있겠다.
    알고 보면 태양 빛과 땅의 기운을 흠뻑 머금은 ‘알짜배기’ 껍질의 매력!

    입맛 없을 때 식사 대용으로 좋고, 푹푹 찌는 무더위를 잠시 잊고 싶을 때 더더욱 좋은 과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은 바야흐로 과일의 계절! 하지만 제철 과일의 달콤함을 누리려면 껍질 깎기라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올여름 그런 수고스러움을 덜어줄 희소식 하나. 이제껏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던 과일과 채소 껍질들이 알고 보면 ‘영양 덩어리’라는 사실!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 김은경 협회장이 추천하는, 껍질째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여름 과일과 채소, 그리고 간편 레시피를 공개한다.

    APPLE
    사과에 들어 있는 ‘케르세틴’이라는 특이한 플라보노이드는 동맥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성분은 특히 ‘껍질’에 많으니 껍질째 먹는 사과야말로 내 몸을 위한 가장 간단한 투자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과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혈색이 좋은 예쁜 뺨, 즉 블러셔를 바른 것마냥 자연스러운 ‘애플 치크’를 만들어주며, 비타민 A와 C가 듬뿍 들어 있어 피부 미용에도 좋다. 또한 사과는 이너 뷰티에도 그만. 펙틴과 섬유질이 많아 소화 흡수를 도와주고 변비를 예방하며, 장을 깨끗이 하는 효과가 있다.
    BEST RECIPE ‘아침 사과는 보약’이란 말도 있지 않나. 식전에 껍질째 먹는 사과 반쪽으로 허기도 달래고 건강과 활력도 찾자. 껍질째 자박하게 조려 만든 애플파이도 강추!

    WATERMELON
    수분 함량이 100%에 가까운 수박은 한여름 갈증 해소와 탈수 예방에 효과적이며, 칼륨 함량이 높아 이뇨 작용을 도와주는 여름철 건강 지킴이다. 단단한 껍질에는 ‘시트룰린(Citrulline)’이란 아미노산이 풍부해 부종을 가라앉혀주고 수분, 과당, 포도당 역시 풍부해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가꿔주는 데 한 몫한다. 또 성질이 차가워 한여름 태양빛에 그을린 피부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또한 수박씨에는 노폐물을 내보내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으니 오늘부터 씨와 껍질 모두 아작아작 씹어먹는 습관을 들여보길!
    BEST RECIPE 초록색 겉껍질만 얇게 벗겨낸 수박의 두툼한 껍질 부분을 채 썰어 초절임을 한 후 비빔국수 위에 고명으로 활용해보시라.

    KIWI
    키위는 ‘떠먹는 종합 비타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타민 C 하면 흔히 오렌지나 사과를 떠올리지만, 알고 보면 ‘비타민의 제왕’은 키위라는 사실! 키위엔 100g당 95~109mg의 비타민 C가 들어 있는데, 이는 하루 비타민 C 권장량의 1.6배에 달하는 양이다. 그런데 평소 키위를 즐겨 먹더라도 까칠한 키위 껍질에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잘 몰랐을 듯. 영국 왕립의학협회에 따르면 키위 껍질에는 알맹이보다 항산화 물질이 세 배나 많으며, 대장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등에 대한 저항력도 높다. 하지만 까끌까끌한 껍질을 영 먹을 수가 없다면? 털이 적은 골드 키위를 고르거나 통째로 갈아 주스를 만들면 먹기 수월하다.
    BEST RECIPE 껍질째 얇게 썰어 음식물 전용 건조기에 넣고 말리면,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바삭바삭한 키위 칩 완성!

    ORIENTAL MELON
    참외는 알칼리성 식품의 대표 주자다. 땀이 많이 나서 몸이 산성으로 바뀌기 쉬운 여름철, 참외를 자주 먹으면 체액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풍부한 쿠쿠르비타신 성분은 항암 작용이 뛰어나 꾸준히 먹으면 암세포가 전이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또 참외에는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예비 엄마(임산부)들에겐 부족한 엽산을 보충할 수 있는 영양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참외 껍질의 효능은? 과일을 먹고 체했을 경우 참외 껍질을 끓여 먹으면 체기를 달래는 데에도 효과 만점이다. 한 가지 더, 참외 껍질 달인 물로 양치를 하면 치통을 예방할 수 있다.
    BEST RECIPE 참외 깍두기는 어떨까? 껍질째 크게 썰어 먹는 것도 여름 참외를 즐기는 좋은 방법!

    GRAPE
    포도에는 질병과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반응을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비타민 C, E,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 식물성 보호 물질인 플라보노이드 등이 있다. 이들은 특히 포도 껍질과 씨앗에 많으며 심장병과 동맥경화 등을 예방해준다. 또 포도의 타닌은 변비를 해소해주고, 껍질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노이드 올리고머 성분은 눈이 침침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을 개선해주며, 신경세포를 만드는 데 일조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BEST RECIPE 그냥 먹는 게 부담스럽다면 갈아 먹는 게 최고! 얼음을 넣고 갈아, 주스로 마시거나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해보자.

    PEACH
    달콤한 과일의 대명사 복숭아는 알고 보면 다이어트 식품이다. 특히 껍질엔 펙틴이 많아 장을 부드럽게 해 변비를 없애주고, 비타민과 천연 유기산 성분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 해소, 해독 작용, 면역 기능 강화에 효과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피부에도 참 좋은 과일 복숭아는 미백 효과는 물론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아주며, 콜라겐 생성을 도와 피부를 탄탄하게 해준다. 알칼리성 식품이라 산성화된 체질을 개선해 초조함, 불면증을 줄여주고, 하나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져 다이어트에 그만이다.
    BEST RECIPE 껍질째 4등분한 복숭아를 그릴에 지글지글 구워 만든 달콤한 복숭아 그릴 구이는 뜨거운 여름날을 위한 ‘이열치열’ 메뉴.

    CARROT
    당근은 녹황색 채소 중 베타카로틴의 함유량이 아주 높은데, 껍질 부위에 특히 많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 베타카로틴은 장점이 아주 많다. 무엇보다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하는 데 있어 활성산소를 억제해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암을 예방하고, 거칠어진 피부를 회복시켜준다. 이외에도 루테인, 리코펜 성분이 풍부하여 눈 건강을 위해서도 좋고, 칼륨, 칼슘, 식이섬유 또한 풍부해 변비 예방은 물론,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BEST RECIPE 껍질째 손가락 크기로 썬 당근을 아삭한 비트와 버무려 샐러드 소스를 뿌리면 초간단 당근 비트 샐러드 완성.

    BANANA
    식이섬유 덩어리로 불리며 천연 변비 치료제로 각광받는 바나나. 최근 바나나 전염병인 ‘파나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면서 바나나 멸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나나 나무에 뿌리는 살충제 또한 두려움의 대상인데, 이에 비해 유기농 바나나 껍질은 쓰임새가 많다는 사실. 바나나 껍질에는 지방질, 섬유질, 당분, 수분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어 껍질을 달인 물로 씻으면 피부가 몹시 부드러워진다. 또 ‘산화 방지제’로 불리는 칼륨이 함유되어 있어 천연 마사지 팩으로도 손색없다. 바나나 껍질을 냉장고에 보관해두었다가 세안 뒤 껍질 안쪽 하얀 부분을 피부에 문지른 후 미온수로 헹궈내면 트러블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BEST RECIPE 깨끗하게 씻은 유기농 바나나 껍질을 모아 식초에 담궈 20일간 보관하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바나나 식초로 재탄생!

    ORANGE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새콤달콤한 귤. 벗겨내기에 바쁜 껍질과 뜯어내기에 급급한 과육을 덮고 있는 흰 실 가닥에는 비타민 P라고 하는 헤스페리딘이 많은데, 여기엔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에 도움을 주고 소화 기능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P는 비타민 C의 흡수와 작용을 도와 비타민 C의 기능 또한 활성화되니 일석이조!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지방 분해 효소의 분비를 줄여 콜레스테롤 분해를 촉진하는 효능도 있으니 귤 껍질과 과육에 붙어 있는 흰 부분을 모두 섭취하는 것이 좋다.
    BEST RECIPE 바삭바삭한 귤말랭이로 만들어 먹자. 키위처럼 껍질째 얇게 슬라이스해 음식물 전용 건조기에 넣고 말리면 된다.

    CUCUMBER
    95%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수분 탱크’, 오이. 이토록 풍부한 오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일등 공신은 바로 껍질. 알고 보면 오이 껍질은 미네랄을 비롯해 강력한 항산화제를 함유하고 있어 오이를 껍질째 먹거나 얼굴에 붙이면 피부를 투명하게 가꿀 수 있다. 껍질을 우유에 담갔다가 여드름 부위에 얹어두면 트러블 진정 효과도 있다. 간혹 겉껍질에 농약으로 착각하기 쉬운 흰 가루가 묻어있을 수 있는데, 표면을 보호하기 위한 규산칼슘일 가능성이 높으니 안심하도록.
    BEST RECIPE 오이를 감자 칼로 채 썰어 바질 페스토와 버무리면 무더위에 달아난 입맛을 되살려줄 냉파스타 완성!

    ONION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양파. 아무 생각 없이 벗겨내는 양파의 겉껍질에는 고혈압을 예방하고 알레르기 질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케르세틴 성분이 들어 있다.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 케르세틴은 혈관벽의 손상을 막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농도를 감소시켜주는, 알고 보면 마법의 껍질! 양파의 뽀얀 속살보다 껍질에 30배나 더 들어 있으니 껍질까지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BEST RECIPE 깨끗하게 씻은 양파 껍질을 우려낸 물은 결명자차보다 더 색깔이 곱고 맛있다. 껍질째 얇게 썰어 에어 프라이어에 넣고 튀기면 어니언 링도 완성!

    How to Wash
    과일과 채소 껍질의 기적을 경험하고 싶다면 제대로 씻는 법부터 배울 것! 또 체질에 맞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DO
    식품의약품안정처의 실험 결과, 흐르는 물에 후다닥 씻는 것보다 큰 그릇에 담아 손으로 과일이나 채소의 표면을 하나하나 닦아내면서 씻어야 껍질에 남아 있는 농약이 확실하게 제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선주는 “표면에 흙이 많이 묻어 있는 뿌리채소의 경우,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세척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표면이 비교적 매끈한 과일의 경우 베이킹소다나 식초를 떨어뜨린 물에 15분간 넣어둔 뒤, 손이나 깨끗한 수건으로 문지르며 닦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하니 참고하도록!
    DON’T
    모든 과일이나 채소 껍질이 다 이로운 것은 아니다. 피해야 할 것 중 첫째는 감 껍질. 잘 익은 감일수록 껍질에 타닌산이 많은데 타닌산은 소화를 방해하고 속을 더부룩하게 만든다. 둘째는 군고구마 껍질. 찐고구마라면 상관없지만 군고구마 껍질은 조금이라도 피해야 한다. 굽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이 많이 쌓인다. 셋째는 은행 껍질. 징콜릭산 같은 유독 물질이 함유돼 있어 체내에 들어가면 신경계통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셋째, 털이 있는 껍질. 키위와 복숭아 둘 다 먹을수 있는 껍질이지만 이건 털 알레르기가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털 알레르기가 있다면 반드시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넷째, 바나나 껍질. 먼 나라에서 온 바나나일수록 살충제와 농약이 걱정되니 껍질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이주현
      포토그래퍼
      KANG TAE HOON
      스탭
      푸드 스타일링 / 김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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